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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와 애증의 파국, 영화 <위험한 관계>

  • 입력 2012.10.02 23:49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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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위험한 관계』는 1959년 ‘로제 바딤’ 감독에 의해 동명의 타이틀로 최초로 영화화된 이후, 1988년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 1989년 ‘밀로스 포만’ 감독의 <발몽>으로 영화화되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위험한 관계>에서는 글렌 클로즈, 존 말코비치, 아네트 베닝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탄탄한 원작 스토리에 힘을 실으며 전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한차례 원작소설이 영화화된 바 있지만, 이 아름답고 매혹적인 연애심리소설은 허진호 감독에 의해서 다시 영화화되었다. 시대를 달리하고, 배우를 달리한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는 아슬아슬한 삼각관계의 파국을 보여준다.
  <위험한 관계>는 1930년대 상하이라는 독특한 시대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동양의 파리’, '상하이의 황금시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국제도시’라고 불렸던 이 시대의 상하이 상류층은 서구의 새로운 문화와 동양의 전통을 혼합한 독특한 양식의 소비 행태를 보였다. 제작진은 '20세기 초 아시아의 대표적인 모던 도시'를 표현해내기 위해 철저한 고증과 치밀한 프리 프로덕션을 진행했다. 
  당시의 문화가 가장 집약된 번화가가 황푸 강변의 와이탄이라는 고증에 맞춰 셰이판(장동건)과 모지에위(장백지)의 집도 와이탄에 위치하는 것으로 설정하는 등 당시 문화의 완벽한 재현을 했고, 뚜펀위(장쯔이)에 대한 셰이판의 유혹이 시작되는 곳 ‘루이쉐 저택’은 남경시 까오춘 현에 지은 세트로 약 4개월에 걸쳐 2천만 위안(한화 35억 원)이 투입되었다. 콘크리트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 정원, 실내 수영장, 뚜펀위와 셰이판의 키스신이 연출되는 유리 정원까지, 실제 대저택을 능가할 정도로 완벽한 건축물을 재현해 냈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루이쉐 저택’의 드넓은 정원과 호화로운 유리 정원을 통해 화려함과 스케일을 더했고, 극도로 화려한 방의 모습을 통해 당시 상하이 최상류층의 사치스럽고 퇴폐적인 삶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영화는 이미지에 많은 공을 들였다. 대규모 저택과 200벌이 넘는 화려한 의상들은 당시 상류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이 많은 노력을 투입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지만큼 원작소설의 백미인 연애심리면에서는 어떨까? 
  상하이 최고 바람둥이 셰이판의 연애놀음은 능글능글하게 상대를 농락하고, 진정한 사랑을 모른 채 모든 중상모략을 만들어내는 모지에위는 알쏭달쏭한 위치를 고수하고, 다시 한번 사랑에 도전하여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는 뚜펀위는 지고지순 순수하기만하다.
  대부분의 중국어 대사를 소화한 장동건은 놀랍고, 장쯔이 헌신적인 사랑은 눈물겹고, 질투에 불타는 장백지는 정말 질투를 하는지 아리송하다. 1988년 스티븐 프리어스의 <위험한 관계>에서 장백지와 같은 역할을 맡은 글렌 클로즈의 파랗게 불꽃이 일어날만큼 분노하는 장면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알 수 없는 심리상태를 가진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일이 관객들에게 어떤 느낌을 전달해줄지가 미지수인 영화 <위험한 관계>는 4일 개막하는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10월 11일 정식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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