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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세경 ①편 "이미지 변신은 부가적 선택, 작품이 우선이죠"

  • 입력 2016.04.10 08:4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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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SBS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민초의 삶을 대변한 ‘분이’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신세경을 만났다.

신세경은 올해로 27세. 1998년 서태지의 'Take 5' 포스터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2004년 故박경리 원작 장편소설 ‘토지’를 드라마로 만든 SBS 드라마 52부작 ‘토지’에서 무려 2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김현주가 분한 주인공 최서희의 아역으로 등장했다. 똘똘하면서도 매서운 눈빛을 장착한 ‘소녀’ 신세경의 등장은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을 전했고, 장장 17회까지 20%가 넘는 시청률 흥행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까지도 이 최서희는 신세경의 대표 캐릭터로 꼽힐 정도로 당시 엄청난 화제를 동반했다.

이후 신세경은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전성기를 맞는다. 이 시기, 신세경은 ‘베이글녀’의 원조 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면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나아가 SBS ‘뿌리깊은 나무’, ‘패션왕’, KBS ‘남자가 사랑할 때’, ‘아이언맨’, SBS ‘냄새를 보는 소녀’ 등을 거쳤고, 영화 ‘신데렐라’, ‘오감도’, ‘푸른소금’, ‘타짜-신의 손’ 등에 출연했는데, 신세경은 ‘하이킥’ 이후 비교적 최근까지의 작품에서 무겁고 진중한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다소 ‘어둡다’는 평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러다 2014년, 박유천과 호흡을 맞춘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다소 망가지면서도 상큼하고 발랄한 캐릭터 오초림 역으로 분했고, 그에 힘입어 배우로서의 이미지 변신에서도 나름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었는데, 신세경은 이후 또 다시 ‘육룡이 나르샤’의 ‘민초’ 분이를 택했다.

‘육룡이 나르샤’에는 김명민부터 천호진, 유아인까지 실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신세경이 유일한 여성 ‘육룡’을 맡게 됐다는 소식은 일각에서 캐스팅 논란을 불러왔지만 베일을 벗은 신세경의 분이는 이 같은 우려를 털어내고 억울한 백성 분이에서 분이대장까지의 삶을 설득력 그려냈다.

이에 지난 달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신세경과의 인터뷰를 담아본다.

작품이 사극인데다 50부작의 긴 호흡이다 보니 여름부터 겨울까지, 촬영 중에도 고생이 많았을 듯한데.

“저보다 훨씬 고생한 분들이 많으셔서 고생은 적당히만 했어요, 저는. 사실 다른 미니를 찍을 때보다 훨씬 잠도 여유 있게 잤고, 왜냐하면 분량 자체가 나눠져 있어서 보통 미니시리즈는 남녀 주인공의 분량이 90% 이상을 차지해서 수면도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그런 면에서는 체력적인 부담이 훨씬 덜 했던 것 같고, 다만 8개월 정도의 긴 시간을 긴장을 유지하고 있어야 했던 점, 아무래도 그게 좀 힘들더라고요.”

실로 긴 여정이었는데, 촬영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 분위기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너무 즐거운 현장이었어요. 어느 현장이나 사람 때문에 생기는 아주 작은 문제들이 생기고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는데 이 현장은 진짜 너무 이상할 정도로 그런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 사람 때문에 생기는 감정적인 트러블이 없어서 길고 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쪽으로 받은 스트레스가 전혀 없고 오히려 그쪽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서 배우들이 다들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나. 그건 정말 확신합니다(웃음).”

촬영 중에 가장 힘들었던 신을 꼽아본다면.

“정말로 다른 작품에 비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덜해서, 정말 너무 고생했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아주 짧게나마, 겨울에 정말 심한 한파나 몰아쳤던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문경세재 이성계의 집 마당에서 얘기하는 신을 찍었는데 정말 너무 추운 거예요. 뻥 뚫린 넓은 공간이다 보니까 바람이 엄청 불더라고요. 배우들이 왜 이성계 집을 이런 데다 지었느냐고 할 정도로 너무 추워서(웃음). 너무 추우니까 다들 입이 얼어서 대사가 안 쳐질 정도였으니까. 그게 참 속이 타요. 왜냐면 이게 어떻게 해결이 되는 게 아니니까, 한 테이크 더 간다고 해서 입이 몇 초 만에 녹는 게 아니잖아요. 그럴 때 좀 많이 힘들었어요.”

