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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의 원작, 영화 <웃는 남자>

  • 입력 2013.03.20 10:25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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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르 위고의 원작으로 탄생한 <웃는 남자>는 영화 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조커의 탄생을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원래 소설은 당시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침과 동시에, 시대에 의해 몰살당한 한 남자의 기구한 삶을 통해 독자들에게 슬픔과 연민을 제공한다.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정치성향을 가장 많이 담고 있으며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의회 연설 장면은 빈부 문제와 귀족 사회제도에 대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장 피에르 아메리 감독은 영화의 이러한 원작의 묘미를 살려 시대상과 캐릭터는 동화적인 느낌으로, 신분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현시대에서도 재해석 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영화 <웃는 남자>는 주인공 그윈플렌이 왜 입이 찢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며 당대의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원작 속 그윈플렌은 대부호였던 클랜챨리 공작의 아들이다. 그윈플렌의 아버지는 제임스 2세때 반역을 공모했다가 처형되었으며 이 때 분노한 왕은 클랜챨리의 아들을 인신매매단에 팔아 넘겼고, 아기에 불과했던 그윈플렌은 끔찍한 성형수술을 통해 입이 찢어진 채로 자라게 된다. 하지만 왕정이 바뀐 훗날 인신매매단을 척결하라는 왕의 명으로 인해, 인신매매 일당은 배를 타고 영국을 떠나려 하고 추운 겨울 들판에 그윈플렌은 홀로 버려지게 된다.    매매단에 결국 버림받은 후 허허벌판을 떠돌게 된 그윈플렌(마크-앙드레그롱당)은 추운 겨울, 동상에 걸려 죽은 한 여인의 품에서 어린 아기를 발견하게 된다. 그윈플렌은 눈보라를 헤치고 들판에 버려졌던 눈이 먼 데아(크리스타테레)를 안고 우르수스(제라르드빠르디유)가 살고 있는 집에 찾아온다. 유랑극단 공연자인 우르수스는 기이하게 찢어진 그윈플렌의 입을 보고 깜짝 놀라지만, 두 아이를 불쌍히 여겨 그윈플렌과 눈이 먼 데아를 자신의 아이들로 받아들인다. 훗날 그윈플렌은 자신의 찢어진 입을 무기로 최고의 광대로 성장하게 된다.
  타고난 연기력과 기괴하게 찢어진 입으로 유럽 전역에서 유명해진 그윈플렌의 공연은 대성황을 이루지만 그 소식을 듣고 어린 시절 자신의 입을 찢어놓은 누군가가 공연장을 찾아오기 시작하고 세상은 그윈플렌의 인생을 바꿀 거대한 준비를 시작한다.    18세기, 산업혁명이 부흥하던 영국엔 어린이 납치 매매단이 성행했다고 한다. 귀족들 사이에선 자신의 수발을 드는 몸종으로 외모가 기이하고 못생긴 사람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유행했다. 이러한 유행으로 인해 어린이 매매단은 어린이들을 납치해 신체 일부를 훼손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광대로 키워왔다. 이들 광대 중 귀족 부인들의 눈에 든 사람은 궁정 광대가 되거나, 귀족 부인의 몸종으로 살아갔다고 한다.
  원작 소설의 소재는 빅토르 위고가 당시 유행하던 어린이 매매단을 소재로 했지만, 귀족 부인들의 작태를 꼬집기 위해 차용한 실화라는 설도 있다. 특히 원작 소설 속 그윈플렌의 비극적인 일생은 영화 속에서 동화적으로 되살아나며 관객들에게 동정과 연민의 감정을 실어준다.    영화는 원작에서 주요하게 다뤘던 정치적인 이야기보다는 그윈플렌과 데아의 비극적인 사랑을 조명한다. 성인이 되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두 사람이지만 세월이 흘러 나라 최고의 광대로 성장한 그윈플렌은 자신의 흉측한 외모를 알아볼 수 없는 눈 먼 데아에게 죄책감을 갖게 된다. 그의 죄책감은 데아를 피하게 만들고 결국 그윈플렌은 데아에게 잊혀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그들의 엇갈린 운명은 두 사람 모두에게 커다란 상채기를 남기고, 영화는 한 남자의 기괴한 삶뿐만 아니라 비극적인 러브스토리와 미스터리 판타지 장르가 뿜어내는 거대한 이야기 등 풍성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평생 입이 찢어진 채로 슬픈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기괴한 운명을 그린 영화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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