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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설정과 비도덕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영화 <분노의 윤리학>

  • 입력 2013.02.15 11:2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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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테 피해는안 입혔지만 남몰래 이웃집 여대생을 도청하는 남자, 그 여대생과 불륜을 저지르는 번지르한 교수의 신분을 가진 남자, 그 여대생의 경제적 곤란을 이유로 사채를 빌려주고 여자를 이용하는 사채업자, 그리고 여자와 헤어졌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해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는 전 남자친구. 그리고 이 4명의 남자들의 못된 짓을 모른 척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교수의 부인.
  한 여대생의 죽음을 계기로 거미줄처럼 얽힌 4명의 남자와 한 여성. 이들은 자신이 간직한 분노를 독특한 방식으로 '윤리'라는 껍대기를 내세워 한 여대생의 죽음을 해결하려 한다. 도청하는 자는 전 남자친구를 향해서, 사채업자는 원금 5000만원을 받지 못한 일에 대해서, 전 남자친구는 여대생과 연관된 모든 남자를 향해, 간음하던 대학교수는 억울하게 죄인으로 몰리는 상황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다.
 
  한 여대생의 죽음을 계기로 거미줄처럼 얽힌 4명의 남자와 한 여성. 서로 잘못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는 4명의 남자는 절대 악인은 아니다. 하지만 한 여대생의 죽음은 그들 중 진정한 악인이 누구인지를 묻는다. 물래 도청한 사람? 부인 몰래 불륜을 저지른 사람? 헤어진 전 여자 친구를 집요하게 스토킹한 사람? 높은 이자로 사채놀이를 하는 사람?
  영화 <분노의 윤리학>은 모두 자신만의 '정의'를 가진 4명의 남성에 대해 집요하게 카메라를 들이댄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박명랑 감독은 참신한 소재와 줄거리로 <분노의 윤리학>을 한국식 치정 블랙 코미디 드라마로 마치 부조리 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해준다.    입체적 캐릭터와 강렬한 이야기를 가진 <분노의 윤리학>은 독특한 이야기와 구성으로 스태프들이 먼저 감독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고, 시나리오에 매료돼 이제훈, 조진웅, 곽도원, 김태훈, 문소리까지 셀프 캐스팅을 자처하며 박명랑 감독의 데뷔에 힘을 보탰다.
  4명의 남자는 각자 간직한 '분노'로 한 여대생의 죽음에 분노를 표출한다. 하지만 모든 사건의 전말을 확인한 대학교수의 부인은 자신의 풀길 없는 분노를 삭히고 조용히 처리한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차가운 분노를 독특한 방식으로 표출한다. 본능적인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4명의 남자와 파란 불꽃같은 분노로 조용한 악인이 되는 여성.   영화는 종국에 이르러 한 여대생의 죽음과 관련있는 당사자 4명의 분노와는 상관없이 전혀 의외의 인물을 등장시켜 사건을 해결한다. 그것도 아주 유쾌한 방식으로. 치정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영화는 부조리한 결말로 치닫고 영화는 관객에게 통쾌한 교훈을 전달한다. 불륜은 나쁜 일이고, 도청도 나쁜 일이며, 사채업도, 스토킹도 나쁜 일이라는 사실을.
  신예 박명랑 감독의 재기발랄한 이야기와 각 캐릭터를 통해 능수능란하게 풀어 나감으로써 여성 관객들은 실소를 흘리고, 가슴이 뜨끔할지도 모르는 남성관객들은 영화가 전달하는 불편한 진실에도 영화의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다섯 캐릭터가 물고 물리며 분노의 연쇄 고리를 만들어 가는 영화 <분노의 윤리학>은 2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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