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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상상력으로 가득찬 인간군상의 드라마.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 입력 2013.07.23 11:0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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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설국열차> 원작을 판권 계약한 이래로 영화계의 초미의 관심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원작만화의 위대하고 독창적인 발상에서 출발했지만, 영화적인 흥분이 가득한 새롭고 격렬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근 미래에 지구의 기후가 엄청난 변화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가설과 이론은 이미 많이 공개되어 있다. 이러한 가설을 근거로 한 작품을 영상으로 옮긴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왜 지구에 빙하기가 다시 찾아왔는지 설명해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더 이상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없었던 인류는 지구의 기온을 낮추기 위해 CW-7을 사용하기로 동의하고 CW-7의 사용을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인류의 예측은 어긋나고, 전세계에 예상치 못한 빙하기가 찾아온다. 얼어가는 땅 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윌포드 인더스트리가 제작한 영원불멸의 엔진으로 움직이는 기차에 탑승하는 것. 그러나 이 기차에 탑승했다 하더라도 삶은 지상에서의 삶의 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진 자들은 기차에서 안전한 앞쪽칸에, 그리고 몰래 탑승한 무가치한 자들은 기차의 꼬리 부분에 배정되고, 기차는 각계의 인간군상을 태우고 일년에 한번 전 지구를 순환하는 여정을 계속한다. 무려 17년 동안... 부당한 대우에 불만을 품은 꼬리 칸의 혁명지도자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꼬리칸의 정신적인 지주인 길리엄(존 허트)의 후원과 지지를 업고, 다른 꼬리칸의 사람들과 앞 칸으로 진격한다.    메이슨(틸다 스윈튼)의 명령으로 앤드류(이완 브렘너)에게 가해진 부당한 처벌을 계기로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에드 해리스)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으로 향하기 위해 열차의 보안설계자 남궁민수(송강호)를 감옥에서 구하고, 꼬리칸 사람들과 혁명을 일으킨다. 
  커티스가 이끄는 혁명군이 앞으로 한 칸, 한 칸 전진하면서 커티스를 비롯한 꼬리칸의 사람들은 놀란다. 시궁창과도 같은 어두침침한 꼬리칸과는 다른 앞쪽 칸의 생활환경은 가진 자들이 이미 땅 위에서 누렸던 호화로운 생활상을 목격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달걀, 그리고 구운 고기. 가장 놀라운 장면은 수족관으로 둘러싸인 기차칸으로, 앞쪽 칸의 사람들은 신선한 초밥까지 제공받는다. 이렇게 인간군상의 다양한 면모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보편적인 드라마로 영화는 숨 쉴틈 없는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다.       기차 칸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혈투와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온몸 투쟁은 사실적이면서도 육체적인 혈투, 말 그대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것처럼 사력을 다해 싸운다. 몸이 부서지고 소중한 사람을 잃으면서도 더 이상 비루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꼬리칸의 사람들은 절대로 뒤로 후퇴하지 않는다. 
  인류의 열망과 생존을 담은 기차인 <설국열차>는 하얀 설원을, 빙하기가 도래한 지상을 끊임없이 달린다. 1년에 한번씩 지구 한 바퀴를 돌면서. '신성한 엔진'을 움직이며 달리는 '설국열차'는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들을 태웠지만 열차 안은 계급의 구분이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가진 자들을 위한 열차 안의 구조는 상상 이상의 이미지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들이지만 출구가 없는 기차는 특수한 시공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영화 속 드라마의 밀도는 더욱 깊어지고 오락영화로서의 쾌감과 재미도 한층 확장된 봉준호 감독 영화의 새로운 장을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상상력에서 출발, 거대한 세계를 완성해 낸 <설국열차>의 대장정은 이미 북미, 영국, 뉴질랜드, 호주 등의 영어권 국가의 배급권을 확보한 데 이어, 프랑스, 일본, 동유럽, 남미, 스칸디나비아 반도, 중동, 동아시아 지역 등 전 세계 거점 국가에서도 개봉예정이다. 국내에서는 8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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