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남궁민, 나의 자신감의 원천 "게으르지 않음"

  • 입력 2017.04.21 06:04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김과장’ 종영으로 만난 배우 남궁민의 인터뷰, 지난 1편에 이어.

‘김과장’의 김성룡은 애초 남궁민이 캐스팅 1순위는 아니었다. 캐스팅 난항으로 촬영이 지연되면서 지난 해 11월 예정이었던 첫 방송이 밀리고 밀려 올해에야 전파를 탔다. 그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캐스팅이 누구에게 갔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또 안다고 달라질 건 없는 거죠. 다만 제가 맡고나서 대본이 많이 수정된 걸로 알아요. 좀 더 활동적이고 건들건들하면서 그런 쪽으로 많이 수정된 걸로 알고 있어서 먼저 누구에게 가고 그런 의식은 전혀 없었고 애초 누구였던들 어차피 다른 사람이 연기하기 때문에 제가 연기해서 나온 김성룡에 대한 자부심은 있습니다.”

수년 째 출연작들은 물론 배우 남궁민으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와 함께 ‘믿보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워졌는데 그것이 하루아침에 연기가 확 늘었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 그 성공에는 운이 따랐을까, 스스로의 힘일까.

“어쩌다보니 출연했던 작품들이 다 잘되긴 했어요. 다만 생각해보면 전이나 지금이나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아직은 똑같은 것 같아요. 사실은 이번 몇몇 작품이 성공을 하고 계속 ‘잘한다, 잘한다’ 해주시니까 저 역시 어떻게 보면 고여 있을 수 있는, (남궁민이면) 이제 이 정도는 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 시점인데 이번 ‘김과장’에서 뭔가 너무 부족하다는 마음이 많이 들더라고요. 누가 뭐라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그렇게 느껴지는 게 있었어요. 그것과 맞물려서 앞으로 더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아무리 좋은 칼이라고 한들 칼집에 들어가 있으면 칼날이 결국 무뎌지겠죠. 물론 기본적으로 좋은 칼은 다시 꺼내서 잘 갈면 또 그만큼 칼날이 되살아날 수도 있지만 제 경우엔 그래도 계속 사용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조금은 방심하거나 머물러 있을 시점에 이번 기회를 통해 마음가짐을 다잡고 다시 열심히 할 열정을 얻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정말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평소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연기를 보여주겠다, 이런 차별화를 보여주겠다는 선언식의 언급을 자주 사용하는데, 실제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한 자신감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는 걸까.

“아무 것도 안하고 있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작품이 잘 끝났다고 어디 가서 놀지 않습니다(폭소). 작품이 끝나면 이번 작품에서는 이랬고 저랬고 그런 분석을 많이 해요. 그리고 다음 작품에서는 이렇게 해보자는 식의 연구를 많이 하고요. 그리고 연기를 잘한다는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하면 더 예술적인 감흥이 올 수 있고 잘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이 곧 연기를 잘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러기 위한 준비는 계속 하고 있어요. 어쨌든 뭔가를 허투루 보내고 있지 않다는 것. 이번 ‘김과장’도 이미 촬영을 끝낸 지 열흘 정도가 지났는데 지금도 악몽을 꾸고 일어날 때도 많고 뭔가에 쫓기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뭔가가 속으로 부딪히는 게 많아서 그러지 않나 싶은데 열흘 동안 몸은 쉬었지만 다음에 뭘 할 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플랜을 계획하고 있거든요. 그만큼 꾸준하게 배우로서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도 다음에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겠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렇게 쌓아온 것이 스스로에게도 어느 정도 창피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출연료 값을 할 정도는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웃음).”

‘예술적인 감’이라는 표현의 구체적인 설명을 보태준다면.

“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보는 사람이 정확히 느끼게 하고 정확히 전달하려면, 그런 것을 표현하는 심지 같은 것들이 예술적 표현이 아닌가 생각해요. 연기는 내가 겪어보지 많은 상황들을 접하게 되는데 적어도 그러한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이라도 해보는 거죠. 정말로 그 감정이 되어서 눈물을 흘리는가. 어쩌다 가짜로, 연기로 눈물을 흘렸는데 장면이 잘 나왔다고 됐다, 좋다한다면 딱 거기서 머물게 될 거예요. 헌데 그런 연기는 요즘 시청자들에게는 금방 들통이 나거든요. 해서 되도록 그 감정이 되어보자. 노력이라도 해보자. 노력이라도 해본 연기는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나. 그런 거죠.”

