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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다아, '장원영 언니' 스스로 깬 '맑눈광' 백하린

  • 입력 2024.03.30 04:25
  • 수정 2024.03.30 15:4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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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화제의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의 최강 빌런 백하연으로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장다아를 인터뷰로 만났다.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은 달꼬냑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백연여고 2학년 5반 학생들이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F등급)를 뽑는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다뤘다. 게임이라는 정당성을 핑계로 같은 반 학우들끼리 정해진 계급을 인정하고 폭력을 자행하며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가 뒤섞인 사회 축소판으로 호평받았다.

그중 장다아는 피라미드의 꼭짓점이자 게임의 설계자 백하린을 연기했다. 애초 장다아의 출연 소식이 알려졌을 때 장원영 언니' 데뷔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는데, 같은 이유로 동생 버프냐는 우려도 존재했다. 장다아는 장원영은 물론 극 중 피라미드 게임을 부순 키맨 성수지를 연기한 김지연(보나)과도 같은 소속사여서 여러모로 입방아에 오르기엔 딱 좋은(?) 조건이었다.

그러나 피라미드 게임이 공개된 후 장다아는 우려의 시선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사이코패스 성향의 백하린에 도전해 처음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최고 갈등을 책임지며 작품의 흥행을 견인했다.

지난 28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도 장원영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장다아의 답변은 상당히 명쾌했다. “우리는 현실 자매라는 것. “서로 일에 관해서는 딱히 조언도 관여도 하지 않는다. 그냥 서로 응원하는 정도라고. 더불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알려진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거기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연기에만 집중하려 했다.”라며 단단한 심지를 보이기도 했다.

학창시절엔 무용을 전공했다. 서울예고(한국무용 전공)를 거쳐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입학했는데, 중학교 때부터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보며 공효진의 연기에 흠뻑 빠져 연기를 따라하며 차츰 배우의 꿈을 키웠고, 대학교 진학 후 본격 연기를 준비해 피라미드 게임오디션에 참여했다고 한다.

다만, ‘장원영 언니라는 수식어를 비롯해 첫 작품의 주인공을 맡게 되면서 부담은 지울 수 없었다. 장다아는 기분 좋은 부담이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연기로 답하고 싶었다. 캐스팅 이후 한 달 반 동안 치열하게 집착하는 수준으로 백하린을 공부했다. 촬영 중에도 항상 감독님과 상의하며 백하린의 감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자신의 계획이 하나둘 틀어질 때면 분노를 누르느냐 눈 밑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장면의 댓글에 마그네슘 부족이냐’, ‘맑눈광(맑은 눈의 광기) 언니는 피해야 한다등의 글이 기억에 남는다며 실은 맑은 눈 속 공허한 광기가 보인다라는 식의 반응을 원했는데 실제로 그런 이야기가 있어 정말 감사했다. 정말 큰 원동력이 됐고, 백하린은 비언어적인 표현을 많이 해야 했다. 대사가 없을 때도 표정이나 몸짓, 손짓 등의 표현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밝혔다.

피라미드 게임은 학교 폭력을 다룬 만큼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완벽한 가해자를 연기한 탓에 마음이 불편했다는 그는 촬영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다. 감정적으로 공격할 땐 정말 무섭고 악랄했다고 생각한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특히 백하린은 재벌가 손녀 설정에 흡연자여서 고급 지포 라이터를 사용하는데, 이 사용법부터 낯설어 소품 팀에서 먼저 라이터를 빌려와 집에서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연습했다고 한다. 실제 흡연자들이 보기에 터무니없게 보일까 봐 걱정이었다는 것. 또한, 장면마다 여러 버전을 준비해 감독과 상의할 정도로 첫 연기에 공을 들였다.

피라미드 게임은 원작의 큰 메시지는 가져오면서도 상당 부분 각색을 거쳤는데, 사건 진행 중 에피소드의 변주는 상당한 호평을 받았으나 백하린 캐릭터의 설정은 완전히 틀어졌다. 그 때문에 유독 F로 명자은을 고집한 이유에 다소 힘이 빠지면서 원작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원작과의 공통점이라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워낙 다른 인물이지만 1부터 10까지 계획을 짜서 실행하는 모습은 실제 본인과도 상당히 비슷하다고.

장다아는 하린이는 이중적인 캐릭터여서 빌드업이 필요했다. 처음엔 다정한 듯하지만, 이후에 본격 얼굴을 드러내는데 기존 악역을 참고하기보다 내 모습에서 찾으려 했다. 캐릭터와 맞지 않는 묘한 이질감이 드는 걸 경계했다.”라며 백하린의 사이코패스 같은 면이 순간의 감정으로 보였으면 했다. 그걸 오버해서 표현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절제와 여유를 가지려 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흥미로웠고, ‘도망쳐, 지금이야같은 대사를 할 때는 나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 백하린 덕에 나의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다만, 애초 백하린을 연기할 때는 원래 사이코패스는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보육원 시절 보고 자란 것들과 처한 환경이 지금의 백하린을 만든 게 아닌가 싶었다. 내가 그 시간을 살아온 것처럼 촬영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원작과 설정은 달라졌으나 그 또한 흥미로웠다며 본인에게 마땅한 최후라고 생각한다. 어떤 배경이 있든 (폭력이) 합리화될 순 없다. 캐릭터가 축소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드라마에서) 백하린이 정신병동에 홀로 남겨지는데 그에 어울리는 결말인 것 같았다. 처음과 끝이 연결되며 이어지는 연출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피라미드 게임속 게임을 실제로 따라 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장다아는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미성숙한 태도를 지닌 학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어른들의 지도 편달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워낙 데뷔작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인 만큼 신인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겠냐는 물음도 있었다. 장다아는 손사래를 치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첫 작품에서 상을 받기엔 과분하다.”라면서도 기회가 온다면 너무나 영광일 것 같다.”라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요즘 MZ의 솔직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순간이었다.

끝으로 장다아는 다음이 예상 안 되는 배우, ‘대체할 수 없는 배우그런 타이틀을 얻으면 좋겠다.”라며 감정을 그대로 표현해내는 게 연기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가치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미흡하거나 과해서 연기가 억지스럽지 않도록 계속해서 경계하고 노력하겠다. 조금 더 몸 연기가 유연하면 좋겠고, 이번에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서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피라미드 게임은 총 10부작으로, 지난 21일 종영했다. 티빙에서 전편을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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