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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을 복싱으로 승화시키는 영화 <사우스포>

  • 입력 2015.11.17 23:47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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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로 데뷔해 홍콩 느와르 액션을 할리우드 스타일로 재창조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후 <트레이닝 데이>, <태양의 눈물>, <백악관 최후의 날>, <더 이퀼라이저> 등의 작품들에서 현란하면서 강렬한 장면들을 선보여 액션 연출에 강한 감독임을 입증한 안톤 후쿠아 감독의 <사우스포>(원제: Southpaw)는 한 순간에 챔피언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한 복싱선수의 희망과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생애 가장 어려운 시합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43승 0패의 무패 신화를 달리고 있는 라이트 헤비급 복싱 세계챔피언 빌리 호프(제이크 질렌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호화로운 삶을 누리던 그는 어느 날 한 순간의 실수로 아름다운 아내 모린(레이첼 맥아덤즈)을 잃고 만다. 예상치 못한 비극에 믿었던 매니저와 친구들마저 떠나버리고, 자책과 절망 속에 살아가던 그는 결국 하나뿐인 딸 레일라(우나 로렌스)의 양육권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제 남은 것이라곤 두 주먹뿐인 그가 찾아간 곳은 다 무너져가는 동네 체육관에서 아마추어 복서들을 가르치는 은퇴한 복싱 선수 '틱’(포레스트 휘태커). 틱은 분노로 가득찬 빌리에게 스스로를 보호하는 싸움법과 왼손잡이 펀치, ‘사우스포’를 가르친다. 이제 빌리는 딸을 되찾고 자랑스러운 아빠로 거듭나기 위해 생애 가장 어려운 시합에 올라서기로 결심한다. 
    영화 <사우스포>는 기존 복싱 영화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 낸다. 승리만을 위한 경기가 아니라 부성애가 바탕이 된 연민과 따뜻한 감성을 담아낸 <사우스포>는 한 남자의 내면적인 성장과정에 집중한다. 빌리는 상대 선수에게 맞을수록 분노에 사로잡혀 강한 힘을 뿜어내는 복싱 스타일로 부와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가 가졌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버린 이후, 자신의 분노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복싱 스타일에서 방어를 강조하는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이제껏 쌓아온 모든 기술을 바꾸면서까지 노력하는 한 남자의 휴먼 성장 드라마는 새롭고 신선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성공이 머물던 때 빌리 주변에는 돈 많고 힘있는 매니저 조단(50센트)과 유명한 트레이너가 빌리를 추켜세웠지만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빌리는 딸과도 헤어지게 되고 어디 하나 의지할 곳이 없어지지만 벼랑 끝의 빌리 호프를 이끌어주는 최고의 멘토 틱과 딸 레일라와 빌리를 이어주는 따뜻한 보육교사 안젤라(나오미 해리스)는 빌리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고 분노에서 이겨내기를 응원한다.
   영화는 가슴 뭉클한 부성애와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을 가지고 묵묵히 이겨낸 한 복서의 영웅담과도 같다. 특히  빌리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치고 실제 복서의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기울인 제이크 질렌할은 연기의 정점을 찍은 듯, 정신적인 내면 연기와 육체의 한계를 끌어올리는 절정의 연기력을 선사한다.
  <사우스포>에서 눈여겨 봐야할 복싱 경기 장면은 HBO 복싱 채널의 전설적인 복싱 해설자 짐 램플리(Jim Lampley)를 비롯해, 카메라 감독인 토드 팔라디노(Todd Palladino), 복싱 심판 등의 스탭을 참여시켜 경기장면의 리얼함을 배가시켰다. 또한 배우로 <사우스포>에 참여하려 했던 에미넴은 OST의 수석 프로듀서로 참여, 영화의 스토리만큼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반영해 복싱의 화려함과 숨겨진 어두운 이면들을 OST에 담아냈다.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복싱 시합에서 빌리가 쏟아 내는 증오, 분노, 복수의 열기는 '복싱'을 통해서 완벽하게 승화된다. 제이크 질렌할의 절정의 연기, 그리고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을 복싱으로 승화시키는 영화 <사우스포>는 12월 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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