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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강우 “이제 센캐 no, 제일 하고 싶은 장르 멜로-로코”

  • 입력 2017.07.01 06:40
  • 기자명 홍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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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홍미경 기자] ‘남자 이야기’, ‘골든 크로스’, ‘실종 느와르 M’, ‘굿바이 미스터 블랙’. 배우 김강우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센 캐릭터 일색이다. 그래서 김강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로 귀결된다.

그런 일관된 이미지가 배우에게는 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그런 그가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극본 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 연출 민진기/ 이하 써클)를 통해 센 캐릭터의 집대성을 보여줬다. 강렬한 액션이 많았다거나, 독한 이미지를 발산했기 때문이 아니다.

다소 어렵고 생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SF 추적극이라는 장르를, 잃어버린 형제와 기억에 대한 절실함으로 유려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드라마 종영 후 곧장 영화 촬영장으로 달려갈 정도로 부지런한 그를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써클’은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을 쫓는 ‘파트1:베타 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린 SF 추적극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본격적인 SF 장르 드라마인데다가 두 가지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 더블 트랙이라는 독특한 진행으로 관심과 기대를 한 번에 모았다. 특히 매회 치밀한 전개와 배우들의 완벽한 열연으로 웰 메이드 드라마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 독특한 설정을 한데 아우른 것은 김강우였다. 두 세계를 ‘하나의 세계’로 만들며 압도적 존재감을 입증한 것. 

특히 김강우는 긴장감 넘치는 연기로 극의 호흡을 빠르게 이끌어가며, 더블 트랙인 두 가지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 짓는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며 ‘하드캐리’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드라마는 감정을 많이 써야 했어요. 비주얼로 승부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서, 연기를 좀 더 열심히 해야 했죠. 에너지를 다 소진한 느낌이다. 힘들었던 것은 장르적인 부분에 있어서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그려야 해서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미래 세계를 그리더라도 정도를 지켜야 하는 부분 있어서 그 균형 잡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써클'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알 수 있는 시청률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시청률이 잘 나올 거라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죠. 타깃 시청자에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촬영을 하고 있는 저희들조차도 1~2회 안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었으니까요. 특히 이야기 구조상 중간 유입되기가 힘든 드라마였습니다. 장르의 한계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많이 꼬아놓기도 했고요. 그래도 보시는 분들은 재밌게 봤으니 만족합니다.”

SF 드라마는 국내에서 첫 시도다.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없었으니 ‘써클’이 그린 궤적이 이후 드라마들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거고 또한 더블 트랙이라는 게 해본 적이 없어서 이걸 다 찍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었죠. 과연 이게 먹힐까 싶었어요. 하지만 이 캐릭터를 봤을 때는 너무 좋았죠. 캐릭터가 떠 있지 않고 목표점이 확실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사람 냄새가 나는 게 좋았어요. 먼 미래라고 설정이 돼 있지만 지금 사람들이 호흡하기에 이질감이 없는 캐릭터라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캐릭터였어요.”

‘써클’에서는 우리의 미래에 펼쳐질 상상 속의 도시를 완성함과 동시에 기억과 치유 그리고 가족애라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런 지점이 ‘써클’이 단순한 SF 드라마가 아닌 웰 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은 이유다.

“철학적인 메시지 있었던 드라마입니다. 과학이 점점 발전할수록 철학과 인문학이 중요시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발전된 기술과 그 반대 지점에 서 있는 것들과의 혼돈에서 어느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반면 이야기의 큰 줄기는 형제를 찾는 것이죠. 비주얼 면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서사가 뚜렷하기 때문에 자신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가장 열광했던 부분은 바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긴장감이었다.

“여진구(김우진 역)가 클론으로 다시 등장할 거란 건 거의 끝부분까지 몰랐어요. 또 마지막 엔딩에 대해서도 잘 몰랐죠. 또 휴먼비 회장이 박동건(한상진 분)이라는 사실 역시 촬영 직전 알았어요. 연기자들조차도 다음이 궁금했습니다. 작가님이 11-12부에 고민 많이 하셨어요.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는데, 저는 열린 결말을 원했어요. 친절하게 마무리돼 아쉬움 있지만 시청자들이 좋아해 다행이라고 봅니다.”

1978년생인 김강우는 올해 마흔이 된다. 연기자 길도 벌써 15년 차다.

“연기자로 20대와 30대를 거쳐 왔습니다. 큰 어려움이나 시련 없이 꾸준히 한 길을 걸어왔죠. 그런데 40대의 삶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돼요. 그러면서도 기대도 됩니다. 괜찮을 것 같아요. 마흔이 되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여유도 많아질 것 같아요. 특히 예전에는 안 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받았다면 이제는 그 부분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끝으로 김강우는 “선 굵은 캐릭터만 고집해오지 않았지만, 팬들에게 하나의 이미지로 굳혀진 것 같아요. 의도 한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제는 제일 하고 싶은 게 멜로예요. 로맨틱 코미디도 좋고 절절한 신파 멜로도 좋아요."

한편 김강우는 ‘써클’ 촬영 종료와 동시에 영화 ‘사라진 밤’ 촬영에 돌입했다. 다음 번 스크린을 통해 만날 김강우의 또 다른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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