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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청춘보다 더 질주하는 청춘들. 영화 <피끓는 청춘>

  • 입력 2014.01.15 20:18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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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1982년. 충청도를 뒤흔든 불타는 농촌로맨스가 청춘들의 마음을 들었나 놨다 할 때였다. 영숙(박보영)은 충청도를 접수한 여자 일진이지만,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을 바라보며 애만 태운다. 한편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김영광)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영숙이 야속하기만 한데, 서울 전학생 소희(이세영)의 등장이 이들 관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소희 꼬시기에 여념 없는 중길 때문에 속상한 영숙의 마음을 알아챈 광식은 급기야 소희에게 손길을 뻗친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중길을 지키기 위해 영숙은 눈 하나 꿈쩍 안하고 자신을 던지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피끓는 청춘>은 1982년 충청도를 무대로 힘이 남아도는 청춘들의 불타는 농촌 로맨스를 그린다. 80년대 충청도라는 색다른 배경 속에 한창 혈기왕성한 학창시절, 서투르지만 그래서 더 뜨거웠던 청춘들의 드라마를 담는다. 전작 <거북이 달린다>에서 충청도 예산을 배경으로 재치 넘치는 유머와 뚝심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 이연우 감독의 두 번째 충청도판 리얼 드라마이다. 충청도가 고향인 이연우 감독은 본인이 가장 잘 아는 지역일 뿐만 아니라 충청도라는 지역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해학이나 유머가 좋아 <거북이 달린다>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충청도를 배경으로 낙점했다. 
    영화에는 80년대 학생들의 교통수단인 통학열차와 단골 데이트 장소로 애용되던 빵집, 중길의 작업 공간인 낡은 중국집의 쪽방, 남자들만의 공간인 중길 패거리의 아지트, 옛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는 전형적인 시골 극장 등이 등장한다. 또한 통 넓은 나팔바지, 교련복, 롤러스케이트, 맥가이버칼, 그리고 당시의 공익 광고와 영화 포스터 등 그 시절 추억의 장소와 의상, 소품들로 관객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영화는 통학열차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시작해 학교 부분의 재현에 많은 정성을 쏟았다. 영화에서 학생들이 교복을 입되 머리 모양은 자유롭게 하고 있는데 실제로 1982년에 두발자유화가, 1983년에 교복자율화가 시행되어 <피끓는 청춘>은 1982년이 배경인 덕택에 캐릭터마다 각각의 개성에 맞춘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었다. 또한 농업고등학교라는 설정은 농촌일손돕기 등 도시의 학생들은 알 수 없는 이색적인 재미를 전하고 지금은 사라진 교련 수업이나 소풍 시퀀스들은 그 시대에 학교를 다닌 관객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지금 학생들에게는 옛날과 지금의 학교 모습의 차이를 느끼게 만든다.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루할 틈이 없이 깨알같은 조연들의 코믹한 연기들이다. 극 중 중길의 담임 선생님 역을 맡은 김희원과 같은학교 여선생 역을 맡은 라미란의 코믹한 애정행각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명품 조연들이다. 또한 중길의 같은 반 친구로 나오는 박정민은 독특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달해준다.
  무엇보다도 영화 <피끓는 청춘>은 주연을 맡은 이종석과 박보영의 다채로운 연기변신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반듯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벗어버린 중길 역의 이종석은 구수한 사투리로 청춘의 다양한 모습을 연기한다. 박보영은 처음 해보는 거친 욕설과 거친 행동을 하는 여학생 일진으로 기존에 보던 모습과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하지만 영화는 일명 '사랑의 작대기'에 너무 신경쓴 나머지 스토리를 탄탄하게 묶어주는 밀도있는 사건의 연속성에 조금 힘이 떨어진다. 서로 연결되지 않는 엇갈린 '사랑의 작대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더욱 실감나게 그리지만 날뛰는 심장을 부여잡지 못하는 청춘들 마냥 관객들에게 꾸준히 몰입할 수 있는 사건의 전개는 조금 아쉽다.
  농촌의 지역특색에 맞는 청춘의 울분과 낭만, 질풍노도 청춘들의 진정성있는 고민과 방황, 그리고 피끓는 청춘들이 진실한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피끓는 청춘>은 1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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