세간에는 벌써부터 연말 시상식의 강력한 대상 후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뭐 상을 받으면 좋지만 욕심은 전혀 없어요. 주변에서 KBS 작품으로 한 작품 더해서 쐐기를 박으라고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더라고요. 연말에 한 작품 살펴봐야 할까요(웃음). 사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화제가 없거나 시청률이 안 나오면 주목을 못 받을 수 있는데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배우 이영애의 복귀작이자 200억 제작비의 초대형작 ‘사임당’을 경쟁작으로 만났으니 그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할 수 없을 텐데.

“그렇죠.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그것을 의식하는 순간 함정에 빠지게 되거든요. 저는 그냥 매 순간 어떻게 김성룡을 보여줄까, 제 역할에 몰입했고 또 그걸 끌어준 것은 감독님이라고 생각하고요. 처음엔 제작비가 200억이라는 건 몰랐었어요(웃음). 다만 이영애 씨가 나온다는 건 알고 있었고요. 근데 저는 무조건 진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그렇다고 건방지게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배우가 작품에 들어가면서 경쟁작이 이러하니까 우리가 질 거라고 미리부터 생각한다면 시작할 필요도 없는 거죠. 어쨌든 우리 작품도 창피하지 않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은 분명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와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과장’은 입소문과 함께 2주 만에 수목극 1위에 올라섰다. 자체적으로 ‘되겠다’하는 생각은 언제부터 가지고 있었을까.

“일단은 시청률이 나온 다음에 조금씩 이야기가 나왔어요. 3회부터 시청률이 확 올라갔을 때 결과도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포상휴가를 받을 정도로 결과가 좋았는데.

“네. 저희 포상휴가 갔습니다(웃음). 저도 갔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못 갔고요. 주연이라고 또 제가 가 있으면 아무래도 집중될 수밖에 없고, 어쨌든 포상휴가의 진정한 의미는 스태프들에게 고생했다는 의미니까요.”

단편영화 ‘라이트 마이 파이어’를 연출하기도 했는데, 막바지 작업이라던 것이 지난 해 초였다. 언제 보여줄 건가.

"아, 영화요(웃음). 칸에 다녀온 후에 너무 바빠져서 영화제 출품을 못했는데 이번에 영화제마다 보내보고 안 되면 내가 대중적이지 못하구나 생각해야지 않나(웃음). 영화 연출을 하면서 연기에 대해 새삼 배운 것들이 정말 많아요. 시나리오를 계속 수정하면서 작가의 마음도 되어보고요. 대본이 늦는 건 작가의 탓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해서 누구의 탓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뭐 하나 삐끗댄다고 누구 하나를 미워하면 안 된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죠.”

남자배우에게 마흔이 넘었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

“배우에게는 자신만의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많아서 연기를 잘한다거나 잘 까분다고 연기를 더 잘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계속 노력하지 않고 고여 있는 배우는 언젠가는 탄로가 나거든요. 완벽하지 않다는 것, 부족함을 인정하고 노력을 해야 이후 어떤 평가를 받든지 본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지금까지는 나름 잘하고 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른 감은 있지만, 혹시 다음 작품으로는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다거나 하는 욕심이 있을까.

“이미 들어온 작품들이 몇 있는데 아직 뭘 해야 될지, 아니면 좀 더 쉬어야 될지 모르겠는데 지금 쉬는 열흘 동안에도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또 다음 연기에서도 창피하지 않은, 좋은 작품을 할 자신은 있습니다.”

평소 직설화법을 구사하는데, 혹여 오해를 사거나 하진 않나.

“저는 그냥 솔직하고 화통하게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가끔 소속사에서 조심시키긴 하는데 답답한 걸 못 참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뭔가를 오버한다는 생각은 안하는데, 저 오늘 괜찮은가요?(폭소)”

한편, 남궁민은 어제(20일) 차기작을 확정, 발표했다. SBS 새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의 후속작 ‘조작’이다. SBS는 최근 수년간 남궁민으로 웃고 울었다. 한창 물오른 배우 남궁민은 다시 SBS의 효자가 될 수 있을까. 그의 발 빠른 행보가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사고 있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