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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방심해서는 안되는 목소리의 공포! 영화 <장산범>

  • 입력 2017.08.09 00:45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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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2013년, 일상의 공포를 다루며 560만 관객을 사로잡은 <숨바꼭질> 허정 감독이 4년 만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으로 돌아왔다. '장산범'은 부산의 장산에 사는 호랑이이라는 의미지만 사람 목소리와 비슷한 소리나 울음 소리로 사람을 홀린다는 귀신으로 이미 여러 목격담이 전해지고 있다.
  허정 감독은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장산범’을 소재로 한 가족이 겪는 심리적 불안과 공포를 치밀하게 파고든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서울을 떠나 장산으로 이사 온 희연(염정아)은 무언가에 겁을 먹고 혼자 숲 속에 숨어있는 여자애(신린아)를 만난다. 희연은 소녀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남편(박혁권)은 딸 준희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이 소녀를 수상하게 여긴다.

  소녀가 찾아온 뒤 하나 둘씩 사람들이 실종되기 시작하고, 설상가상으로 치매에 걸린 희연의 시어머니(허진)와 남편 또한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고 만다. 희연은 귀를 맴도는 목소리에 홀려 신비한 여자애를 데리고 숲 속으로 들어간다.
  전작 <숨바꼭질>에서 가장 익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인 ‘집’이 낯선 이에게 침범 당한다는 설정에서 오는 공포에 주목한 허정 감독은 이번 <장산범>에서는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포커스를 맞춘다.
  <장산범>은 소리를 통해 사람의 기억과 마음을 건드린다는 것으로 다른 스릴러 영화와 차별을 둔다. 영화 속 ‘장산범’은 어떤 이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소리로, 어떤 이들에게는 두려운 소리로, 때론 그리운 소리로, 사람들에게 가장 약한 감정을 건드리며 그 존재를 드러낸다.

  희연은 서울에서 겪었던 아픔을 잊지 못하고, 그 아픔이 신비한 소리로 마음에 파고들어 그녀는 더욱 더 괴로워한다. 또한 숲 속에서 만난 여자애는 그녀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그녀의 정신적 아픔을 더욱 자극한다.
  전작 <숨바꼭질>이 가족을 지키려는 아버지라는 부성애에 초점을 맞췄다면, <장산범>은 잃어버린 아이를 찾으려는 변함없는 모성애에 초점을 맞춘다. 희연에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희연의 내면에 있는 두려움, 죄책감, 그리고 온갖 감정들의 희연의 나약한 정신을 후벼 파고, 희연은 목소리에 점점 노예처럼 반응한다. 그리고 여자애와 함께 숲 속에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간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고, 관객들이 희연이 들어간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끝없는 공포를 느낀다.
  영화 <장산범>은 익숙한 소리가 낯선 소리로 변모했을 때의 두려움과 불안한 감정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관객들의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만든다.

  2003년 <장화, 홍련>의 새엄마 캐릭터를 통해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기억되고 있는 염정아는 예민하고 불안한 감정은 물론이고 정반대의 따뜻한 모성애도 표현하며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입을 극대화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박혁권은 이번 영화에서 가족을 위해 노력하는 이성적인 남편 민호 역할을 맡아 아내 희연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연기한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을 담당하는 숲 속에서 만나는 낯선 소녀를 연기하는 신린아는 아역임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풍부한 표정과 눈동자로 관객들에게 안타까움을 동반한 서늘한 스릴러 연기를 훌륭하게 펼쳐 보인다.
  전작과는 달리 공간이 아닌 소리에 집중한 영화 <장산범>은 익숙한 목소리일지라도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될 공포를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섬뜩한 공포를 남긴다. <숨바꼭질>에 이은 허정 감독의 스릴러 <장산범>은 8월 1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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