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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의 칸 영화제 진출작 <돈의 맛>

  • 입력 2012.05.16 00:01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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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수 감독의 신작, <돈의 맛>은 노골적이다. 하지만 노골적인만큼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또한 화려하지만 허무한 외양에 집착한 인물들의 심리는 온데간데 없고, 스타일과 겉모습만이 뇌리에 남는다. 

 400여평 규모의 대저택 세트, 그 저택안에 빼곡히 들어찬 유명 예술작품들, 유명 브랜드의 의상들, 그리고 은행이 보유한 현금만큼 쌓아놓은 돈다발이 있는 '돈의 방' 등은 이 영화가 대한민국 0.01% 상류층을 보여주기 위해 시각적으로 장치한 주요 장치이자 중요 세트이다.
  영화는 돈의 노예가 되어 돈의 맛에 중독되어 가는 천민 자본주의를 묘사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주영작'과 '윤나미'라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와의 괴리 탓에 정작 관객들에게 현실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돈의 맛에 중독되지 않으려는 젊은 남자와 돈에 길들여있지만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젊은 여인.
이와는 대조적으로 돈의 맛에 중독되어 그 사실이 모욕임을 깨달은 나이든 남자, 윤회장과 돈의 맛에 중독되어 그 맛이 충족되지 않으면 삶의 의미를 알 수 없게 된 나이든 여인, 백금옥. 
마지막 사랑을 위해 돈의 맛을 버리기로 하지만 결국 돈의 노예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윤회장은 귀신처럼 돈에 달라붙은 모욕을 떨치지 못하고 스스로 비극적인 최후를 선택한다.
영화는 돈의 맛과 권력에 중독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주요 인물 캐릭터들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외양에 치우친 나머지 정확히 어떤 메세지를 전달해주려고 하는지 의문스럽다. 문제의식은 충분하지만 관객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해줄지는 의문이다.
<하녀>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후로 두번째로 경쟁부문에 연속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은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진실과 인간 본연의 섹스와 돈에 대한 욕망, 사랑, 증오 등을 영화에 그려냈다.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선보이기 전인 5월 17일 정식으로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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