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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연극 '네버 더 시너', 죄와 벌..인간의 존엄이란
이은진  |  tvj@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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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8  12: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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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Never The Sinner, 결코 죄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결코 죄인이 아닐 수 있을까.

1924년 시카고에서 벌어진 아동 유괴 및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연극 '네버 더 시너'가 최근 대학로 무대에 막을 올렸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롭은 14살의 로버트 프랭스를 유괴한 뒤 살인을 저지르고 배수구 안쪽에 시체를 유기한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배수구 근처에 놓인 안경이 단서가 되어 레오폴드와 롭은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다. 이들의 무자비한 살인에 강력히 교수형을 요청하는 검사 크로우와 이를 막기 위한 변호사 대로우의 팽팽한 법정 싸움은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재판과정에서 레오폴드와 롭의 죄를 인정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Hate the sin, never the sinner)”라는 변호사 대로우의 법정 변론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또한 연극 '네버 더 시너'는 국내에서 큰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뮤지컬 '쓰릴 미'와 동일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극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을 샀다. 뮤지컬 '쓰릴 미'가 레오폴드와 롭 두 인물의 심리게임에 집중하면서 2인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면, 연극 '네버 더 시너'는 등장인물부터 두 주인공과 더불어 변호사, 검사, 기자들이 등장한다. 무대는 전면을 향해 있고 관객이 배심원이 되어 그들의 사건과 재판 과정을 들여다보게 된다.

   
 

지난 7일,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연극 '네버 더 시너'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변정주 연출을 비롯해 '레오폴드' 역의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 '롭' 역의 박은석, 이율, 정욱진, '대로우' 역의 윤상화, 이도엽, '크로우' 역의 이현철, 성도현, 기자 1,2,3 역의 윤성원, 이상경, 한석준이 참석했다.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간담회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 '네버 더 시너'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변정주 연출은 이번 뮤지컬 ‘쓰릴 미’와 ‘네버 더 시너’의 차별화를 묻는 질문에 “‘쓰릴 미’는 제가 연출을 하지도 않았고, 10년 전쯤에 봐서 잘 아는 작품은 아니다. 그냥 ‘네버 더 시너’라는 작품이 ‘쓰릴 미’라는 뮤지컬과는 관계없이, 현재 우리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운을 떼며 “평소에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이 반대에 있던 사람이었는데 이 대본을 받고 처음 읽을 때, 중반부쯤에서는 내가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왜냐면 생각이 다른 작품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데 끝까지 다 읽고, 조연출과도 상의를 해본 결과, 정권도 바뀐 이 세상에서 이제 우리 사회도 사형제도에 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수 있는 타이밍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어쨌든 법률적으로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사회에서 한번쯤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 아마 제작자도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외형적인 모습에서도 ‘네버 더 시너’는 두 주인공이 상류층 자제들이라는 점에서 배경의 이미지부터 음악까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고, 전체적으로는 재판정과도 같은 현실감을 살렸다. 변정주 연출은 이에 대해 “192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저도 세트 디자이너와 같이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건데, ‘아트데코 스타일’이라는 예술 양식을 무대 전체에 적용을 했다. 리차드와 레오폴드가 소위 잘나가는 집 아이들이고, 이들의 분위기에 맞는 것 같아서 이런 양식을 무대 전체 콘셉트로 했다. 재즈 역시 당시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줄 수 있는 음악적 표현이라고 생각했고, 몇몇 곡은 이미 대본에도 제시가 되어 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연출적으로 조금 더 메시지를 주고 싶은 캐릭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기자들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용의자 두 인물과 거기에 대해서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그 와중에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기자. 크게는 이 다섯 주체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해서 어떤 한 인물에 비중을 두진 않았다. 그럴 거면 한 인물의 이야기만 했을 것이다. 다섯 주체가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서로 다른 입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이 무대를 전달하면서, 관객 분들께서 설득이 되거나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쨌든 한번쯤 이 시점에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율, 정욱진은 뮤지컬 ‘쓰릴 미’에도 출연한 바 있다. 두 작품을 모두 섭렵한 이들로서 연극 ‘네버 더 시너’에서는 어떤 차이를 느끼고 있을까. 먼저 이율은 “장르적으로, 뮤지컬과 연극. 또 같은 사건을 다루기는 하지만 음악이나 뮤지컬의 요소가 없다는 것. 또 연극에서는 등장인물들도 다양하게 나오고, 해서 연극이 좀 더 세심하게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고 정욱진은 ”뮤지컬 ‘쓰릴 미’는 레오폴드와 롭, 두 명의 심리게임 같은 느낌으로 많이 열려있는 대본이었다면 ‘네버 더 시너’에서는 인물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가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뮤지컬에서는 레오폴드 역할을 맡았었고 지금은 리차드 롭 역할을 맡았는데 둘의 차이는, 레오폴드 역을 할 때는 머리를 내리고 롭을 할 때는 머리를 올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 역할에 따른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먼저, 인물소개에 따르면 ‘네이슨 레오폴드’는 매우 지적인 학생이자 학구적인 반면 지곡하게 로맨틱하다. 불안하고, 오만하고, 강박적이다. 주변 친구들이 없어 항상 외톨이었던 그에게 다가온 롭에게 점차 빠져들고,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함께하기로 다짐한다고 소개된다. 이 역할을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가 맡는다.

