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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 원작의 섬세한 감정을 담다

  • 입력 2012.10.09 00:03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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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이 <용의자 X>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그의 또 다른 소설 [백야행]과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그리고 노나미 아사의 [얼어붙은 송곳니]도 원작의 치밀함과 재미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영화로 제작된 바 있다.
  인기있는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원작 팬의 욕구와 영화 팬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영상으로 옮겨졌지만 방대한 양의 소설 내용을 치밀하지 못하게 각색하거나 이야기 흐름의 연출이 어색하면 원작과 영화의 팬들에게 외면을 받기가 쉽다.
  하지만, 방은진 감독의 영화 <용의자 X>는 영리했다. 원작에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물리학자 캐릭터를 과감히 없애고, 수학천재(류승범)와 그의 동창이기도 한 형사(조진웅), 그리고 모든 사건의 발단인 옆집 여성(이요원)으로 캐릭터를 정하면서 세 인물의 감정선을 차분하게 그려냈다. 영화 <용의자 X>는 원작에서는 전면적으로 부각하지 않았던 수학천재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용의자 X>는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가랑비에 바짓자락이 젖듯이 서서히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이미 원작에 충실한 일본영화가 있기에 똑같은 영화를 만들지 않고, 과감한 각색으로 오히려 원작에서 놓칠 뻔했던 주요 인물인 수학천재 석고의 감정이 세심하게 영화에 녹아있다.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옆집 여자 화선과 그녀의 조카, 그리고 그에게 인사말을 건내는 그녀들을 위해 '헌신'하는 수학천재 석고의 진심을 다한 알리바이는 모든 것을 되풀이해도 그녀들에게 하나의 해도 가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세상을 다시 살게 해준 그녀들을 위해 자신의 인생마저도 '헌신'하는 석고는 말로는 표현하지 않는 무거운 진심을 담아 그녀들을 지켜준다.
  류승범이 연기한 수학천재이자 용의자 X의 캐릭터가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에 관객들은 영화의 종반부에 이르러 그의 진심을 마주했을 때 마음속으로 하나의 떨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인간의 진심을 표현하는 일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하며, 사랑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 것인지...라는 가슴먹먹한 떨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타인을 위해 헌신을 다하는 한 수학천재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담은 영화 <용의자 X>는 10월 18일 전국의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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