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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메세지가 생생한 영화 <피에타>

  • 입력 2012.09.09 21:21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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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불편하다. 감독의 영화는 모른채 외면하며 눈감고 있던 사실을 눈 앞에 직설적으로 들이미는 것 같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너무 사실적이기 때문에 관객의 외면을 받지만 감독의 일관된 주제는 우리들 마음 속에 씁쓸한 사실을 일깨우곤 한다.

  ‘자비를 베푸소서’의 뜻을 지닌 <피에타>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남자 ,‘강도 (이정진)’에게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불쑥 찾아 온다. 여자의 정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며 혼란을 겪는 강도는 태어나 처음 자신을 찾아온 그녀에게 무섭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는 사라지고, 곧이어 그와 그녀 사이의 잔인한 비밀이 드러난다.
 
  피붙이 하나 없이 외롭게 자라온 악마 같은 남자 '강도', 그리고 잔인한 비밀을 숨기고 그에게 다가가는 '여자'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사연을 가지고 있고, 관객은 영화속 두 인물이 과연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해서 고민한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환타지를 보기 위해 극장을 방문하기에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는다. 감독의 영화는 일관되게 현실의 잔인함과 포악성을 주저 않고 영화에서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피에타>의 두 인물을 통해 우리는 지금의 세상이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임을 알고, '돈'의 노예가 되고, '돈'에 이끌려 가고, 결국 '돈'과 함께 인생을 마무리함을 알게 된다. '노자돈'이라는 명분으로 죽어서까지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토록 세상은 슬프도록 잔인한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김기덕 감독은 잔인한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도 한발자국 돌아가거나 옆길로 들어서면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인간군상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씁쓸한 뒷맛과 우울함이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의 가슴을 따끔따끔하게 만든다. 영화 <피에타>에는 이미지만 잔뜩 풀어내는 어떤 영화보다 감독이 전달하는 메세지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피에타>는 관객들에게 소소한 질문을 던진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용서를 구하고 얼마나 용서를 해야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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