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설경구가 만들어낸 미친 캐릭터의 서스펜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 입력 2017.08.29 00:57
  • 기자명 남궁선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사전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문체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독자들과 평단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았다.

<세븐 데이즈>, <용의자>로 한국 영화계의 장르 귀재로 자리 매김한 원신연 감독이 40분만에 『살인자의 기억법』을 독파하고 곧바로 영화화를 결심했을 정도로 원작의 장르적인 재미, 깊이 있는 주제와 빠른 호흡, 서스펜스와 거듭되는 반전까지, 원신연 감독은 관객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영화로 <살인자의 기억법>을 완성한다.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설경구)는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김남길)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한다.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병수의 하나뿐인 딸 은희(김설현)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 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기존에 연쇄살인범을 다뤘던 많은 국내외 장르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그 설정부터 파격적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은퇴한 연쇄살인범이라는 신선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세상에 불필요한 쓰레기들을 청소한다는 명목으로 오랜 세월 살인을 저질러온 병수는 17년 전 연쇄살인을 그만두고 수의사로 평범한 삶을 살아오다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게 된다.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녹음하고, 매일의 일과를 일기로 기록한다.

영화는 연쇄살인범이었던 병수가 인간의 가장 고차원적인 신체의 일부인 뇌를 믿지 못하고 손과 몸이 기억하는 오래된 살인자의 습성에 의지하면서 발생하는 끔찍한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다.

병수는 뇌 속에 기억되어 있어야 할 자신의 신변과 살아왔던 인생을 잃어가고, 17년 전에 멈춘 연쇄살인의 습성만을 손과 몸으로 되새기면서 기억과 망상의 경계에서 흔들린다. 자신이 태주를 만난 것이 현실인지 아니면 망상 속에서 일어난 일인지 병수는 살인의 기억에서 죽음을 각오할 정도로 괴로워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무엇보다도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캐릭터를 미친 연기력으로 소화한 설경구가 그야말로 영화의 모든 것을 담당한다. 설경구는 영화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병수의 기억과 그가 과거를 더듬으며 현실과 망상에서 방황하며 괴로워하는 캐릭터를 동물적인 감각과 뼈를 깍아낸 듯한 노력과 연기력으로 소화해낸다.

원신연 감독은 설경구의 혀를 내두르는 연기에 더해 캐릭터의 내면을 대변하는 기억의 상실과 이면을 어두운 회색빛 톤으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영화는 거듭되는 반전으로 관객들의 허를 찌르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절대로 방심할 수 없도록 관객들에게 의심의 요소를 심어 놓는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개, 그리고 설경구가 만들어낸 미친 캐릭터의 서스펜스가 살아있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9월 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