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순수한 시절의 아련함이 묻어나는 영화 <순정>

  • 입력 2016.01.26 20:04
  • 기자명 남궁선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한창훈 소설가의 단편 「저 먼 과거 속의 소녀」를 원작으로 섬에서 살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각색한 영화 <순정>은 가슴 깊이 묻어놨던 '첫사랑'의 순수를 그대로 되돌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인 이은희 감독은 장편 데뷔작 <순정>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과 감성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조용히 두드린다.
  라디오 DJ ‘형준’(박용우)은 어느 날, 생방송 중에 도착한 낯익은 이름의 편지 한 통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사연을 보낸 이는 바로 23년 전 가슴 한 켠에 묻어두었던 첫사랑의 이름 ‘정수옥’(김소현). 그녀의 손글씨로 정성스레 쓰인 노트를 보며 형준은 잊고 지냈던 23년 전의 기억들을 되살리기 시작한다.  1991년, 여름방학을 맞아 ‘수옥’이 기다리고 있는 고향 섬마을에 모인 ‘범실’(도경수)과 '길자'(주다영), '개덕'(이다윗), '산돌'(연준석)은 오매불망 기다렸던 '수옥'과의 만남으로 들썩인다. 다섯이어야 오롯이 하나가 되는 이들은 함께여서 더욱 빛나는 시간들로 여름날의 추억을 쌓아간다. 그리고, ‘수옥’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범실’의 마음은 오직 ‘수옥’에게만 향해있다. 하지만 다섯명의 우정은 떠돌아 다니는 소문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는데...  
  이은희 감독은 생방송 라디오를 통해 23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두 남녀의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지극한 우정을 그린 영화 <순정>으로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1991년의 고흥과 현재의 감정을 촘촘하게 이어가는 연출력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이은희 감독은 소품과 옷차림, 맛깔 나는 대사 등으로 풋풋했던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며 당시의 올드팝과 대중가요, 디제이 멘트가 적재적소에 쓰이는 섬세한 편집을 더해 균형을 이뤄낸다.   영화 <순정>의 스크린은 싱그러운 청녹색으로 가득차있다. 순수함을 가득 담은 듯한 풍광은 스크린에 녹아들듯이 아름다움으로 물들인다.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전라남도 고흥에서의 올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린 것은 물론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미장센을 구축해 감성드라마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킨다.
  여기에, 가장 빛났던 순간에 함께 했던 다섯 친구들의 우정은 <순정>의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여름 햇빛에 까맣게 그을린 얼굴, 구수하고 귀여운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서로의 곁을 지키며 마냥 즐거워 보이는 다섯 친구들의 우정은 지금의 우리에게 아무 것도 재는 것 없이 친구가 된 순수성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으로 감수성을 풍성하게 담는다. 캔자스의 ‘Dust In the Wind’, 아하의 ‘Take On Me’, 강수지의 ‘보라빛 향기’, 김민우의 ‘사랑일 뿐이야’, 무한궤도의 ‘여름이야기’와  칼라 보노프의 ‘The Water is Wide’는 순수했던 시절의 아련한 추억마저 담아낸다.
  영화는 순수했던 시절을 거쳐 아픔을 겪으며 성숙해지고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여정을 담은 것처럼 '그렇게 어른이 된다'라는 인생의 묘미마저 담아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23년 전 첫사랑의 목소리’를 통해 전개되는 스토리에 2인 1역 캐스팅으로 학창시절을 연기하는 다섯 배우들의 준수한 연기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영화 <순정>은 2월 2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