처음에 ‘분이’라는 역할을 맡고 시작했을 때, 스스로 생각한 ‘분이’와 극중 결말까지의 ‘분이’에 혹시 차이가 있진 않았나.

“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처음에 분이가 마음에 품고 시작했던 목표나 목적은 마지막까지 그대로 남아있었고 작은 흔들림도 없었기 때문에 캐릭터가 크게 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분이의 행동이 초반에 비해서 다소 소극적으로 변했을 수는 있는데 그건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초반에 거침없던 분이가 이후 다양한 인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면서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때리고 싶다고 때리고 어디 가서 불을 지르고 할 수는 없는 거죠. 근데 어쨌든 제일 중요한 건 마음에 품고 있는 목표나 목적인데 그런 것에 있어서는 작은 변화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이방원(유아인 분)과의 만남 이후 민다경(공승연 분)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다분히 쫄깃한 삼각로맨스를 기대하기도 했었다. 헌데 정말 각자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은 없었나.

“저는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사실 삼각이라고 하기에도 뭐할 정도로 그런 게 없긴 했지만(웃음). 방원과 분이의 멜로의 형태도 사실 일반적인 사랑이야기와의 모습과는 달라서 오히려 신선하고 유니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반적인 연인의 모습 이상으로 서로의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여서 더욱 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고요. 마찬가지로 그런 삼각관계에도 비슷해요. 저는 대본을 보면서, 작가님들께서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삼각관계처럼 여인들끼리의 투기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민다경도 분이는 고작 한 명의 백성일 뿐이지만 분이의 생각과 그 아이의 깊이를 알아차리고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듯이, 물론 분이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개개인의 생각을 존중하려는 그 모습을 잘 드러내고 표현하려 해주셨다는 걸 대본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다행이고, 신선하고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더불어,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정도전과 이방원의 치열한 권력싸움, 또 '육룡' 중 무사들의 성장과 화려한 액션들이 주목되면서 '분이'에게서는 유독 힘이 빠진 느낌이었다. 이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없을까.

“중요한 건 분이의 흐름만 쫓아가는 드라마는 아니라서, 뭔가 초반에 분이가 강렬하고 굵직한 느낌으로 드러났던 부분들은 사실 분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말 그대로 딱 무대에 처음 세우는, 처음 시청자들에게 공개하는 그런 부분이었기 때문에 캐릭터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기에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이후 비교적 소극적인 모습들 속에서도 오로지 분이가 혼자 빛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극 속에서 어떻게 잘 어우러지고 버무려지느냐가 더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너무나 다른 이념과 사상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잘 섞이고 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후반 정도전(김명민 분)과 이방원과의 전쟁에서 분이는 한 발짝 떨어진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뜻을 함께한 정도전이 아닌 이방원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분분했다. 그러나 결국 이방원을 선택한 것도 아니었는데.

“사실 그것도, 다만 나의 갈 길을 선택하는 것 이상으로 인간적인 감정이 섞여있기 때문에 보는 분들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분이가 정도전이든 이방원이든 정치적인 이념을 쫓아가고, 자신의 생각을 실현해야겠다,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사상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분이는 훨씬 단순하고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죠. 그냥 내가 지켜야 할 이 사람들을 지켜야겠다. 대사에도 ‘그냥 밥만 잘 먹게 해주면 세금 잘 내고 성실하게 일할 사람들’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꿈꿔오던 이상향에 가까운 국가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지닌 캐릭터가 아니라서 사실 그 둘 중에 누구를 선택했다고 말하기는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유아인과는 '패션왕'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었는데, 신세경이 생각하는 유아인은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나.

