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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비겁한 침묵의 전말이 낱낱이 공개된다! 영화 <공범자들>

  • 입력 2017.08.10 00:53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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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2008년 8월 8일, MB 정부 언론 장악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정연주 KBS 사장을 해임시키는 이사회를 저지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KBS 기자와 직원들을 사복경찰과 청원경찰이 강제로 진압한 사건이 있었다. 그 후, KBS에는 이병순 사장이 취임하고 [시사투나잇]을 폐지, 이명박 대통령 홍보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MBC도 MB 정권의 언론 장악으로부터 피할 수 없었다. 2008년 4월 29일 [PD수첩]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보도로 MB정부는 큰 타격을 입고, [PD수첩]의 이춘근 PD를 긴급 체포하기 시작하며 MBC를 정권의 수하에 두기 시작한다. 클로징 멘트로 정권의 눈에 찍힌 간판 앵커였던 신경민 앵커가 하차하고, [100분토론]의 손석희 아나운서까지 하차하면서 MBC는 점차 언론의 정도에서 멀어진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 2월 엄기영 사장이 MB 정부의 최측근인 방송문화진흥위원회의 압박으로 퇴임하고, 3월 MB 정부의 최초 낙하산 김재철 사장이 취임하면서 MBC는 완전히 국민의 공영방송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결국 MBC와 KBS는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오보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마저 은폐하려는 방송으로 국민의 방송이 아닌 길을 걷게 된다.
  액션 저널리스트 최승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공범자들>은 방송 검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닌 권력의 홍보 기지로 전락한 KBS와 MBC의 지난 10년간의 기록을 찬찬히 기록하고,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의 실체를 영화 속에 오롯이 담아낸다.
  <공범자들>은 언론을 수호하기 위해 노조 투쟁을 하는 해직 PD와 기자들, 그리고 언론을 탄압하고 파괴하는 주도자들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MBC와 KBS의 전 사장들과 현 사장들에게 주요 포커스를 맞춘다.

  지난해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자백>을 선보여 영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최승호 감독은 영화 <공범자들>을 통해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우리를 속여왔는지 그 실체를 생생하게 다룬다.
  영화는 ‘점령-반격-기레기’라는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지난 10년간 공영방송이 어떻게 점령됐고, 권력에 저항한 PD, 기자 등 내부 구성원들이 어떻게 반격했는지, 그리고 패배한 뒤 어떻게 기레기로 전락해갔는지 상세하게 추적한다.
  액션 저널리즘이라고 명명되는 최승호 감독 특유의 역동적인 취재 방식과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속도감 있는 촬영, 사건의 요지를 전하는 긴박감 넘치는 편집을 통해 그 어떤 상업영화 못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망가져가는 공영방송 안에서 격렬한 전쟁을 치러온 진정한 언론인들의 안타까운 절규와 분노를 생생하게 전하며 극적 감정까지 이끌어낸다. 또한 정권이 바뀌어도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언론 회복 프로젝트의 소임을 다한다.
  영화 <공범자들>의 절정은 최승호 감독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우하는 장면이다. 퇴임식을 끝내고 자택으로 돌아가 시민들로부터 환호를 받는 와중에 최승호 감독은 "4대강 수심 6미터, 대통령께서 지시하셨습니까?"라고 물었고, MB 뒤에서 "언론이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합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으로 영화에 기록된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인터뷰 하기 위해 그의 사무실을 찾아간 최승호 감독이 우연히 마주친 MB에게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오랜만에 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후, "언론을 파괴한 주범이라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며 질문을 던지는 장면은 사이다같은 청량감으로 관객들의 막혀 있는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공범자들>은 외부에 보여지지 않았던 KBS와 MBC의 구성원들이 언론의 정상화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지금도 투쟁을 멈추지 않고 언론의 자유와, 올바른 저널리즘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 상태를 보여준다.
  최승호 감독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MB 정부의 공영방송장악 플랜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박근혜 정부시절 임명된 KBS의 고대영 사장의 임기가 2018년까지이고, MBC의 김장겸 사장의 임기는 2020년까지임을 언급하며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쉽지 않은 일임을 밝혔다.
  그리고, 지난 10년간의 트라우마로 기록된 언론의 사유화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음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지난 10년간 비겁한 침묵을 유지해야만 했던 공영방송의 실상을 낱낱이 담은 블랙 코미디 같은 영화 <공범자들>은 8월 1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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