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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이민호, 이름값이 모자라지 않다.

  • 입력 2016.11.17 10:0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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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푸른 바다의 전설’이 전지현, 이민호의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으로 신비로운 베일을 벗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 첫 회에서는 수백 년 전, 한 바닷가 마을 인근 해안에 살던 인어(전지현 분)가 해일과 함께 육지로 떠밀려오면서 담령(이민호 분)과의 만남이 짧은 있었고 이후 현대에서 다시 그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인어는 해일과 함께 바닷가 동굴에까지 흘러들었고, 모래사장에 파닥거리는 물고기들을 주워 담으러 나온 인근 주민들에게 발견되어 양씨(성동일 분)의 손에 들어간다. 그는 이 인어를 담령에게 자랑하는데 담령은 한 눈에 인어에게 매혹되어 양씨의 손에서 그녀를 구해 다시 바다에 풀어준다. 인어는 그런 담령에게 손을 내밀었고 담령은 인어의 손을 잡았다.

이후 배경은 현대로 넘어왔다. 과거 담령과도 같은 허준재는 조남두(이희준 분), 태오(신원호 분)와 함께 프로 사기꾼으로 맹활약(?)하고 이었다. 한탕을 마무리하고 해외에서 유유자적 도피생활을 하던 허준재는 자신의 호텔에 숨어 있는 심청(인어)을 발견하고 도둑으로 오인해 경찰에 넘겼지만 심청이 손에 꼭 쥐고 있었던 것은 그저 체리 하나여서 제 발로 다시 경찰서를 찾아 심청을 빼낸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동행은 허준재에겐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지느러미 대신 다리가 생긴 심청은 땅에 발을 딛고 서는 것이 신기했고 세상 모든 풍경에 호기심을 보인다. 사람의 언어를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허준재는 신발도 없이 상처투성이의 발로 돌아다니는 심청에게 신발과 옷을 사주는데, 자신의 발에 신을 신겨주는 허준재에게 심청은 마음이 동했고 그를 친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허준재에게는 다른 마음이 있었다. 심청이 손목에 끼고 있는 팔찌가 진품이라면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말에 그를 훔칠 생각으로 심청에게 친절했던 것. 결국 팔찌를 손에 넣은 허준재는 심청에게 “여기서 기다려”라는 말을 남기고 홀로 떠나는데 심청은 그의 말대로 한 자리에서 애타게 그를 기다린다. 그러나 같은 시각 허준재는 다시 떠날 채비를 마친 상황. 해가 떨어지고 쇼핑몰이 문을 닫을 시각이 지나자 심청은 결국 비가 주르륵 오는 밤에 거리로 내쫓기게 되고 실망과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그 자리에 힘없이 쪼그려 앉았다.

헌데, 그런 그녀에게 우산을 씌워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허준재였다. 세상물정을 너무나 모르는 그녀가 마음에 걸려 다시 돌아온 길이었다. 심청은 이내 미소를 지었고 수백 년 전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 손을 뻗었다. 허준재 역시 다시 심청의 손을 잡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새롭게 시작되는 모습으로 첫 회를 마무리했다.

에필로그를 통해 심청이 허준재를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 마음이 소개되기도 했는데 홀로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미아보호소에 머물게 된 심청은 허준재가 자신에게 가장 많이 했던 ‘기다려’라는 말에 대해 “기다리라는 말은 곧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말, 내가 잠시 멀리 가 있어도 내 친구가 나를 찾아올 거라는 말, 그러니 겁먹고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었고 마침 그 때 허준재가 자신을 찾아오면서 “나의 친구가 내가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말,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말”이라고 말해 두 사람의 로맨스의 향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하기도.

한편, 드라마는 푸른 바다를 유영하는 인어의 모습에서부터 신비로운 판타지를 그렸다. 전지현이 그려낸 인어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몽환적이어서 그러한 판타지를 충족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현대에서의 심청은 세상 풍경이 신기한 순수한 느낌과 그런 데에서 오는 코믹한 모습에까지 사랑스러움이 가득했다. 아직은 낯선 세상 속이지만 문득문득 드러난 ‘센 언니’ 기질은 인어의 육지 적응기의 단면을 미리 그려볼 수 있기도 했다.

또한 이민호는 능숙한 사기꾼의 면모를 과시했는데, 특히 마술과 최면을 이용한 그의 사기 수법은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큰 키에 조각 같은 외모를 가진, 그러면서도 든든한 보호자 같은 분위기까지 가지고 있어 올 겨울 안방여심은 또 한 번 이민호에게 올인할 태세다.

그럼에도 풀어야 할 숙제는 있었다. 스토리의 전개는 박지은 작가의 전작 '별에서 온 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공간을 넘어 수백 년 전의 인연이 현재에 다시 이어진다는 큰 줄기에서부터 방송말미 에필로그를 통해 주인공의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방식까지도 흡사해서 별다른 새로움을 느끼지는 못했다. 또한 이후의 이야기는 심청의 육지 적응기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보다 과한 설정이나 장면들로 다소의 괴리감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이에 차곡차곡 하나씩, 충분한 개연을 뒷받침하면서 시청자들을 설득한다면 ‘별에서 온 그대’의 아성에 스스로 다시 도전해 봄직하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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