“유아인 씨는 일단 굉장히 배우다운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두려움이 없는 사람? 그래서 그런 두려움이 없는 그런 모습들이 제가 굉장히 닮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고 제가 가지고 있지 못한 모습이기도 해서,저는 사실 예전부터 유아인 씨에 대해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고, 사석에서도 유아인 씨 칭찬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 제가 유아인 씨를 칭찬할 깜냥은 되지 못하지만(웃음). 사람이 원래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 성격적인 면이나 닮고 싶은 부분들이 많아서 더 그렇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실제 신세경의 성격은 ‘분이’와 얼마나 비슷한가.

“진짜 성격은 정반대예요. 물론 사소한 몇 가지는 비슷할 수 있는데 다른 점이 훨씬 많고요. 그래서 제가 유아인 씨 성향을 부러워하듯이, 분이라는 캐릭터의 설명을 듣고 홀딱 반했던 것도 제가 갖고 싶은 면모들을 지닌 캐릭터여서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진취적이고 두려움이 없는 여성들은 많을지 몰라도, 분이처럼 이렇게 행동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분이’를 연기하면서 뭔가 짜릿했던 장면을 꼽아본다면.

“7회에서 이신적에게 추포장에 끌려가서 그 테스트를 통과하고 결국에는 ‘함주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말을 듣는, 그러면서 이신적의 목에서 제가 목각병을 꺼내는 신이 있는데 그 신을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해요. 대체적으로는 초반에 검정칠을 하고 누더기를 입고 나왔을 때 그 분이의 모습을 좋아해요. 50부작을 마무리 했을 때, 사람들이 기억하는 분이의 이미지가 딱 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후반엔 다소 힘이 빠지긴 했지만 적어도 ‘분이’는 일반적인 민폐 캐릭터를 벗어나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여성 캐릭터의 하드캐리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나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데.

“오오, 감사합니다. 되게 원하던 칭찬이에요(웃음). 그런 것 때문에 이번 작품을 하게 된 이유도 있었고요.”

극 중 분이가 반촌의 행수가 되면서 ‘뿌리깊은 나무’와의 연속성이 더욱 명확해진 작용을 했는데 분이가 반촌을 꾸릴 것이라는 것을 초반부터 알고 있었나, 드디어 그 장면을 만났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초반엔 그 정도로 아주 디테일하게는 예상을 못했는데, 어쨌든 처음에 가지고 있던 목적이 흔들릴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으니까 자기가 지킬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 단독적으로 떨어져 나올 거라는 예상은 좀 했었어요. 이후에 반촌 행수가 된다는 설정을 만났을 때는 되게 설렜죠. 되게 현명하다고 생각했어요.”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육룡이 나르샤'까지, 이번 프리퀄 시리즈에 유일하게 전 작품에 출연했는데 배우로서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작품은 어떤 작품이라고 생각하나.

“작가님들의 작품의 여성 캐릭터들은 뭔가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이기 보다는 비교적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을 지니고 있다는 게 세 작품을 함께하면서 느낀 가장 확실한 믿음 같은 거고요. 제가 참여한 작품이니까 완벽하게 객관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시청자 개개인에게 각각에 던지는 메시지가 다른 작품인 것 같아요. 스스로 담아갈 수 있는 메시지가 다른.”

그렇다면 ‘분이’가 주는 메시지는 뭘까.

“살아있다면 뭐라도 해야 되는 거니까(웃음). 주제죠 주제.”

‘분이’의 결말은 마음에 드나.

“개인적으로 분이의 입장에서는 결말에 만족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저는 당연히 분이가 난세를 겪으면서 죽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촬영을 하면서 느낀 건데 분이가 살아남아서 정말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분이가 죽었으면 뭔가 희망의 불씨가 꺼지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이후에 또 세자인 이도를 마주하면서 맺는 결말이 정말 희망을 마주하고 끝난 느낌이라 너무 뭉클하고 좋더라고요.”

‘분이’를 연기하기 전, 어떤 목표가 있었다면 촬영이 끝난 후 어느 정도 해소가 됐는지.

“정말 훌륭한 출연진과 좋은 작가님들, 제작진 분들과 함께한 작품이니까, 그런 작품 속에서 내가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그 거였고요. 뭔가 해소라기보다는 다른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촬영 중에 발견하는 저의 문제점이나 단점들을 오답노트처럼 쌓아놓고 다음에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배움, 그런 것들을 이 작품을 통해서도 또 한 번 얻어가는 거죠.”

