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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골목식당', 논란의 청파동 편 유야무야 매듭..'씁쓸'

  • 입력 2019.01.17 08:5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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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골목식당’ 청파동 하숙골목이 극과 극의 결과를 낳았다. 각고의 노력으로 솔루션에 성공한 냉면집과 버거집은 새로운 도약을 맞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으나 피자집은 결국 솔루션에 실패했고, 고로케집은 중도 포기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청파동 하숙골목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됐다.

먼저 버거집 사장은 테이에게 버거의 패티로 들어갈 달걀 스크램블 조리법을 다시 배웠고, 그를 조합해 더욱 풍성한 맛을 가진 지못미 버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버거집은 회전율을 고려해 싱글버거를 없애고 지못미 버거와 더블 버거 두 가지 메뉴만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백종원은 트러플 오일을 첨가한 감자튀김을 제안했고 두 버거와 찰떡 궁합이 되어 손님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다.

이어 백종원은 함흥냉면집을 방문해 다시금 적량 판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송을 통해 맛집으로 소문이 나기도 한 순간이지만 본연의 맛을 잃을 경우 손님의 발길이 끊기는 것도 한 순간이라는 것을 재차 알렸다. 이는 자신의 경험담이기도 했다. 사실 냉면집은 방송 직후 급격히 늘어난 손님을 맞아 하루 300그릇의 냉면을 판매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는데, 그 때문에 냉면집을 다녀간 손님들의 후기는 큰 온도 차를 보였던 터다. 결국 냉면집 사장은 회를 숙성할 시간을 벌고 냉면의 맛을 지키기 위해 하루 딱 100그릇만 판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솔루션에 성공한 버거집과 냉면집 사장님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골목식당’에 감사를 표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피자집은 두 번째 기회였던 20인 시식단 미션도 실패해 결국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을 수 없었다. 일주일 전 약속이었던 만큼 백종원으로서도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사장은 20인의 식사를 빠르게 만들어내기 위해 손님이 도착하기도 전 국수를 삶아놓고 잠발라야를 미리 볶아놓았는데, 이미 차게 식은 국수에 국물만 부어 나가거나 다 식은 볶음밥을 접시에 옮겨나갈 뿐이었다. 가뜩이나 20인분의 볶음밥을 프라이팬도 아닌 육수를 끓일 법한 큰 솥에 한꺼번에 볶아 바닥은 새까맣게 탔고 큼직하게 들어있어야 할 새우나 소시지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손님들은 밥에서 향수 냄새가 난다고 혹평했고, 결국 20인 시식단 전원에게 재방문 의사 없음이라는 결과를 받고 말았다.

그럼에도 사장은 자신의 음식이 새로운 음식이어서 손님들 입맛에 맞지 않았을 수 있다거나 일손이 모자라 힘들었다는 이유를 미션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자 백종원은 “이건 (손님들이) 음식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맛이 없어서, 음식이 아니라서 점수를 주지 않은 거다. 이건 음식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손님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며 “무엇을 하든 남을 상대로 하는 일을 할 때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여야 한다. 솔루션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본인이 깨닫는 것이다. 못 받아들이면 식당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며 진심 어린 충고를 전했다. 또한, 백종원은 더 이상의 솔루션 진행은 없지만 이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돕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건물주 가족, 프랜차이즈화, 명의 변경 등 여러 의혹을 샀던 고로케집은 지난 주 방송 분량이 전혀 없던 이후 마지막 점검을 앞두고 잠시 등장했는데, 사장은 그동안 실제 고로케 명인에게 고로케를 만드는 요령을 배워 많은 연습을 했던 것으로 소개됐다. 반면 그는 가격을 낮추고자 하는 백종원의 조언 대신 가격은 그대로 두고 신 메뉴를 만드는 쪽을 택했다. 결국 사장과 백종원은 솔루션을 실행하지 않은 채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잠시 소개됐고, 앞으로를 응원한다는 자막이 등장하는 것으로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주 아예 방송 분량이 없었던 고로케집의 행보에 궁금증을 가졌던 시청자들에게도 시원하지 못한 마무리였고, 백종원은 물론 김성주, 조보아도 안타까운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이번 청파동 편에서는 이미 잘 되는 집도 도와줘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었던 터다. 피자집, 고로케집의 논란이 워낙 크다 보니 반사작용까지 추가된 터다.

이에 백종원은 “잘 되는 가게를 도와줄 필요 있느냐 하시는데, 달리기를 한다면 선두가 있고 뒤에 달리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잘되는 집이 있어야 골목에 사람이 모이는 거고, 주변 가게들도 잘 되는 집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게 된다.”며 “오해하시는 게 이 프로그램은 오래된 맛집만 소개 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식당 창업자 계도하는 프로그램도 아니다. 말 그대로 한 골목을 섭외한다. 우리가 뭘 고를 수 없고 상황에 맞춰서 있는 그대로 한다. 여기도 두 군데나 섭외에 실패했다.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할 수 있고 신상이 다 공개되는 일이어서 섭외가 정말 힘들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에 관한 언급이었다.

또한, 백종원은 제작진이 평소 알고 지내는 이의 업소를 방송에 출연시킨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있다면 고발하셔도 좋다. 반대로 유언비어를 퍼트리시면 저희가 고발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앞서 해방촌 원테이블집이나 포방터시장의 홍탁집 등 솔루션이 원활하지 못했던 가게들도 물론 있었다. 이후 원테이블집은 일반 음식점이 아닌 파티룸으로 새롭게 탈바꿈했고, 홍탁집 아들은 대중의 엄청난 뭇매에도 홀로 점심 장사를 꾸려갈 닭곰탕 만들기에 성공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었다. 방송 당시에는 큰 논란을 불렀지만 돌이켜보면 두 업소는 꽤 성공한 솔루션이다.

그러나 이번 청파동의 피자집, 고로케집의 경우는 실패의 케이스가 다소 다르다. 음식 장사를 하겠다면서도 음식이나 조리법에 대한 기본조차 일반인들의 그것에도 미치지 못하고, 손님을 대하는 태도는 경악할 수준이었다. 솔루션을 받아들일 준비도 마음도 없으면서 장사가 될만한 솔루션을 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그런 이들까지 전국적 전파의 도움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최근 시청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기본 의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16일 공식입장을 통해 “방송을 위해 식당 사장님들의 캐릭터를 사전에 파악하고 섭외하지 않는다.”며 “작가진들은 새 골목 섭외가 시작되면 매주 9~10 골목씩, 제보와 조사를 통해 상권을 파악한다. 이후 예비 골목이 선정되면 최소 2~3주 전부터 유동인구와 프랜차이즈 유무, 개인 운영여부, 임대료, 식당별 손님 수와 일 매출 등을 조사하고, 사장님들을 인터뷰한다. 이 과정에서 방송을 함께 할 골목식당들이 정해지지만, 지금도 출연을 거절하는 사장님들이 있어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사장님들 섭외와 관련해 제작진의 의도가 결코 반영될 수 없음을 거듭 밝힌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결국 청파동 방송의 마무리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출연자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인데, 논란에 대처하는 제작진의 자세가 이번 청파동 편에서 보여준 유야무야식 매듭이라면 과연 시청자들이 지금과 같이 ‘골목식당’에 열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인 출연자들인 만큼 사전검증에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의혹이 제기되고 일정 부분 사실로 밝혀진다면 즉시 중단이라는 과감한 결정도 필요해 보인다. 이렇듯 시간 벌기, 통 편집에 가까운 대충 마무리는 방송에도 출연자에게도 시청자에게도 하등 좋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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