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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세경 ②편 "나에게 롤모델이 없는 이유는"

  • 입력 2016.04.10 08:4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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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배우 신세경이 평소 '롤모델'을 쉽게 꼽지 못하는 남다른 이유를 밝혀 눈길을 모았다. 

지난 달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50부작의 대장정을 마친 배우 신세경을 만났다. 올해로 데뷔 18년차. 신세경의 나이는 올해 27세다.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어느 새 '중견 배우급' 대열에 들어선 신세경과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여유와 웃음이 넘치면서 더불어 유쾌했다. 또한, 신세경의 대답은 '그냥 받아 적기만 하면 되는' 정도로 명쾌해서 실로 부담 없이 보다 많은 질문을 통해 그녀의 생각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육룡이 나르샤' 분이를 연기한 소회를 담은 지난 신세경의 인터뷰 ①편에 이어, 본편은 배우 신세경의 이야기를 묶어본다.

평소 작품을 선택할 때 1순위 기준은 무엇인가.

“저는 사실 주변 분들의 조언을 많이 듣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편이예요.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은 소속사 식구들이 될 수도 있고, 부모님들께서 대본을 읽어보시고 솔직한 감상평을 해주실 때도 있고요. 그건 중요한 것 같아요. 아직은 제가 개인적으로만 고집할 정도의 역량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여성 캐릭터가 얼마나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고요.”

일각에서는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신세경의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평도 있었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하고 있는지, 더불어 그러한 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그런 평이 있는지 정말 몰랐고요(웃음). 오히려 저는 뭔가 고정되어 있는 이미지가 있는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근데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뭔가를 의도하고 변화를 꾀한다고 해서 그게 술술 잘 흘러가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정말 천천히, 야금야금, 조금씩 조금씩, 제가 해낼 수 있는 능력치를 다만 1mm라도 조금씩 키워나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사실 아직은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데 단순하게 그냥 무거운 작품에 어두운 캐릭터, 밝고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라고 해서 흑과 백의 논리로 절반을 딱 쪼개서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정말 수만 가지의 감정과 수만 가지의 캐릭터들의 성향이 각자 다른 지점들, 포인트를 찍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그 모든 과정들이 다 저의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극단적으로 악하거나 선하다기보다 그 뒤에 숨은 이면을 가진 복잡한 캐릭터들이 쏟아지고, 각광받고 있는 만큼 배우들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음.. 근데도 이방원 씨(유아인)는 해내시잖아요(웃음). 그것도 약간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은데 배우의 입장에서는 정말 이 직업을 좋아하고 즐기시는 분들, 역량이 뛰어나신 분들은 오히려 과정들을 더 흥미롭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뭔가 단순하고 평면적인 느낌이 아니라 입체적인 느낌이어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신세경이라 하면 사실 ‘베이글녀’의 원조 격인데, 그러한 이미지가 현재의 배우 신세경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여배우들에게는 특히 연기적인 평이 짠 경우가 제법이어서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는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상 '양날의 검'이기도 한데.

“저는 어떤 계산적인, 상업적인, 중장기적으로 나의 배우 라이프를 계산해본다거나, 그런 것들은 잘 모르겠고요(웃음). 사실 그런 것들은 다 지나가는 거잖아요, 저도 지나갔고. 물론 완벽하게 저를 벗어나진 않았겠지만, 뭔가 포커스가 온전히 그쪽으로 쏠려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건 저 뿐 아니라 모든 연예인이 다 마찬가지일 거고, 어쨌든 그런 시간들을 보낸 게 사람들이 보는 시선과는 무관하게 저 개인적으로 제가 살아온 페이지니까. 제가 지금의 연기를 하고 지금의 감정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분명 도움이 되고 저를 이루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스물일곱의 나이다. 30대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서른이요? 저는 제가 스물일곱이 될 줄도 몰랐어요(웃음). 너무 이상해요. 근데 솔직히 아직은 예상을 못하겠는데, 어쨌든 지금처럼 차분히 가다보면 지금보다는 성장해있겠죠. 뭔가 저의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상업적인 실패가 섞일지언정, 남들은 그걸 퇴보라고 생각할지라도 어쨌든 저는 그 모든 게 다 합쳐져서 저를 일구고 있기 때문에 결국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제 마음가짐만 지금처럼 꾸준히 성실하게만 유지한다면요.”