‘분이’를 연기하면서 신경수 감독의 디렉션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내용은 무엇이었나.

“감독님은 뭔가를 콕 집어 이런 식으로 이렇게 연기해달라는 말씀보다는 같이 많은 대화를 해주셨어요. 분이가 명확하게 뭔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불을 지르든 뺨을 때리든 확실하게 자신의 결정을 표현할 때보다, 예를 들어 이방원이 민다경과 혼인을 결정했을 때라든가, 나중에 이방원과 정도전이 대립할 때라든가 그런 좀 더 세심하게 표현해야 되는 시퀀스들에서 더 많이 같이 고민을 해주시고 대화를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오히려 굵직굵직하고 확실한 신의 경우는 보여주는 모습이 명확하니까 고민할 부분이 적었는데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미묘하고 복잡하게 표현해야 되는 부분들에서는 같이 많이 생각을 해주셨죠.”

‘냄새를 보는 소녀’로 발랄한 이미지로의 변신에도 성공했는데,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다시 무거운 작품에 들어가게 되면서의 부담감은 없었나.

“저는 그동안 사실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작품에 들어갔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게 작품을 하는 목적이 되면 안 되지 않을까. 좋은 대본, 좋은 작품이고 흥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캐릭터가 상큼하고 발랄하다면 그건 부가적인 요인이지 그게 목적이 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고요. 분이도 첫 미팅에서 설명을 듣고 대본을 접했을 때 너무나 설렜고 또 기대가 많이 됐고, 정말 분이라는 캐릭터에 홀딱 반했을 정도니까, 그런 정도의 걱정은 아주 멀리 있었죠.”

그렇다면 배우 신세경은 사극이나 현대극 중 어느 쪽에 더 흥미를 느끼나.

“그것도 작품마다 다른데, 말 그대로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아요. 장르적으로도 저는 둘 다 좋아해요. 일단 최근에 사극을 끝냈으니까 사극의 장점이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자연인 신세경으로 지내는 환경에서 좀 떨어져서 정말 산골에다 데려다놓잖아요(웃음). 그리고 하고 있는 복색이라든가 어투, 저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자체가 그 인물로 빨리 체화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그런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육룡이 나르샤’에서 육룡들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저는 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얼마나 많은 여성분들이 부러우셨겠어요(웃음). 정말 오라비들이 다들 너무 잘 챙겨주셔서 진심으로 행복한 현장이었고 그 분들이 같이 호흡하는데 부족한 게 뭐가 있겠어요, 정말 만족스러웠고요. 특히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번 작품은 초반부터 누구 하나 삐걱거리는 사람이 없었고, 일단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유아인 씨와는 전작도 함께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초반에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절약됐죠. 그래서 굉장히 좋았어요.”

신세경이 생각하는 ‘육룡이 나르샤’의 명장면을 꼽아본다면.

“아.. 진짜 많은데요, 지금 생각하면 이방원과 분이가 눈싸움을 하다가 방원이 이제 놀이는 끝났다고, 어떤 ‘킬방원’의 시대를 암시하는 그런 신 있었는데, 어떤 폭풍전야 같은 상황이잖아요 사실은, 근데도 굉장히 아름답고 어릴 때 우리 둘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잘 살아 있는 신이라고 생각을 하고, 찍으면서고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댓글이나 기억에 남는 평이 있었나.

“아, 있어요. 드라마 마지막 회 끝나고 어떤 분이 올려주신 글인데 얼마나 강렬하게 남았는지 너무나 좋아서 캡처해서 가지고 있었어요. ‘분이가 민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분이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와, 되게 정확하게 보셨어요. ‘(중략) 비단 옷, 고기, 왕의 여자라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음에도 그것보다 백성을 이끄는 분이대장을 선택했죠.’ 이런 댓글이었어요. 정말 너무 감동했거든요. 이런 댓글 완전 감사합니다(웃음).”

신세경의 인터뷰는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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