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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는 절대적 신앙. 영화 <사일런스>

  • 입력 2017.02.17 00:39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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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뛰어난 연출력과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신작 <사일런스>(SILENCE)는 17세기, 실종된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한창인 일본으로 목숨을 걸고 떠난 2명의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대서사 실화 드라마이다.
  17세기, 선교를 떠난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의 실종 소식을 들은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와 가루페(아담 드라이버) 신부는 사라진 신앙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떠난다.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한창인 그 곳에서, 두 신부는 어렵게 믿음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생각보다 훨씬 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두 신부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침묵하는 신을 원망하며 온전한 믿음마저 흔들리게 된다.
   영화 <사일런스>의 원작 소설 [침묵]은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작가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에게 일본의 명성 높은 다나자키 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페레이라 신부의 실화를 토대로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극에 달했던 17세기 일본을 있는 그대로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 동서양 문화의 차이나 신학으로 해결하기 난해한 문제를 밀도 깊게 다뤄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88년, 뉴욕 대주교 신부를 통해 소설 [침묵]을 접한 스콜세지 감독은 2007년 영문판 소설에 직접 서문을 쓸 정도로 원작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부터 영화화를 꿈꿔왔던 스콜세지 감독은 각색만 15년, 근 30여 년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위대한 원작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완벽한 걸작을 탄생시켰다.
  <사일런스>는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극에 달했던 17세기, 일본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찾아온 로드리게스, 가루페 신부가 온갖 핍박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은 현지 사람들을 만나고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면서도 왜 신앙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그린다. 
   신부들은 박해의 현장 속에서 고통 받는 신자들과 함께 배교를 강요당한다. 그리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들은 끊임없이 침묵하는 신을 찾는다. 신자들 또한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신을 부르짖지만, 신은 가장 비통하고 절실한 순간에 침묵한다.
  그리고 배교를 강요당한 신부들은 자신들을 지금까지 이끌어온 절대적인 믿음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믿음과 의심, 나약함, 인간이 처한 상황 등에 대한 본질적인 해답을 찾고 싶었다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가진 믿음의 실체는 무엇이며, 그에 대한 신의 대답에 대한 메시지를 영화에 녹여낸다.
  영화는 절대적 신앙이 가져올 수 있는 고행 속에서도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로드리게스 신부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이어지는 고난 속에서 계속 침묵하는 신을 찾는다. 자신이 하는 기도가 신에게 다다르고, 자신의 기도를 신이 들어주기를 소망하며 믿음을 유지한다.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박해당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로드리게스 신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왜 자신의 기도에 신이 응답해주지 않는지 의심을 품는다.    예수회의 선교사 로드리게스와 일본 토종 종교를 강요하는 나가사키의 수령이자 재판관 이노우에(이세이 오가타)의 대립관계는 절대적 신앙이 아닌 상대적 신앙을 깨닫게 하고, 이는 배교한 페레이라를 통해 더 극적으로 묘사된다. 
  또한 마음이 불편할 때마다 고해성사를 한다며 찾아오는 기치지로(쿠보즈카 요스케)는 마치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를 고발한 가롯 유다를 대변하는 것처럼 로드리게스 신부의 신앙을 계속 시험한다. 로드리게스는 험난한 고난 속에서도 용서를 잃지 않았던 예수처럼 기치지로를 용서한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신부는 회개한 기치지로에게 다시 배반당한다.
  영화 <사일런스>는 절대적 신앙을 믿는 사람들의 변치 않는 신념을 역사상 가장 박해가 심했던 시대에 빗대어 묘사한다. 영화는 박해당하는 사람들을 통해 결국 ‘믿음’의 실체와 본질은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침묵 속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는 절대적 신앙을 그린 영화 <사일런스>는 2월 28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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