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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인터뷰] 배우 백성현, '보이스'+장혁 "연기하는 재미 새롭게 알게 돼."

  • 입력 2017.03.27 04:0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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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심대식 형사 역할을 맡아 장혁과 남다른 브로맨스 케미를 선보인 동시에 극중 최고의 반전을 보여준 배우 백성현을 만났다.

백성현은 지난 1994년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로 데뷔했다. 2003년에는 배우 권상우의 아역으로 출연한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출연한 배우 박신혜와 호흡을 맞췄고 두 아역배우는 이 작품으로 동시에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백성현은 2015년 MBC 드라마 ‘화정’, JTBC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를 통해 본격 성인배우로서의 탈바꿈에 성공했고 2016년 SBS 드라마 ‘닥터스’로는 배우 이성경과의 로맨스에 힘입어 드디어 아역 꼬리표를 떼고 ‘배우’라는 타이틀을 굳히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이어 이번 ‘보이스’로는 형사조직 내 끄나풀, 일명 빨대 꽂힌 ‘빨대식’ 심대식 형사를 연기하면서 최근 핫 트렌드인 장르물에서도 통하는 배우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그런 백성현에게는 만 28세에까지 따라붙는 아역이라는 지긋지긋한 꼬리표만큼이나 연기를 잘한다는 호평이 반자동적으로 따라다닌다. 오죽하면 시청자들은 최근의 백성현을 두고 “이제 좀 뜨자”, “인물도 좋고 연기도 잘하는데 참 안 뜬다”, “인생작 만날 때 됐다” 등의 의견을 주로 표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기도 한다. 그런 그가 드디어 터닝 포인트를 만난 걸까. 햇수로 23년차 배우 백성현이 드라마 ‘보이스’의 성공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핫한 모양새다.

드라마 ‘보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백성현의 이야기를 영상 인터뷰와 함께 만나보자.

아역에서부터 시작한 나. 배우로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셨고, 인터뷰할 때마다 매번 빠지지 않는 질문이기도 해요. ‘아역 꼬리표’에 대해서 그 이미지를 벗어나기가 힘들지 않느냐, 짐이 되지 않느냐고들 하시는데, 어차피 그것도 저의 지나온 인생이기 때문에 제가 그걸로 고민을 하고 그걸 벗어던지려고 해봤자 될 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저는 좋은 점으로 생각하자면, 확실히 어려서부터, 기초부터 해왔기 때문에 야구로 치자면 타석에 서는 것까지는 잘 배웠다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그 이후에, 거기에 더해서 저만의 연기나 색깔을 찾는 것이 굉장히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배우로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좀 오래 걸렸다고 생각을 하고요.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많이 말씀하시는 아역 꼬리표와 비슷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은 들어요. 근데 제 개인적으로는 그보다는 그냥 슬럼프하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긴 해요. 근데 또 그런 말씀들도 많이 하시잖아요. 남자배우는 30대부터라고. 20대 때는 정말 이리 깨지고 저리 깨지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들이받으면서 연기를 해봐야 유연함이 생기는 것 같다, 그 말씀이 정말 맞다고 생각을 하고요. 물론 똑똑한 배우들은 그걸 빨리 극복하긴 하지만 저는 좀 둔한 스타일이거든요(웃음). 정말 뼈가 으스러질 때까지 들이받아본 것 같고요. 이제는 조금 더 많이 열린 것 같아요. 이번에 장혁 형님과도 그런 얘길 많이 했는데, 배우는 계산을 많이 하면서도 계산하지 않는 배우가 진짜 훌륭한 배우다, 라는 얘기였거든요. 이제는 그런 연기에 대해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이제 단순히 기술적이거나 분석을 넘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뭔가 비슷한 것 같지만 뭔가는 또 다른, 제 안에 그런 면을 좀 갖고 싶습니다.”

그런 배우 백성현만의 장점이라면 스스로 무엇을 꼽을 수 있겠나.

“음, 글쎄요. 저만의 장점이라고 굳이 따지자면, 물론 또래에 훌륭한 배우들도 많이 계시지만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들이받으면서 왔기 때문에 조금 더 감정 변화의 폭이 크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정극이라든지, 감정 대 감정싸움에서 조금 더 여유가 있고 그리고 그것을 잘 활용할 줄 안다는 정도라고 생각을 하고요. 또 반대로 저의 단점이라면 다른 또래 배우들에 비해서 트렌드 한 감각이라고 해야 하나, 개구지고 귀엽게 표현하는, ‘비글미’라고 하는? 그런 부분에서는 아주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을 하죠.”