그렇다면 30대를 코앞에 두고 있는 심정은 어떤가.
“(웃음). 근데 저는 사실 나이 먹는 거에 대해서 그렇게 싫진 않아요. 왜냐하면 저는 너무 어려서부터 일을 하다보니까 항상 현장에서 진짜 막내였어요. 맨날 막내여서 당연히 모든 사람이 나의 언니, 나의 오빠였는데 작년, 제 작년부터 이제 뭔가 서서히 각 팀들의 막내가 들어오면 저보다 동생인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올해부터는 정말 판도가 완전히 바뀌어서 동생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근데 저는 그게 싫지 않고 되게 좋은 거예요. 그래서 사실 아직은 좀 여유가 있는 건지 그렇게 나이 드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은 없는 것 같아요.”

4,50대가 되었을 때, 이 배우를 닮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롤모델이 있을까.

“그 질문이 저에게 참 어려운 게, 저에게는 배우로서의 성공한 삶도 굉장히 부럽고 좋지만, 인간 신세경으로서도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싶거든요. 물론 사람이 매순간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일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그래도 내가 잘 하고 있구나, 그렇게 살고 싶은데, 제가 다른 누군가의 삶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기 때문에, 근데 만약에 하나만 고를 수 있다면 저는 인간으로서의 행복한 삶을 택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느 한 분을 롤보델로 꼽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렇다면 만약,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위해 배우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배우를 포기할 수도 있나.

“그럼요. 다만 지금은 이 일을 하는 게 인간으로서도 행복하니까요.”

혹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있었나.

“아뇨, 저는 솔직히 없어요. 저는 되게 인연을 중요시 여기는 편이라, 제 것이 아닌 것은 욕심내지 않고요. 어떤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을 믿는 편이예요(웃음). 왜냐하면 아무리 욕심을 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케이스를 너무 많이 봤고, 많이 겪었기 때문에 욕심을 과하게 낼 필요가 없더라고요.”

먼 훗날, 대중에게 신세경이 이런 배우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제가 하는 성과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정말 화려하게 빛이 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더 흘러서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 아 이 친구가 이렇게 열심히 차분차분히 오고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꾀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잘 오더니 이만큼 왔네?’ 하는 그런 느낌요.”

신세경의 최근 고민은 무엇인가.

“제가 제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온전히 컨트롤 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근데 이건 사실 제가 죽기 전까지 고민을 해도 해결이 안 될 문제기는 해요. 제가 정말 소처럼 일하길 원하는 건지, 휴식을 더 선호하는 타입인지도 모르겠거든요. 사실 그 휴식에 대해서 얘길 하자면 휴식의 기간보다는 휴식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뭔가 온전히 제 시간을 잘 누렸을 때 잘 쉬었다고 느끼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뭔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그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하면 내가 내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고 있어야 되는데 요즘 그러지 못 했구나 라는 생각이 최근에 많이 들어서, 좀 더 제가 제 자신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이번에 쉬면서 좀 가지려고 해요.”

그렇다면, 신세경을 흔드는 것은 무엇인가.

“저는 주변인이요. 확실해요. 왜냐하면, 모든 갈등이나 기쁨이나 행복이나 그 모든 원천이 다 사람들에게서 나오니까, 저는 정말 그게 너무나 중요해요. 그런 어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되게 크게 반응하는 편이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즐거운 에너지에 되게 많이 행복해하는 편이예요.”

끝으로 ‘육룡이 나르샤’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육룡이 나르샤’ 길고 긴 작품을 함께 호흡해주심에 정말 감사드리고요, 힘든 시대를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온 분이라는 한 여린 백성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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