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구혜선 감독의 참신한 시도, 영화 <복숭아 나무>

  • 입력 2012.10.28 17:58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샴쌍둥이의 단면을 그린 구혜선 감독의 영화 <복숭아 나무>는 참신하다. 주인공 캐릭터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샴쌍둥이라서 그럴까?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인격이 있다는 설정은 감독으로서 어려운 선택을 한 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형제 상현(조승우)와 동현(류덕환)은 특별한 쌍둥이 형제이다. 아버지의 보살핌 아래 바깥세상을 모른 채로 30년을 어두운 집 안에서 숨어 지내며 살아왔다. 하지만 순종적인 성격의 형 상현과는 달리 숨어 지내는 생활이 불만인 동생 동현은 남몰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연습을 하며 소설가가 되기를 꿈꾼다. 형제의 아버지는 이런 동현을 위해 우연히 알게 된 삽화가 승아(남상미)에게 아들을 도와 함께 책을 만들어 줄 것을 간청한다.
  <복숭아 나무>는 현대인들의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이다. 정면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동안의 '쉼표'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영화는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런 인생도 있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잠깐동안 숨을 고르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형인 상현으로 '그림자' 연기를 펼친 조승우는 슬픔과 비밀을 담은 눈빛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조일 정도로 슬픔을 담고 있고, 세상과 소통하며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동생 동현을 연기한 류덕환은 자신만의 슬픔으로 가득차 언제나 함께 하는 형의 괴로움을 알지 못한다. 동현을 돕고 있는 승아는 너무 순진해서 현대인들이 잊고 있는 순수함마저 깨닫게 해준다. 
  동현이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이 더해 갈 수록 형인 상현은 더욱 조용해지고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리고 동생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연기자 출신으로 두 번째 장편 영화를 공개한 구혜선 감독의 시도는 새롭다. 하지만 이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서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지는 알 수 없다. 이 세상 그 어떤 형제의 이야기보다 슬픈 쌍둥이의 삶을 담고 있는 <복숭아 나무>는 10월 31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