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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 블랙코미디를 즐겨라

  • 입력 2018.02.16 16:4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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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가 배우들의 열정 200%를 쏟아내는 해학과 블랙코미디를 무기로 관객들과 만난다.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는 불안한 꿈을 안고 사는 ‘샛별 다방’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세혁 작가가 연극으로 집필한 대본을 지난 2013년 김태형 연출과 다미로 음악감독이 뮤지컬로 완성했으나 정식 공연은 이번 충무아트센터에서의 공연이 처음이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태형 연출, 다미로 음악감독을 비롯해 ’사나이‘ 역의 정민, 박민성, 오종혁, ’승돌‘ 역의 유승현, 박정원, 강영석, ’홍미희‘ 역의 임진아, 임강희, ’황태일‘ 역의 박정표, 윤석원, ’김꽃님‘ 역의 백은혜, 하현지, ’고만태‘ 역의 장민수, 김현진이 참석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시연하고 이후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김태형 연출은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에 대해 “‘홀연했던 사나이’는 기본적으로 희극이다. 희극은 단순히 웃기고 유머를 주는 게 아니라 현실세계를 좀 단순화해서 현실에 대한 비판, 냉소 등 구조적 문제를 웃음으로 가볍게 보여주면서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는 장르다. 그래서 준비한 작품이고, 사나이는 사실 사기꾼에 가까운 인물이고 다방 사람들에게 커피, 라면, 김치 같은 금전을 취식하는데, 사나이는 그들에게 영화 시나리오를 제공하면서 다방의 많은 캐릭터들이 좀 더 멋지고 다른 내가 되게끔 꿈꾸게 하는 것이 그가 사기를 칠 수 있었던 이유”라며 “그만큼 현실이 각박하고 고통스럽고 괴롭다고 느끼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충족해주는 것에 쉽게 마음이 휩쓸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사기일 수도, 꿈일 수도, 거짓말일 수도 있지만 다른 꿈꾸는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얄팍한 가르침이라고 해도 사나이를 통해 승돌이가 무언가를 깨닫고 삶에 영향을 끼쳤듯이 우리에겐 많은 꿈을 제공하는 예술이나 누군가의 말이 있는데 거기에서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자고 하는 의미로 만들었다. 공연에서는 승돌이가 자기 일에 회의감을 느끼지만 다른 장르, 다른 공간,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걸로 마무리하게 된다.”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홀연했던 사나이’는 우여곡절 끝에 2018년 첫 정식 공연을 맞게 됐다. 연극을 뮤지컬로 만든 만큼 음악이라는 변화가 가장 컸을 터. 어떤 포인트가 있을까. 이에 다미로 음악감독은 “첫째는, 작품이 일단 희극이고 웃긴 포인트가 많지만 노래는 진정성과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앞뒤 상황과 반대로 진지한 노래가 많아서 넘버와 연결되는 앞, 뒤의 상황이 오히려 재밌게 보일 것 같았고 그렇게 가는 것이 작품도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둘째는, 아무래도 5,6년 전에 만든 작품이어서 좀 더 현대적으로 가져가되 라이브 5인조가 함께하는 만큼 극장 사이즈는 중극장이어도 음악은 대극장인 척하자는 느낌으로 편곡과 작곡을 했다. 러닝타임에 비해 넘버도 많아서 22곡정도 된다. 해서 지루하지 않게끔 템포를 당겨서 훅훅 지나가도록 배치했다. 신나고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태형 연출은 “중극장이지만 밴드 구성이나 음악 스타일은 의외로 대극장의 편성을 흉내 낸 것 같은, 대극장에서 들을법한 사운드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추구하고자 했다. 공간과 장르가 불일치되는 데에서 오는 재미를 찾자는 거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극중 ‘사나이’는 작품 속에서 그러한 의미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한다. 하여 섭외에서부터 많은 부분 신경을 썼다고. “작품 속에서는 사나이가 대표적인 캐릭터다. 해서 사나이들에게는 대극장 주인공처럼 하자는 주문을 많이 했다. 다방에서 무전취식하면서 기껏해야 김치와 라면을 찾고 있지만 신에게 내 고뇌가 느껴지냐고 노래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마지막 부분에서도 유다나 예수라고 생각하며 연기하고 노래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사나이는 자기 일에 집중하고 진중하게 밀어붙이는데 그게 엉뚱한 방향으로 가서 유머를 불러일으키는 콘셉트여서 캐스팅을 할 때 애초에 외모도 멋있는 친구들, 대극장 같은 성량과 벨칸토 창법을 구사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아서 섭외가 됐다. 조금씩 스타일은 다르지만 각자의 매력에 맞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충무아트센터 중극장은 반원형의 구조여서 무대가 가로로 긴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하여 세트 제작에 보다 많은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김태형 연출은 “충무아트센터 블랙은 연출자들에게 정말 끔찍한 무대다. 반면 굉장히 좋은 독특한 환경이다, 반원형극장이어서 관객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훌륭한 구조지만 그렇기에 한쪽 관객에게만 시선이 노출된다든가 등만 보여주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해서 동선을 짜는 것이 어려운 무대다. 이번 ‘홀연했던 사나이’는 라운드 된 방향마다 조금씩 열어줘서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려 했고 시작은 세트를 뒤집어놓은 듯이 합판 노출된 것처럼 만들었다가 뒤집어서 우리가 보는 무대가 되고, 마지막엔 승돌의 촬영현장인걸로 해서 무대의 다양함을 확보했다”며 전체적인 세트에 관해 전했다.