조상웅에게는 ‘레오폴드’의 심리변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느냐는 물음이 던져졌다. 이에 조상웅은 “연극이 두 시간 정도 진행이 되면서 레오폴드의 심리상태를 다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고, 크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 초인이라고 믿었던 자기 자신이 아닐 수도 있구나, 그리고 ‘아니구나’ 라는 걸 알아가고 찾아가는 과정이 변화가 있고, 끝가지 변화되지 않는 것은 롭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형훈은 ‘레오폴드’에 대해 “처음 대본을 열었을 때 앞에 등장인물이 있는데, 성격부터 아예 다 나와 있다. 거기에 보면 지곡하게 로맨틱하다, 소심하면서 거만하다, 오만하다. 그렇게 나와 있더라. 거기서부터 시작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보니까 사건을 찾아보면서 인물을 만들어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레오폴드’는 15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학구적인 학생이면서 특히 새에 대한 관심이 큰 인물이다. 배우로 생각하는 ‘레오폴드에게 새란?’ 어떤 의미였다고 생각할까. 이에 강승호는 “레오폴드에게 새란, 나의 이상? 그리고 내 자신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행복해 보이는 새를 갈망하고 커가면서 그 새에 저의 모습을 투영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차드 롭’은 또 다른 지적인 학생으로, 아름답고 모호한 성적매력과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을 뿜는다. 그는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과 고양이 같은 관능을 가지고 있다. 자신만큼 똑똑한 레오폴드를 만나면서 점점 더 새로운 모험과 원초적이고 충동적인 범죄에 집착한다. 이 역할은 박은석, 이율, 정욱진이 분한다.

‘롭’의 역할에 강은석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았다고 하는데, ‘롭’과 닮은 점도 있을까. 이에 강은석은 “일단 모든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식이 같은 것 같은데, 모든 인간들이 자신에게 있는 결핍이나 숨기고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와 싸워나가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전쟁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하는 말도 있는 것처럼. 그렇기 때문에 그 모든 걸 포장하려고 하고 괜찮은 척하려고 하고 오히려 그 위에 더 숨기려고 하는 모습들이 겉으로는 더 과장이 되어져서 표면적으로 반대로 많이 드러나는 것 같다. 그런 점에 있어서 저도 사실은 결핍이 있고, 비슷한 점이 있지 않나 싶은데 모든 인물들이 다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율에게는 자신만의 ‘롭’에 어떤 형용사를 붙였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이율의 ‘롭’은 촉촉하다.”고 말했다가 설명을 좀 더 해 달라는 사회자의 이야기에 “제가 땀이 남들보다 좀 많다. 다만 ‘축축하다’가 아닌 ‘촉촉하다’이다.”라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욱진에게는 ‘레오폴드’와 ‘롭’을 둘 다 연기한 만큼 캐릭터에 대한 접근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욱진은 “뮤지컬 ‘쓰릴 미’는 둘의 관계, 사랑, 범죄를 저지르면서의 쾌락을 보여준 이야기라면 이번 ‘네버 더 시너’는 죄는 정말 나쁘지만 그 냉혈한 사람들도, 내면에는 그들도 인간이다.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게 있다면 이번에는 또 워낙 엄청나신 선배님들과 호흡하면서 굉장히 꽉 찬 낌을 받으면서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화는 두 용의자를 변호하는 ‘대로우’ 역으로 분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세기적인 변론을 펼친 인물이다. 이에 윤상화는 “이 작품 안에서 대로우를 만났을 때는 사실 좀 벅찼다. 정말 놀랍지 않나. 죄를 미워할 수 있지만 죄를 저지를 주체를 증오할 수 없다는 말이,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많이 부딪히는 것 같다. 내가 그만한 인물이 못 돼서, 결국 이 인물은 어떠한 감정을 연기하거나 어떤 상황을 표현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대로우가 가진 그만의 무게감, 설득력. 그리고 그 사람의 인간애 같은 것이 배우 윤상화한테서, 그냥 몸에서 나오나? 라는 의문이 든다. 그게 나오지 않으면 사실 하기 어려운 것 같은데, 연기의 문제가 아니고 인간적으로, 인간 윤상화로는 많이 부딪히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솔직한 고민을 전해 눈길을 모았다.

