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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리는 희망의 노래로 가슴을 울리는 영화 <오빠생각>

  • 입력 2016.01.06 21:39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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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한국전쟁 당시 격전의 전장과 군 병원 등지에서 위문공연으로 시작해 휴전 직후 미국 전역, 60년대에는 일본, 동남아, 유럽까지 순회공연을 이어갔던 해군 어린이 합창단의 실화가 영화 <오빠생각>으로 스크린에 되살아난다. 2011년 반항아 완득이와 동주 선생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완득이>, 2014년 한 소녀의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담아낸 <우아한 거짓말>로 진한 여운을 남겼던 이한 감독은 전쟁 한가운데 노래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기적의 순간을 만든 한 군인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스한 시선과 깊은 감성으로 그려낸 <오빠생각>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린다.
   전쟁으로 소중한 가족도, 지켜야 할 동료도 모두 잃은 군인 한상렬(임시완). 우연히 전출 명령을 받아 머물게 된 부대 내에서 부모를 잃고 홀로 남은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된 그는 자원봉사자 선생님 박주미(고아성)와 함께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어 노래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아버지마저 잃고 동생 순이와 단둘이 전쟁 한가운데 남은 14살 동구(정준원)와 오빠만 곁에 있으면 그 무엇도 두려울 것 없는 9살 순이(이레)는 부모를 모두 여의고, 전쟁터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빈민촌 대장 '갈고리'(이희준)의 휘하에서 갖은 고생을 하며 살아간다. 어린이 합창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은 '갈고리'는 은밀한 목적을 가지고 동구와 순이와 다른 아이들을 부대로 보낸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영화다. 전쟁터 한가운데 실재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소재로 한 만큼 아이들 본연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는 진성의 창법으로 완성된 합창곡들은 4개월여에 걸친 선발과 연습 과정으로 오로지 <오빠생각>을 통해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의 노래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실제 1950년대에 많이 불린 노래들 중 향수, 고향, 그리움의 감정을 담아낸 곡 중심으로 선정해 ‘오빠생각’을 비롯해 ‘고향의 봄’, ‘나물캐는 처녀’ 등 우리 곡과 더불어 외국곡에서 시작한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 ‘목장길 따라(Stodola Pumpa)’ 등이 30명 어린이 합창단의 앙상블로 새롭게 재탄생되었다. 
  여기에 모든 것을 잃고 전쟁터 한복판으로 내몰린 모두에게 깊은 위로가 되는 ‘고향의 봄’, ‘오빠생각’의 합창 버전과 동구, 순이의 사연과 감정이 더해진 솔로 버전은 우리 노래만이 전할 수 있는 큰 감동과 공감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아련하게 녹아든다.
  영화 <오빠생각>은 세 가지 인간군상으로 당시의 모습을 그린다. 전쟁에 참전해 전쟁의 참상을 떨쳐낼 수 없는 한상렬, 전쟁으로 인해 몸이 망가져서 오로지 살아갈 생각으로 악독해지는 '갈고리',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으로 부모를 잃은 동구와 순이 남매를 통해서 전쟁에서 살아남고,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군상을 그린다.
   특히 영화는 전쟁통에서 살아남으려는 생존욕구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주는 인물 '갈고리'를 통해 전쟁의 잔인한 면모를 부각시킨다. 하지만 '갈고리'는 부모잃은 아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할 지언정 아직은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실낱같은 약한 숨줄을 쥐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초점이 되어야하는 인물이 명확히 부각되지 못하고 관객들의 감정이입도 오락가락한다. 세 인물간의 편집점이 빈번하게 교차되고, 아이들의 합창으로 영화의 분위기가 상쇄되는 듯 하다가도 감동의 순간도 느낄 겨를도 없이 극의 편집은 전환되고 관객들은 눈물도 흘릴 겨를도 없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좀 덜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영화는 감정을 겪었던 세대에게는 가슴 시린 감동을 전달하고, 전쟁을 겪지 않았더라도 아이들의 순수하고 청아한 노래 소리로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관객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리는 희망의 노래로 가슴을 울리는 영화 <오빠생각>은 1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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