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미국이라는 국가는 영국의 청교도가 종교적 자유를 찾고자 신대륙으로 넘어온 사람들에 의해 세워진 국가다. 미국 지폐에도 '신의 믿음으로'(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새겨질 정도로 미국은 종교적 신념으로 굳게 다져진 국가다. 
  모든 사회적 연결망은 교회를 중심으로 전국에 퍼져있고, 교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을과 도시가 운영되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미국인들의 신념체계에는 '교회'라는 커다란 단체가 삶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고, 교회는 곧 미국인들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영화 <스포트라이트>(원제: Spotlight)는 2002년 보스톤 글로브 '스포트라이트' 팀이 신문에 대서특필한 가톨릭 사제들에 의해 행해진 성추행 사건을 다룬다.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려 할수록 더욱 굳건히 닫히는 진실의 장벽. 결코 좌절할 수 없었던 끈질긴 ‘스포트라이트’팀은 추적을 멈추지 않고, 마침내 성스러운 이름 속에 감춰졌던 사제들의 얼굴이 드러나는데…     '스포트라이트' 팀이 성추행 사건을 심도깊게 취재할수록 사건의 이면에는 성추행을 저지른 개별 신부의 문제가 아닌 교회체제 전체의 부조리와 부패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보스톤 시의 추기경이 이 모든 사건을 알고 있음에도 추악한 사실에 침묵했다는 끔찍한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와중에 2001년 911 사건이 발생하고, 911 사건 이후 사회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기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영혼을 이끌어주는 교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때였다. 그렇기에 '스포트라이트' 팀은 알맞은 시기에 올바르고 정당한 기사로 가톨릭 교회의 타락을 폭로한다.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해 사건을 추적해가는 기자들은 예상 외의 많은 신부가 아동성학대를 저지르고 면직없이 사제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고 분노한다. 피해자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면서 그 실상에 한 번 더 분노한다. 거기에 아동 성추행 신부들이 교구를 옮겨 또 다른 성추행을 끊임없이 저지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포트라이트' 팀은 주저없이 분노를 토해낸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스포트라이트’팀의 4명의 기자들 각각의 시점에서 피해자, 가해자, 변호사 등 스캔들에 연루된 사람들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수 십 년간 은폐되었던 추악한 사건을 폭로하는 기자들의 직업 정신과 최강의 팀플레이를 보여준다.
  열정적인 취재에 앞장서는 기자 마이크 레벤데스 역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마크 러팔로가, 팀의 홍일점 사샤 파이퍼 역할은 레이첼 맥아담스가, 연구조사원 매트 캐롤은 다아시 제임스가, 팀장 월터 로비 로빈슨은 마이클 키튼이 연기했다.
  또한 '스포트라이트' 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벤 브래들리 편집 부국장은 존 슬래터리가 묵직한 중심을 잡아주고, 보스턴 글로브에 신임 편집장으로 임명되어 30년에 걸쳐 수 십 명의 아동을 성추행 한 혐의로 기소된 지역교구 신부에 대해 심층 취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마티 배런은 리브 슈라이버가 맡아 극을 이끌어가는데 큰 틀을 잡는다.
   토마스 맥카시 감독은 <스포트라이트>에서도 사건이 진행되면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관계를 세밀하게 그려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전 세계 64개 시상식, 215개 부문 노미네이트 및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감독은 언론(journalism)이 정면으로 가야할 길을 보여준다. 끊임없이 사실을 파헤치고 사회가 알아야할 사건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제시한다. 어떤 사건을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널리 알리는 일이야말로 언론이 가야할 길임을 보여준다.
  <스포트라이트>는 심각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시종일관 위트와 재치를 잃지 않는다. 위트와 재치가 담긴 날카로운 비판으로 사건을 꼬집는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언론의 정도(正道)를 보여주는 <스포트라이트>는 2월 24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