배우의 연기는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전에는 그래야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좀 많이 바뀌었어요. 원래는 대사 톤부터,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미리 다 생각을 하고 했는데 이제는 그냥 놔요. 다만 플랜은 짜는데 감정 플랜만 짜고요, 대사도 그때그때 현장에 몰입했을 때 나오는 톤을 믿는 편이고, 저도 모르게 갑작스럽게 나오는 톤이 보다 힘이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요즘에는 예전처럼 뭔가 정해진 길을 따라가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에는 정말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캐릭터에 맞게 정리가 되어있어야 되고 화면에 내가 조금만 어떻게 나와도 극도로 민감해지고, 배우들이 그런 때가 있었거든요. 근데 이제는 뭐 그것도 다, 보시는 분들이 생각하기 나름이지 내가 그걸 가지고 전전긍긍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래서 이제는, 가서 생각해보자. 특히 이번에 ‘보이스’를 하면서 현장 자체가 정말 좋은 기회였던 게, 감독님께서 항상 동선 체크만 해주시고 그 안에서 배우가 채워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프리패스를 주셨어요. 오히려 못 채우면 뭐라고 하시지 미리부터 어떻게 해달라는 사전 디렉션이 없으셨거든요. 애드리브의 경우도 ‘만약 재미없으면 편집하면 되지, 그냥 마음대로 해’ 그런 식이셔서 풀샷은 그냥 정말, 배우들이 마음껏 놀 수 있었어요. 물론 의심은 들죠. 대본은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이래도 되나? 근데 막상 모니터를 보면 ‘아, 이래서..’ 그런 것들을 정말 많이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고요. 그래서 항상 장혁 형님과 머리 싸매고 이건 이렇게 해보자, 저건 저렇게 해보자 하면서, 그러면서 신이 완성됐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참, 평소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현장이어서 저에게는 꼭 필요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데뷔는 자의가 아니었다면, 이후 스스로 배우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제 경우는, 굉장히 재능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저는 정말 쉽게 얻어지는 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항상 쫓겨야 됐었고, 항상 잘해야 된다는 강박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경력이라는 게 기간만 오래된 거지 솔직히 그동안 뭘 제대로 보여드린 게 없었어요. 대표작으로 말씀하시는 게 아직도 ‘천국의 계단’인 정도니까. 헌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장에 가면 아역 출신 배우라는 기대치가 높으니까 저는 반드시 그 기대를 충족시켜드려야 하는, 그런 것들에 굉장히 목을 맸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자꾸 잘해야 된다, 잘해야 된다. 여기서 더 해야 된다 생각하니까 매번 오버하게 되고. 상황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오히려 쉬면서 그런 마음을 놨어요. 그리고 참 신기한 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작품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분들에게서 힘이 되는 말씀을 많이 들으면서 내가 과연 재능이 있을까 의심했던 부분들이 극복이 됐던 것 같고요. 말하자면 순간의 공포 같은 거여서, 뭐가 한 번에 확 풀린 게 아니라 의문의 순간이 쌓이고 풀리기를 반복하고 또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풀어진 게 아닌가. 그리고 특히 이번 ‘보이스’를 하면서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또 상대 배우의 연기에 따라 나의 연기도 맞춰가는, 그런 재미가 들면서 점점 그냥 ‘어! 재밌다, 재밌는데?’ 비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역할로, 또 시청자들이 봤을 때 내가 거기에 하나의 역할을 했다, 그렇게 봐주셨다면 만족스러운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바뀌면서 요즘은 그냥 연기하는 자체가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제와 생각하면 배우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음... 배우는 즐거움을 주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배우가 퀄리티가 높아진다고 말하는 게 배우의 스킬이나 감정이 늘어나는 건 줄 알았는데요, 이제는 그런 느낌이 아닌 것 같아요. 나로 하여금 사람들이 어떻게 즐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되는 거지, 내가 그것을 주겠다고 뭔가를 만들어내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 형님들이 하셨던 말씀이, 배우는 나부랭이라고. 그 말씀이 진짜 맞는 것 같아요. 배우가 뭐라고, 배우는 맡은 역할을 잘해서 그것이 슬픔이든 기쁨이든 보는 분들이 그것으로 재미를 찾고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배우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할까.

“계속 연기해야죠. 계속, 꾸준히, 의심하지 않고. 대신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내가 가는 길과 내가 하는 선택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확실히, 어느 순간부터 작품을 그냥 막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내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내가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작품도 그렇게 따라오더라고요. 해서 앞으로도 재밌는 이야기들 속에서 재밌는 역할들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배우 백성현의 30대에는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까.

“음.. 지금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요. 저는, 다 같이 가고 싶어요. 작품이라는 게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잖아요. 작품을 하면서도 내 주위 사람들하고 같이 즐겁게, 함께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의 30대에는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꾸준하게,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고,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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