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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을 덜어내고 드라마에 집중한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8일간의 기록. 영화 <사도>

  • 입력 2015.09.04 00:23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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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1762년 노론의 하수인 나경언이 사도세자의 비행 10가지를 영조에게 고하는 일이 발생하여, 영조의 분노가 극에 달하게 된다. 이에 사도세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석고대죄하였으나, 결국 7월 4일, 영조는 사도에게 자결을 명하였고 실패로 돌아가자 세자를 폐하는 교지를 내려 뒤주에 가두었다. 1762년 임오년,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가 8일만에 숨진 사건을 임오화변이라 한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영화 <사도>는 영조와 사도 그리고 정조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인과관계를 그린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사도세자의 가족사에 집중하여,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와 단 한 순간만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의 이야기를 조선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 가족사로 풀어냈다.
  영화 <사도>는 우리가 보아왔던 사극과는 방향이 다르다. 구중궁궐 얽히고 설킨 암투와 음모에 중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영조와 사도세자 두 인물의 부자관계에 집중한다. 아버지 영조는 왜 아들 사도에게 모질게 대해야했고, 사도세자는 왜 아버지로부터 어긋나야만 했었는지, 영화는 다소 사적일 수도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사로움을 이야기한다.
   한 나라의 왕이고 왕자였을지라도 둘은 아버지와 아들관계였으며, 영조는 가장으로 집안을 이끌어가고 자식교육에 힘써야했던 아버지의 모습으로, 사도는  모든 이의 기대를 받는 세자로서 아버지의 희망에 부응하고자 어린시절부터 부던히도 노력하는 아들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영조는 왕의 아들이라는 과도한 기대와 집착으로 사도를 점점 힘들게 만들고, 특히 사도를 시험하는 듯한 대리청정과 5번에 이르는 양위파동으로 사도는 점차 세자로서의 자존감을 잃게 되고 망가져간다.
  이준익 감독의 연출은 그간 보아왔던 사극과는 달리 화려함을 덜하고 오로지 드라마 내러티브에 집중한다. 특히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지 일곱째날, 비오는 밤 사도세자가 갇혀 있는 뒤주를 앞에 두고 아버지로서 자식에게 모질어야만 했었던 영조의 독백과 아비의 정을 바랬던 사도세자의 독백이 이어지는 9분간의 시퀀스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무친 감정의 토로가 절정에 달하는 장면으로 관객들의 코끝을 시큰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사도>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한다. 송강호의 영조 연기는 그가 아닌 영조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영조를 연기하고, 사도를 연기하는 유아인 또한 갈등하고 아버지의 정을 바라는 아들의 내면을 잘 소화해낸다.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을 연기하는 전혜진은 영조의 총애를 받는 아내로서, 그리고 아들을 둔 엄마로서 부자간의 관계를 돌리고 싶어하는 절박한 영빈의 내면을 수려하게 연기한다. 또한 어린 정조를 연기하는 이효제는 구구절절 아버지를 살리고 싶어하는 아들의 모습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조선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영조지만 자식을 죽음에 이르게해야만 했었던 조선 역사상 가장 슬픈 가족사를 비추는 드라마 <사도>는 9월 1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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