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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유승호, '군주'로 마침표 찍은 20년 성장통

  • 입력 2017.07.31 11:3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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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수목미니시리즈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에서 왕세자 이선 역할을 맡아 참 군주의 모습을 열연한 배우 유승호를 만났다.

‘군주’는 조선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절대 권력 편수회가 움직이는 세상에 힘없는 왕세자가 백성들을 위해 거대한 막후조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최고시청률 14.9%(닐슨코리아 전국)에 달하는 성적과 함께 수목극 왕좌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무엇보다 ‘군주’는 유승호, 김명수(인피니트 엘), 김소현이라는 핫 스타들과 허준호, 박철민 등의 노련한 배우들의 조합으로 첫 스타트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유승호가 분한 왕세자 이선으로는 시대가 요하는 참된 리더상을 보여주면서 현 시국과도 맞물리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배우 유승호에게 이 이선은 마침내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시원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미 20년차 배우지만 유승호라는 이름 뒤에는 여전히 영화 ‘집으로’가 있었다. ‘집으로’ 이후 유승호에게는 유명세와 화제가 줄곧 이어졌지만 다섯 살 때 데뷔작이 무려 20년간 그의 대표작으로 각인되었을 정도 그에게 ‘집으로’라는 그림자는 참으로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던 터다. 그만큼 ‘집으로’의 첫 등장은 강렬했고 반면 이후 활동에서는 그만큼의 포텐을 동반하진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 역시 이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따른 초조함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도 털어놓았다. 그런 그에게 이제 ‘집으로’보다 ‘군주’가 자연스럽게 붙으니, 아마도 이것이야말로 그에게는 일확천금보다 값진 수확일 것이다.

20년간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아온 청년, 스물다섯에 이제 막 어른이 된 배우 유승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먼저, 드라마 ‘군주’를 무사히 마친 소감은 어떤가.

“사실 촬영할 때는 되게 힘들었거든요. 기간이 총 7개월 정도 됐었어요. 작업이 끝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끝나고 나니까 힘들었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고, 같이했던 스탭분들, 배우들 생각도 많이 나고요. 뭔가 7개월 동안 그게 일상이 돼 버린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해서 많이 생각나고. 그 말이 참 맞는 것 같아요, 시원섭섭하다고.”

극중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신이 상당했는데 연기하면서 무겁거나 어렵진 않던가.

“무겁진 않은데 아무래도 불편했죠. 얼굴을 본을 떠서 만들긴 했는데 광대나 얼굴의 근육을 잡고 있다 보니까 연기하는데 많이 힘들었고요. 또 날씨가 더우면 안에 땀이 차니까 화장도 계속 다시 해줘야 하고, 그런 게 많이 불편하더라고요.”

‘군주’는 작품 자체보다 배우 유승호가 크게 화제가 되는 인상이 강했다. 시원스러운 스토리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또는 촘촘한 이야기가 따라줬다면 보다 큰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는데.

“그렇죠. 아무래도 좀 아쉽긴 했는데, 대체적으로 나온 말들이 세자가 대체 하는 게 뭐냐(웃음), 흔히 말하는 ‘사이다’ 같은 전개나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말씀들이었는데, 저희는 그랬던 것 같아요. 단순히 궐 안에 있는 어떤, 작은 관직을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니라 한 나라의 왕으로 올라가잖아요, 그것도 맨바닥에서.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어요. 뭔가 일사천리로 시원시원하게 일을 해결하는 건 어벤져스나 히어로 같은? 그런 힘이나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가능한 거고, 이선은 한 나라의 세자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를 받아야 왕이 될 수 있었던 인물이거든요. 해서 그 과정 속에서 뭔가 백성들의 영웅을 그리길 원하셨고 그 사이 힘들었던 과정을 그리길 원하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백성들의 삶이나 고통을 이해하려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던 거죠. 다만 그 과정에서 세자라는 인물에게 시원한 무언가가 없었던 건 사실이긴 해요. 다만 저희가 의도했던 건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왕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었어서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는 좀 아쉬웠던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런 저희들의 마음도 또한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치열한 대립각을 이어온 대목(허준호 분)과의 마지막 또한 뭔가 통쾌한 스토리를 기대한 바가 큰데, 그의 정적인 죽음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군주’가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가 전 대통령의 집권시기인데 당시에 작가님도 그러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저 역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뭔가 의사 표현을 좀 하고 싶었어요. ‘군주’를 하기 전에 ‘브이 포 벤데타’라는 영화를 접하게 됐는데 거기에 나오는 대사가, 이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국민들의 잘못이다. 나라가 이렇게 될 때까지 그럼 국민들은 대체 뭘 했느냐, 가만히 앉아서 구경만 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들었을 때 왠지 저한테 하는 말 같더라고요. 난 대체 뭐했지? 나라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는데 난 대체 뭘 했을까. 개인적으로 SNS나 거리에 나가서 표현하진 못했지만 저는 작품을 통해서, 왜냐하면 많은 대중들이 접할 수 있는 미디어가 드라마이기도 하잖아요. 해서 어떤 참 지도자의 모습,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군주’에서도 말하는 게, 백성이 원하는 왕이 되고 싶다고 하잖아요. 그런 부분이 현 시점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에겐 백성을 위한 대통령이 필요하고 국민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들어주고 감싸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왕이자 지도자이자 대통령이 필요했다고 생각을 해서, 저도 어떻게 보면 이 ‘군주’를 통해서 저의 의사표현을 한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대목 역시도 단순히 악의 세력이라고만 생각할 수 없는 게, 이건 나라의 잘못이라는 거잖아요. 그 역시도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편수회를 만들고 악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어서 이후에 제가 왕으로서 사과를 하거든요. 그렇다보니까 대목과 서로 아름답기까지는 아니어도 뭔가 훈훈하게 마무리가 될 거라는 생각은 했는데 그게 표현에서 조금 덜 보여준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좀 있어요.”

