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치도록 이상한 하지만 유쾌한 캐릭터. 영화 <플랜맨>

  • 입력 2013.12.26 01:1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방에는 살균세정제, 상의 안주머니에는 손세정제를 절대로 잊지 않는 남자가 있다. 이름은 한정석(정재영). 이름 그대로 정석대로만 사는 이른바 '플랜맨'이다. 아침 6:00 기상, 밤새 흐트러진 침구 다림질. 6:35 샤워, 드라이기로 욕실 물기 제거. 8:00 옷 입기, 8:30 출근, 8:42 횡단보도 건너기... 예측불가능하고 무질서하며 세균투성이인 이 세상에서, 정석은 모든 일에 알람을 맞추고 계획대로 사는 평화로운 삶을 추구한다.
   매일 12시 15분, 편의점으로 점심을 사러 가는 정석은 자신과 똑 닮은 그녀(차예련)와 운명적인 짝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는 정석의 계획적인 면이 싫다며 거절하고, 의사(김지영)는 충격에 빠진 정석에게 변화를 권유한다. 짝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정석은 평생 처음으로 '무계획적인 삶'을 결심하고, 그녀의 후배 소정(한지민)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하지만,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소정은 하루 만에 정석의 인생을 뒤집어 놓는다. 급기야 정석은 출근 8년 7개월 26일 만에 처음으로 지각을 하기까지 한다. 알람 없는 그의 인생은 순식간에 꼬여 가지만, 웬일인지 정석의 주변인들은 환호성을 보낸다. 급기야 소정은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자고 하늘이 두쪽날만큼 정석에게는 상상도 못했던 제안을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소정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결벽증과 강박증에 걸린 정석의 '플랜맨 탈피' 계획을 돕는다며 그에게 온갖 힘든 일을 시킨다. 알람시계없이 지내기, 더러운 것 만지기, 해보지 않은 일을 하기 등등 정석으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시킨다. 하지만 정석 또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도전해야한다며 소정의 요구를 하나씩 하나씩 들어준다.
   잘못된 사랑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그 경험담을 살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만 심사위원인 유명한 작곡가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고, TV에 나온 정석의 모습을 본 과거 유명 사회자는 정석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대박 프로그램을 제작할 꿈에 부풀지만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게 된 정석은 궤도에 오른 현재의 삶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그런 정석을 보며 소정은 정석에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정석 또한 자신의 삶에 무작정 뛰어든 소정을 자꾸만 떠올리며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 점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두 캐릭터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보며 영화에 전반적으로 담겨있는 'healing with you'를 느끼게 된다.
   극중 인디밴드 보컬 소정이 부르는 총 4곡 '플랜맨', '개나 줘버려', '삼각김밥', '유부남'을 프로듀싱한 UV의 재기발랄한 가사와 음절들은 한지민의 보컬에 더욱 흥을 발산한다. 출연작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를 연기해 온 한지민은 돌직구에 예측불허 엉뚱함으로 가득한 유소정을 통해 연기변신을 꾀한다. 
  독특한 캐릭터인 한정석을 연기한 정재영은 능청스런 연기를 통해 한정석과 하나가 된다. 생애 처음으로 지각을 하고 동료들에게 박수를 받거나 오줌 싼 고양이를 안고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은 정재영의 사실적인 연기로 인해 큰 웃음을 유발시킨다.
  성시흡 감독의 영화 <플랜맨>은 한국영화에서 단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로 특별한 웃음을 선사한다. 계획 없이 살 수 없는 남자가 전하는 독특한 유머와 따듯한 여운이 남는 영화 <플랜맨>은 계획적인 삶을 설계하는 새해 연시에 신년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시작할 수 있게 만든다. 미치도록 이상하지만 유쾌한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영화 <플랜맨>은 새해 1월 9일 전국에서 개봉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