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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남자의 지독한 사랑.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 입력 2014.01.13 22:3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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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만 먹었을 뿐, 대책 없는 태일(황정민)은 아직도 형 영일(곽도원)집에 얹혀 살며 조카 송지(강민아)한테 삥도 뜯기는 정이 많은 남자다. 하지만 친구 두철(정만식)이 하는 고금리 사채업의 부장으로 빌려준 돈은 기필코 받아오는 악랄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목사라고 절대로 인정사정 봐 주지 않는 태일은 수협에 근무하면서 아버지의 병수발을 드는 당찬 여자 호정(한혜진)을 만나면서 야릇한 느낌을 가지기 시작한다. 여자한테 다가갈 땐 바지부터 내리고 보는 막무가내였던, 평생 사랑이라고는 해본적 없던 태일은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에 눈을 뜬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거칠게 보이지만 속 마음은 순수하기 때문에 계산 없이 살아가는 한 남자의 서툰 진심을 보여준다. 사랑한다는 말은 할 줄도 몰라, 러브레터 대신 여자가 가진 빚을 제해주는 각서를 들이미는 이 남자, 고백인지 협박인지 헷갈리는 이 남자의 구애는 기댈 데 없는 한 여자를 속 깊게 보듬는, 진한 사랑으로 거듭난다. 또한 그 여자를 알고 난 후, 난생 처음으로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식을 알게 되는 이 남자의 변화는, 사랑이란 모두의 삶 속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일생에 단 한 번, 남자가 흘리는 진한 눈물로, 깊은 공감을 남긴다.
   90년대의 아날로그적 감성, 그리고 아날로그식 사랑방법으로 해바라기처럼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남자 태일의 사랑은 손마디가 까지며 거친 인생을 살아온 한 남자의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이다. 호정을 보기만 해도 눈물나게 좋은, 그야말로 사랑이라는 바다에 풍덩 빠져 자나깨나 그녀생각, 여길봐도 저길봐도 그녀의 얼굴만 아른아른. 태일은 지저분한 골목길을 걸어도 오로지 그녀생각 뿐이다.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찬 영화는 대책없이 살아온 생양아치지만 '사랑'은 남들과 똑같이 열병으로 태일에게 다가온다. 영화 <신세계>(2013)의 조감독 출신으로 연출을 맡은 한동욱 감독은 격정적인 사랑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거친 사랑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유지한다. 담담하고 담백하기에 태일과 호정의 사랑은 관객들에게 격정적인 호소력을 발한다. 처절한 사랑일지언정 영화는 절대 관객들에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한태일과 주호정의 사랑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태일과 호정의 감정의 농도가 절대 얕아보이지 않는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그 시작고 끝에는 배우 황정민이 있다. 작품을 할 때, 사람들이 쉽게 만나기 힘든 세계와 달리,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을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관객들과 교감 할 때에 배우로서 행복을 느껴 멜로를 좋아한다는 황정민은 <신세계> 현장에서 제작자인 한재덕 대표와 ‘진심’이 가득하고 걸쭉한 멜로 영화를 함께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시작된 <남자가 사랑할 때>는 진한 의리의 아이콘, 브라더 정청이 만약 조직에 들어오기 전 사랑에 빠졌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한다. 황정민은 이번 영화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어색해서 잘 못 하지만, 한번 그 감정을 품었을 때는 목숨이 끝날 때까지 지키려고 하는, 거칠고 투박한 진심을 가진 남자, 한태일로 태어난 것이다. 로맨스의 달콤한 밀어와 스타일을 생략한 대신, ‘불효자’인 세상 모든 남자들을 대신해, 평생 막 대해 왔던 아버지를 돌아보고 애물단지 가족들까지 다시 마음에 품는, 진정한 남자의 사랑을 보여준다.
  영화는 황정민과 한혜진, 그리고 명품 조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평생 사랑과는 멀었던 한 남자, 그리고 일생에 단 한 번. 오직 그녀만을 위한 한 남자의 유일한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1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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