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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봉준호 감독, '기생충' 금의환향..오스카 캠페인부터 한국영화 전망까지
이은진  |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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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9  1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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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봉준호 감독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사진=박병철 기자] 마침내 오스카 정상에 오른 영화 ‘기생충’이 돌아왔다.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은 반 지하방에 살고 있는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친구의 소개로 박사장(이선균 분)네 과외선생으로 들어가면서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이다. 빈부를 단순히 선와 악으로 풀어내지 않고 봉준고 감독 특유의 ‘삑사리’ 기법을 통해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갖춘 영화적 문법으로 풀어낸 방식이 탁월했다는 세계 영화 평론가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차지했다.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와 더불어 보수적인 미국 영화 시장에까지 새 역사를 쓴 순간이었다. 특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석권한 영화는 1946년 '잃어버린 주말', 1956년 '마티'에 이어 '기생충'이 세 번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영어권 영화가 차지한 것은 ‘기생충’이 최초다. 세계는 ‘기생충’에 주목했고 봉준호 감독은 물론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까지 현지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경사를 맞고 있다.

이에 영화 ‘기생충’ 측은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서울 웨스틴조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세계 언론과 만났다. 이 행사에는 로이터, BBC, CNN 등 250개 국내외 언론의 500여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한진원 작가,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이 참석했다. 사회는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고 최우식은 영화 촬영스케줄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사진=영화 '기생충'팀

봉준호 감독은 먼저 “영화 제작발표회를 한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데 그만큼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마침내 다시 여기에 오게 돼서 굉장히 기쁘다. 기분이 묘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봉준호 감독과 함께 ‘기생충’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한 송강호의 소감 역시 남달랐다. 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고 봉준호 감독님과 작년 8월부터 한 6개월 영광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에 한국영화를 선보이고 다시 인사하게 돼서 너무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곽신애 대표는 “성원과 응원 감사하다. 처음 가서 무려 작품상을 받았는데 이 작품에 참여한 모든 분에게 영광과 기쁨이 되는 상이라 기뻤다”고 밝혔다.

극 중 박사장네 부부로 출연한 이선균과 조여정의 소감도 있었다. 이선균은 “아직도 꿈만 같다. 한국에서 진심으로 응원해준 분들과 영광을 함께 누리고 싶다”고 전했고, 조여정은 “영화를 만들면 보통 만든 우리끼리 만족하고 끝나는 것 같은데 온 국민이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니까 큰 일을 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사장네 집사로 출연해 극의 반전의 시작을 알린 이정은은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그 과정속에서 일단 작품을 열심히 만들어주신 것을 많은 분들이 좋게 생각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고, 그녀의 후임으로 들어와 사건에 휘말렸던 기택의 아내를 연기한 장혜진은 “결과가 좋아서 너무 감사한 일이고 처음에 이렇게 크게 될 줄 모르고, 알았으면 더열심히 할 걸 그랬다.”고 너스레를 보태며 “송강호 선배님과 감독님이 얼마나 열심히 하셨는지 가서 보고 듣고 너무 미안한 마음도 컸었고 두 분이 계시기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송강호
   
▲사진=이선균
   
▲사진=조여정

제작진의 남다른 소회도 있었다. 이하준 미술감독은 “저희 스태프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거의 없다. 제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같이 고생하는 아티스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을 받으면서 거장들 앞에서 수상소감을 손을 떨면서 얘기했다. 속으로 '이 상이 잘해서 주는 게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주는 상'이라는 의미를 새겼다. 저만의 숙제를 안고 와서 뿌듯했다.”고 전했고, 양진모 편집감독 역시 “이런 스포트라이트가 신기하다.”며 “진행하는 박경림 씨와 처음 영화 시작할 때 같이 영화 작업을 했다. 거의 십몇 년이 흘러서 이 자리에서 만난 게 비현실적인 것 같다. 이런 날이 오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저희는 항상 영화 뒤에서 묵묵히 일을 하는 스태프다. 여러 스태프의 노력이 이 자리를 만들어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오스카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아카데미는 시상식 전까지 8천여 명의 심사위원의 투표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1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후보에 오른 모든 영화가 오스카 캠페인을 한다. 네온이라는 미국 배급사가 중소배급사인데, 저희는 열정으로 게릴라전을 했다. 저나 송강호 씨가 코피를 흘릴 일이 많았다는 말이다. 인터뷰를 600회 이상, 관객과의 대화를 100회 이상 했다. 저희는 아이디어와 팀워크로 열심히 했고, 한때 그런 생각도 했다. 후보에 오른 다른 감독들이 많은 시간, 예산을 들여서 캠페인을 하는 게 낯설기도 했는데 이런 식으로 작품을 깊이 있고 밀도 있게 검증하고 점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사진=장혜진
   
▲사진=이정은
   
▲사진=박소담

영화 ‘기생충’의 선전으로 특히 미국에서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이 재조명 되고 그의 작품이 드라마화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화 ‘설국열차’는 드라마로 제작돼 5월 미국 TBS와 넷플릭스에서 방영을 앞두고 있고, 영화 ‘기생충’ 역시 드라마로 제작된다.

그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드라마 리메이크는) 영화 '빅쇼트'의 아담 맥케이 감독이 작가로 참여한다. 더 깊게 파고들 것 같다.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명칭을 쓰더라. 다작이 아닌 HBO '체르노빌' 시리즈처럼 높은 밀도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저와 아담 맥케이 감독이 구조를 논의하는 시작 단계”라며 “'설국열차' 드라마가 2014년경에 준비했던 건데 이제 공개된다. '기생충'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본다. 아담 맥케이 감독, HBO와 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카 캠페인을 통해 특유의 직설화법과 유쾌한 입담을 뽑낸 봉준호 감독에게는 전 세계 팬덤 '봉하이브'가 생겼을 정도다. 그 이유에 대해 이정은은 “동시대 문제를 재미있고 심도있게 전달하고 스토리 전개를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특히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도 화제가 됐다. 각국의 트렌드와 문화가 반영된 간결하면서도 센스 있는 자막은 영화 관람에 큰 도움이 되는 법. 봉준호 감독은 자막 작업에 대해 “자막은 평소 하던 대로 했다.”며 “달시 파켓과 서로 일을 해온 패턴이 있다. 그는 한국말을 잘하는 미국인이고 그 부인은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이다. 그런 면에서 호흡이 되게 좋다. '살인의 추억'에서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인류 최대의 난제를 해결한 분”이라며 번역가 달시 파켓에 높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는 이제 한국영화에 주목하고 있다. 5천만 인구의 한국에서 천만 영화가 속출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영화 관람은 일상이 되었고, 그에 발맞춰 마블은 전 세계 최초로 한국 개봉을 시도해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비대해질수록 거대 배급사에 쏠린 투자와 스크린 독과점 등은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위축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그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해외에서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국 영화 산업 특유의 활기가 뭔지, 반면 우려되는 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한국 영화는 20여 년간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걸 하기에는 어려워지는 경향, 독립영화와 산업영화가 평행선을 이루는 부분이 안타깝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2000년대 초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을 찍을 때는 좋은 의미에서의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활력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며 “홍콩영화가 한국에서 어떻게 쇠퇴했는지를 보면 그런 길을 가지 않기 위해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고 그런 것을 산업이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나오는 훌륭한 독립영화를 보면 많은 재능이 꽃피고 있기 때문에 산업과의 좋은 충돌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봉준호 감독은 “작년 5월, 칸부터 오스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영화사로 기억될 수도 있지만 사실 영화 자체가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영화 ‘기생충’으로 이룬 업적보다 영화 자체가 남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해 눈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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