뿐만 아니라 소품들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구석구석 세심하게 신경을 쓴 모양새가 역력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옛날 다방에는 항상 TV와 어항이 있더라. 해서 그것들을 두면서 어항에 갇힌 금붕어가 감히 어항을 탈출해서 바다를 꿈꾸게 되는, 허황되게 보이고 허세 같지만 사나이가 꿈꾸는 것, 그것이 승돌에게 이어진다는 모티브의 넘버를 만들자고 했고 무대에 그것을 적극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어항을 뒀다. 또한 어항 안에는 다방을 축소시킨 미니어처가 들어있다. 그래서 다방이란 공간이 어떤 거대한 수족관처럼 보이고, 사나이가 감히 그걸 뚫고 나가고 승돌이도 갇혀있던 공간을 벗어나는 무대 구조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 천장에 설치한 프레임도 어항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게 위에서 내려오는 라이트를 구성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전반부는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의 폭풍이 쉼 없이 이어진다. ‘사나이’를 연기하면서의 에피소드나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에 먼저 오종혁은 “사실 연습 때부터 사나이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많았는데, 그렇게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여서 연습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에피소드가 다 나온 거 같다. 첫 등장부터 에너지가 크고 발산하면서 들어오기 때문에 런스루를 돌면 목이 쉬기도 하는데 그런 반복이었다. 아무래도 저희가 이걸 연기하는 것 자체가 큰 에피소드인 거 같다. 무대 위에선 날아다니다가 대기실로 들어가면 창피함이 밀려온다. 역할과 저 사이의 위화감이 큰 캐릭터여서 이 역할로 무대 위에 서있고 연기하는 것 자체가 에피소드다. 사나이는 워낙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허세여서 실제로 공연 중에 가사나 대사를 앞뒤 바꿔도 아무도 모르더라. 실수한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민성은 “정말 저는 개그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따듯하고 감동을 주는 휴먼 장르, 눈물을 자아내는 작품이라 전해 듣고 약간 기대했고 나도 정서적으로 강할 수 있는 작품을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역을 해본적도 없고 남들 앞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하려고 하니까 정말 부끄럽더라. 종혁 씨가 말한 것처럼 무대 뒤에 가면 느껴지는 자괴감과, 무대에서 발가벗고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가 이걸 일부러 웃기려고 하면 안 되고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진실로 다가가야 그 상황이 정말로 웃기게 받아들여지는 거란 느낌이 들어서 그 뒤부턴 정말 철판을 깔고 미친놈처럼 팔딱거리며 뛰어다니고 있다. 더구나 검증된 것이 없기에 내가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싶었다. 그런데 프리뷰 기간 동안 다행히 많은 분들이 같이 좋아해주시고 반응해주셔서 힘이 난다.”고 전하기도.

또한 정민은 “연습실에서 아주 즐겁게 연습했다. 연출님께서 즉흥적인 걸 열어주신 게 많이 있어서, 연습할 때도 어떻게 나올지 서로 감을 못 잡아서 웃느라 연습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사실 우려도 많았다. 우리만 너무 즐거운 거 아닌가, 관객이 어떻게 보실까 했는데, 같이 즐겁게 봐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힘들게 연습한 게 보답 받는 구나 싶다.”고 말했다.

코믹과 진지의 반전을 수없이 오가는 만큼 배우들은 이번 '홀연했던 사나이'에 특히 온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연기하고 있는 중이라고. 

먼저 ‘선생’ 역의 박정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연출님 주문도 그렇고 상황에 진지하게 임하되 절제를 하지 말라고 하셔서 저희도 최대한 쓸 수 있는 힘을 다 쓰고 있다. 공연을 보시면 아실 텐데 그러지 않고서는 플롯만 가지고는 스토리가 기승전결이 있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 에너지로 밀어붙이지 않으면 재미가 반감될 거 같아서 에너지를 다 쓴다. 상황에는 진지하게 임하려고 하지만 리액션을 할 때는 무척 크게 하고 있다. 저도 사실 이렇게 연기하면 같은 직종의 선수들이 보면 욕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식으로 연기해본 적이 없는데, 사람이 하면 안 되는 짓을 무대 위에서 하면 안 된다고 배웠는데 이번엔 그렇게 하고 있고 에너지를 다 써서 전달하려 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엄마’ 역의 임강희와 임진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임강희는 “저도 여태까지 했던 공연 중에 가장 최대치를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또한 임진아는 “아마 ‘이블데드’ 이후 최대치의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는 것 같다. 사나이에게 저희가 힘을 몰아주지 않으면 사나이가 이상한 연기를 할 때 얼쯤할 것 같아서 에너지를 최대한 몰아주고 있다. 다행히 밖에서 보시기엔 저희가 과해보이지 않고 사나이가 돋보이게끔 잘 가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끝으로 김태형 연출은 ‘홀연했던 사나이’에 대해 “뮤지컬로서 한국에서 잘 시도하지 않는 코미디, 휴먼드라마 스타일로 만들고 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주성치 영화스타일의 뮤지컬을 만들어보자는 게 첫 시작이었다. 비논리적이고 과하거나 옛날 스타일의 유머를 구사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반대로 세련되기도 한데 그 안에서 끊임없이 유머를 던지려고 애쓰고 있다. 관객 분들께서 마음을 열고 함께 즐겨주시면 훨씬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겠다. 아마 당분간 찾아보기 힘든 장르가 아닐까 싶으니 꼭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이렇듯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는 무대에서 만나는 흔치 않은 블랙코미디를 보여 줄 예정. 배우들의 200%의 열정과 과장된 해학을 무기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홀연했던 사나이'가 관객들을 통해서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는 오는 4월 15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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