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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미어터지게 만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 영화! <어느 가족>

  • 입력 2018.07.12 00:57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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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2018 일본 극영화 흥행 1위에 빛나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영화 마스터피스 <어느 가족>이 드디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어느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우연히 길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어쩌면 보통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할머니 하츠에(키키 키린)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은 여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가족이다. 일용직 근로자로 생활하며 아들 쇼타(죠 카이리)에게 도둑질을 가르치는 정 많은 아빠 오사무(릴리 프랭키)는 동네 슈퍼에서 아들과 함께 협동 플레이를 펼치고 돌아가던 중 아파트 단지 복도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 유리(사사키 미유)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리고 온다.

세탁소에서 일하는 엄마 노부요(안도 사쿠라)는 처음에는 유리를 데려다 주자고 주장하지만 곧 유리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되고 유리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자신의 딸처럼 사랑하고 보살피게 된다. 그리고 노부요의 여동생 아키(마츠오카 마유)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도 유독 할머니 하츠에를 따르고, 할머니 하츠에는 유리가 처음 가족의 집에 왔을 때부터 따뜻하게 맞아주어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고 일상을 함께 이어 나간다. 하지만 쇼타의 실수로 인해 가족의 일상은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의 원제는 '万引き家族'으로 '万引き'란 '물건  체하 슬쩍 훔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느 가족>은 물건을 훔쳐서 생활을 유지하는 가족 구성원이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색다른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은근슬쩍 암시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연금을 받는 할머니 하츠에, 그리고 아이들의 아빠 오사무와 엄마 노부요가 부부를 이루게 된 계기와 쇼타가 어떻게 아들이 되었는지, 그리고 유리가 어떻게 '린'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의 일원이 됐는지 영화는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어느 가족>은 즐겁고 평화로운 한 가족의 일상을 행복하게 그린다. 비록 남으로부터 훔친 물건이지만 사치스러운 물건이 아닌 일상품으로 필요한 만큼만 훔치고,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걱정해주는 아빠와 엄마의 모습은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부모의 도리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식으로든 끈끈한 유대와 정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진 '어느 가족'은 아빠, 엄마라는 '호칭'이 가진 무게보다는 일상의 즐거움과 슬픔, 괴로움을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리고 같이 사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먼저 희생할 줄 아는 그런 가족들로 구성되어 평범한 일상을 유지할 뿐이다.

영화의 말미에 밝혀지는 가족 구성원들 각자가 숨기고 있던 비밀이 공개되고, 'SWIMMY'라는 이야기 속의 작은 물고기들처럼 모두가 모여 '가족'이라는 형태를 유지했지만 제도와 법으로 유지되는 사회 속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어느 가족'은 유대감을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외로운 일상으로 몰리게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영화의 장인'답게 이번 영화에서도 '가족'의 근원에 대해 고찰한 흔적을 여실히 보여준다. 왜 아이들이 오사무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지에 대한 '호칭'에 관련된 문제부터 혈연으로 구성된 형태의 가족만이 아닌 얼마든지 다른 형태로 '가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감독은 특유의 관조하는 시선으로 영화 <어느 가족>을 완성한다.

각자의 간절한 바람으로 이루어진 '어느 가족'은 제도와 법이라는 장치로 보호받지는 못하지만 감독은 '어느 가족' 속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있을 때 행복이 넘쳐나는, 남 부럽지 않는 화목한 가족이었음을 담담하게 영화에 모두 담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들의 가슴을 미어터지게 만드는 압도적인 피날레로 관객들의 가슴에 거센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 영화 <어느 가족>은 7월 26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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