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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불꽃처럼 빛나는 연기.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 입력 2015.02.04 00:40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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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1939년, 히틀러의 지휘 아래 독일은 선전포고 없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이에 영국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유럽대륙이 나치당에게 점령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합군은 필사를 다 하지만 나치군은 유럽대륙을 속속 점령하고 있었다. 독일군의 치밀한 작전을 성공시킨 건 암호를 만드는 기계 ‘에니그마’를 활용했기 때문인데 ‘에니그마’는 문장을 이해할 수 없는 글자 배열로 바꾸어 무한대에 가까운 암호 조합을 만들어 낸다. 24시간 마다 1,590억의 10억 배 경우의 수가 생성되는 ‘에니그마’는 사실상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만약 10명이 하나의 설정을 1분간 확인한다면 매일 24시간씩 일주일에 7일을 매일 일할 때 모든 설정을 다 확인하려면 2천만 년이 걸릴 정도이기 때문이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독일의 파죽지세 공습과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영국이 블레츨리 파크(Bletchley Park)에 수학자, 언어학자, 체스 챔피언, 대학생 등 각 분야의 수재들을 모집, 일급 기밀 암호 해독 기관을 설립하면서 시작한다. 천재 체스 챔피언이지 지략과 사교에 능한 휴 알렉산더(매튜 구드), 천재 언어학자 존 케인크로스(엘렌 리치), 옥스퍼드 대학생이자 수학 수재인 피터 힐튼(배튜 비어드). 그리고 캠브리지 교수이자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이 합류, 팀이 꾸려진다. 튜링은 암호 해독을 위한 특별한 기계를 발명하지만, 24시간 마다 바뀌는 완벽한 암호 체계 때문에 번번히 좌절하고, 팀의 반발과 상부의 비협조로 기계의 가동에 성공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여성 수학자로 특출난 재능과 당당함을 지닌 조안 클라크(키이라 나이틀리)의 이해 높은 조력으로 튜링의 암호해독기는 드디어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는데 성공한다. 매 순간 3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한 제 2차 세계대전, 과연 튜링의 기계는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그레이엄 무어가 쓴 ‘앨런 튜링’의 생을 담은 각본에 반한 모튼 틸덤 감독은 <이미테이션 게임>을 단순한 전기 영화가 아닌 전쟁, 스파이 스릴러, 러브 스토리,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영화 속에서 담는다. 스물 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현대 컴퓨터의 원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고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어릴 적 우연히 접하게 된 암호학에 빠져든 그는 비상한 두뇌로 불가능한 도전을 즐기게 되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해독 불가능 암호라는 ‘에니그마’를 풀겠다는 목표 아래 일급 기밀 암호 해독팀에 들어간다. 그러나 진담과 농담을 구분할 줄도 모르고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남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성격 탓에 동료들 눈에는 거만하고 꽉 막힌 괴짜로 비춰진 앨런은 수 차례의 위기와 좌절,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에니그마’를 해독할 유일한 기계 ‘크리스토퍼’를 완성해 나간다.
  그가 암호 해독 기계에 '크리스토퍼'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학창 시절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고 애정을 전해 준 친구의 이름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 튜링의 사랑이기도 하다. 전쟁이 끝난 후 튜링은 '동성애 행위 처벌법'에 의거해 호르몬 치료요법에 의한 '화학적 거세'를 당하고, 그는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괴팍한 수학 천재 앨런 튜링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그야말로 불꽃같은 연기력을 스크린에 수 놓는다. 이미 다음달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의 연기는 앨런 튜링 특유의 말을 더듬는 억양부터 자세, 습관까지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타고난 두뇌를 가진 천재의 비범함, 주변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집요한 성격, 해독 불가능 암호를 풀기 위해 연구에 몰입하는 모습, 위기에 처해 고뇌하고 좌절하는 모습까지 복잡한 내면과 폭넓은 감정을 절정의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비상한 두뇌로 인류의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던 천재 수학자이지만 암호 해독팀의 기밀 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에 베일에 감추어졌던 ‘앨런 튜링’의 드라마를 담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2월17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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