‘군주’ 이전에 많은 대본을 받았을 텐데, 그렇다면 ‘군주’를 선택한 이유로 그러한 부분이 일말 작용을 했을까.

“그렇죠. 일단 ‘군주’가 시나리오가 잘 읽혔어요. 너무 재밌었고 방금 얘기했던 그 부분도 분명 하나의 이유였고요. 여러 면으로,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저의 욕심? 또는 작가님의 욕심? 감독님의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특별히 감독님이나 작가님께서 그런 언급을 하시진 않았지만 지금 이 시점과 뭔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걸 많이 느꼈고. 대본을 보면서도 작가님께서 ‘아, 이래서 이런 대사를 주시지 않았을까?’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끼면서 촬영했었거든요.”

워낙 또래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선 작품인데다 상대배우인 김소현 역시 아역배우부터 성장해 현재 청소년 배우이기도 하다. 전작들에서는 주로 연상의 배우들과의 호흡이 많았기도 해서 이번 작품은 특히 전과는 다른 책임감이나 부담이 있었지 않을까 싶은데.

“맞아요. 제가 제작발표회에서 소현 씨한테 누나 같다고(웃음), 물론 단어 선택을 잘못했던 건데, 그 이유가 전 지금까지 파트너가 다들 연상의 배우셨어요. 해서 그 분들의 경험이라든지 모든 면에서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해서 이번엔 오빠로서 많이 도와줘야 되나?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소현 씨의 경우는 생각보다도 혼자서 정말 잘하고, 제가 지금까지 연기했던 선배 파트너들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느끼겠더라고요. 명수 형도 마찬가지예요. 소희 씨고 그렇고요. 해서 오히려 저는 좋았던 게 특히 소희 씨는 동갑이다 보니까 그냥 친구 같은 느낌이어서 이 장면은 이렇게, 이 부분은 이렇게, 그런 연기적인 이야기를 하기가 굉장히 편했어요. 명수 형도 저에게 편하게 하라고, 그런 말도 먼저 해주셨고요. 해서 같이 리허설을 하는 과정이 편하기도 했고 뭔가 친구들하고 작업하는 것처럼 굉장히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전작 사극들에서도 왕보다는 왕세자를 주로 연기했는데, 이번 ‘군주’로 왕을 연기해본 소감은 어떤가.

“일단 재밌었어요. 근데 감독님한테도 말씀드렸던 게, 마지막에 대목한테 쳐들어갈 때 ‘제가 왕인데 왜 직접 싸워요?’라고(웃음), 농담으로 얘기도 했었는데 뭔가 이선은 지금까지 그려진 왕의 모습과는 달리 진짜 백성을 위하는 왕을 그리고 싶다는 부분이 그런 식으로 표현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작품이 로맨스는 물론 연기적인 면에서도 본격 성인 연기자로의 이미지를 완성해준 듯하다. 스스로도 그런 면을 느끼는지.

“그럼요. 저도 느끼죠. 왜냐하면 전작들에서는 저 스스로도 약간 불안하기도 했고 불안정했다는 느낌이 맞을 것 같아요. 헌데 이번 작품에서는 뭔가 저도 연기가 편하고 술술 잘 나오니까 그게 끝까지 조금은 더 좋은 효과를 가져 온 것 같아요.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하다보니까 전작들에 비해서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성인 연기자로서의 기반을 잘 다지지 않았나, 라는 부분을 조금은 느꼈죠.”

김소현과의 멜로가 여타의 퓨전 사극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못한 아쉬움을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리 작품이 진정한 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멜로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에요. 근데 우보 스승님에게 제가 사랑하는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만백성을 구하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대사를 잘 생각해보면 이 이선이라는 인물은 가은이를 여자로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가은이도 나의 백성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만백성을 구할까. 게다가 사랑하는 여인이었고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말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죽음이라는 방식으로 사죄를 하죠. 그런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김소현과는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함께한 바가 있는데, 이번에 성인 역할로 또 로맨스의 상대역으로 재차 만난 소회는 어땠을까.

“사실 ‘보고싶다’ 때는 만났던 기억이 그렇게 뚜렷하게 있지는 않거든요. 근데 어쨌든 소현 씨도 아역부터 성장해가고 있는, 어떻게 보면 저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친구잖아요. 이번에 ‘군주’를 같이 한다고 처음 만났을 때, 뭔가 초등학교 때 같은 학교생활을 했지만 연락이 끊겼다가 성인이 돼서 다시 만난 것 같은 왠지 모를 반가움? 그런 느낌이 정말 많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한국의 한 배우 대 배우로서 만나게 되니까. 그리고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너무 든든하고 멋진 여배우로 나타나줘서 오빠로서의 뿌듯함도 있고요, 동료로서 멋있는 한 배우로 느껴지기도 하고요.”

※ 드라마 '군주'로 만난 배우 유승호의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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