또 한 명의 ‘대로우’에는 이현철이 분한다. 대로우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변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이현철은 “윤상화 형님과 똑같은 생각인데, 솔직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대사는 알겠고 말은 알겠는데, 솔직하게 사실은 저는 절망만 연기하고 있다고 본다. 말은 알겠지만, 저도 이 공연을 하기 전에 사형제도에 대해 찬성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데 이 사람은 반대에 있는 사람이다. 88회의 공연을 저희가 올려야 되는데, 아마 그 시간 안에 대로우의 발뒤꿈치정도는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중요한 건, 이 공연에서 저는 강요는 안 하겠다는 것이다. 크로우의 이야기와 대로우의 이야기, 물론 자기만의 논리는 있겠지만, 아직 저도 여행 중이고 나머지를 채워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같이 고민해볼 수 있는 2018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와 치열한 법리다툼을 벌이게 될 검사 ‘크로우’ 역에는 배우 이한철과 성도현이 분한다.

먼저 이한철은 ‘크로우’를 연기하면서의 소감으로 “단순하고 명쾌할 것 같은데, 저는 캐릭터에 접근하면서 이미 아버지의 마음, 피해 아동의 가족의 마음으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는 원래는 사형 반대쪽에 있던 사람인데 좀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복수가 복수를 낳고, 복수라 복수를 불러서 혹시 성공했다 하더라도 과연 그 사람이 얼마나 후련하고 개운할지는 아직도 의문인 부분이다. 어쨌든 검사의 입장은 피해자 가족을 대변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의 가족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심정적 대변인이라고 본다면 그런 입장에서 열심히 크로우에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도현은 “크로우 검사뿐만 아니라, 대로우 검사의 대사들이 정말 명문장들이 많다. 가슴에 와 닿기도 하고 울림이 있는 대사들이 많다고 느껴지는데, 대본에 명시되어 있기도 하고 감독님의 의도이기도 한데 재판정에서는 객석에 계시는 관객들을 재판장님으로 여기고 연기를 하고 있다. 해서 재판이 이루어질 때는 객석에 불이 밝혀진다. 해서 객석에 불이 들어오고 관객들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면 더 호소하게 되고, 더욱 진정성을 담아서 전달해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크로우의 대사를 들어 입장을 대변했다. “이것은 관객들뿐만 아니라 언론에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고 사회에 소리치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사건의 검사 입장에서 그가 하는 말에 ‘우리 사회는 이번 사건 때문에 정의의 수레바퀴가 미끄러지지 않을 것을 요구합니다. 동정심을 유발하는 애원이나 드라마틱한 연설도 이 범죄의 가혹함을 경감시킬 수 없습니다. 요새 유행하는 정신질환을 고려하지 않는, 구약성서의 엄정성으로 처벌되어야만 합니다. ’그런 자는 애처롭게 생각하지 말라. 눈에는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갚아라.‘라는 게 검사의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실제 사건과 그들의 재판에서, 14세 아동을 유괴해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용의자에 대해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대로우의 변론은 죄를 죽음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반성의 기회를 달라는 인간의 존엄성으로의 접근이자 호소였다. 그는 결국 용의자들에게 사형이 아닌 종신형이 선고되는 결과를 끌어낸다. “never the sinner" 결코 죄인을 증오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들의 재판은 관객들에게 어떤 생각을 불러올까.

한편, 연극 ‘네버 더 시너’는 오는 4월 15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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