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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배우 황건하의 20대 목표.."관객이 거르지 않는 배우"

  • 입력 2021.08.25 15:5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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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금악'으로 만난 배우 황건하의 인터뷰, 1편에 이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원일) 제작, 뮤지컬 '금악:禁樂(이하 ‘금악’)'은 통일신라로부터 비밀스럽게 전해져 온 금지된 악보 '금악'을 둘러싸고 조선 순조 재위 말기 효명세자가 대리청정하던 시기, 궁중음악원인 장악원(掌樂院)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한국형 판타지 사극이다.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사는 성율은 자신만의 소리로 음악을 만들고자 여자의 신분을 숨기고 궁중 장악원에 들어가고, 금지된 ‘금악’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숨은 욕망의 존재 갈과 마주하게 된다. 황건하는 극 중 효명세자 이영 역을 맡았다.

▶ ‘라비던스’ 황건하 vs. 뮤지컬 배우 황건하, “나의 숙제”

“저의 숙제는 그거죠. 제가 원래 뮤지컬을 공부했다고는 해도 어쨌든 ‘라비던스’로 가수로 먼저 활동하게 됐고, 가수로 뮤지컬에 들어오게 된 케이스거든요. 해서 ‘라비던스’로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도 멀어져서는 안 되고, 연극 뮤지컬 쪽에도 잘 흡수돼서 배우로서 이질감 없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고요. 많은 가수분이 실제로 그렇게 활동하시는 것처럼 ‘이 친구도 가수도 하고 배우도 하는 친구구나. 그게 되는구나’, 그 ‘되는구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거기에 제가 지켜야 할 것, 해내야 할 것, 노력해야 할 부분들을 늘 염두에 두려고 합니다.”

▶ 나이답지 않은 무게감, 단점이란 생각도.

“뮤지컬을 시작하는 사람으로서는 단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성악 기반의 목소리에 중후한 이미지, 그런데 나이는 어리고 경험은 없고, 사실은 그게 현실이거든요. 어떤 제작사에서 저를 무대에 세우겠어요(웃음). 정말 단점이라고 생각했어요. 학교에서도 ‘너는 빨리 나이 먹어라. 열심히 준비해서 빨리 나이 먹고 시작해라’ 그런 얘기도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대표님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죠. 제가 하고 싶다고 작품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시작할 것이냐, 어떤 작품의 오디션을 볼 것이냐, 나의 이미지를 어떻게 처음을 만들어 갈 것이냐, 그런 많은 이야기였어요. 제 또래의 학생, 청년 역할은 저 아니어도 할 사람이 너무 많아요. 굳이 저를 쓸 이유가 없거든요. 해서 이번 ‘금악’이 정말 운이 좋았다, 운 좋게 좋은 역할을 받았다고 생각하고요. 그 안에서 제가 잘 살려야죠. 지금을 잘 만들어야 이후가 있을 테니까. 특히 뮤지컬이 그런 것 같아요. 일단 시작은 했어도 이후에 또 할 수 있느냐, 무엇을 할 거냐. 그게 중요한 건데, 어쨌든 시작을 끊었으니 열심히 가야죠(웃음).”

 

▶ 배우를 직접 경험한 뒤 꼭 챙겨야 할 소양 한 가지? ‘배려’

“배려하는 것 같아요. 관객분들에게 배려는 내가 잘하는 것이고, 같이 연기하는 상대 배우에게는 잘 맞춰주고 잘 교류하는 거고, 약속 잘 지키고, 백스테이지에서 시끄럽게 안 하는 거, 그것도 배려잖아요. 사실 배우가 연기 잘하면 너무 좋죠, 노래 잘해도 너무 좋고. 그런데 내가 좋아서만 하는 게 아니라 보러 오는 분들을 생각하고 나를 캐스팅해준 분들을 생각하고, 그런 관계를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배려가 잘 된다면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도 사랑받을 것이고 주변에서도 좋은 배우로 인식될 수 있지 않을까요?”

▶ 뮤지컬 무대까지 성공적으로 입성한 스물다섯 황건하, '나를 흐드는 것은'

“지금까지도 계속 그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저를 계속 자극하는 건 음악이에요. 저는 음악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음악이 있어서 뮤지컬을 시작했고, 음악이 나를 흔들어서 뮤지컬을 했는데 뮤지컬 안에는 또 다양한 게 있잖아요. 뮤지컬에서 음악을 잘하려면 연기를 잘해야 해요. 연기가 받아줘야 노래를 시작했을 때 그게 이어지면서 박수가 나오는 거지, 혼자 노래만 잘하는 건 뮤지컬에서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음악을 잘하기 위해서는 몸 관리도 잘해야 하는 거고 그런 부가적인 것들까지 잘 모였을 때 좋은 음악이 되는 거잖아요. 저를 가장 크게 흔드는 건 음악이고, 그건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 계속 그 자극 속에서 살아갈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너무 행복하니까 좋은 거죠(웃음).”

▶ 세상 태어나 가장 잘한 일 하나만 꼽아보자면?

“음, 전 엄마 따라 공연 다닌 거(웃음)? 그게 아니었으면 전 지금 배우를 안 했을 거예요. 어머니가 워낙 공연을 좋아하셔서 진짜 꼬맹이 때부터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엄마 손 잡고 공연을 많이 보러 다녔어요.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도 영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그냥 신기해하면서 봤거든요(웃음). 엄마의 영향이 정말 커요. 형이 클래식 피아노를 여덟 살 때부터 해서 집에는 항상 클래식 음악이 돌고 있었고 엄마는 공연을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쪽을 선택하게 된 거죠. 제가 중3 때까지만 해도 장래희망이라는 게 딱히 없었어요. 나이 들면 직장 다니면서 평범하게 살겠지, 그런 막연한 생각이었는데 학부모 참관 수업인가 장래희망을 적는 뭐가 있었는데 그때 제 짝이 넌 뭐 적을 거냐 그래서 모르겠다고 했더니 ‘너 뮤지컬 좋아하잖아. 뮤지컬 배우 적어’ 하길래 그냥 적었어요. 그게 이렇게 됐어요(폭소). 그때부터 급하게 보컬 학원 끊고 지금도 연락하시는 선생님 만나서 엄청 열심히 했죠. 그 친구도 자기 공을 알아요. 지금도 얘기해요. 밥 수없이 샀습니다(폭소).”

 

▶ 먼 걸음에도 데뷔 무대를 지켜봐 준 팬들, "큰 박수 소리에 울컥"

“라비던스 팀 일정 말고도 개개인 활동에도 관심 가져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죠. 저는 이번엔 더구나 수원에서 공연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오시는 분들은 분명 큰 결심이거든요. 서울에서 오시면 왕복 4시간이 넘어요. 그런 시간을 들여서 공연에 와주시는 분들인데 어떻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진짜 첫 공연 때 좀 울컥했던 게, 정말 머리가 하얗게 정신 없이 흘러갔는데, 박수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컸고, 커튼콜 때 드디어 객석이 보이는데 그렇게 많은 분들이 자리해주실 줄은 정말 생각 못 했거든요. 그래서 더 잘 만들고 싶고 막공까지 잘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계속 욕심이 나는 거죠. 이렇게 먼 길 오셨는데 공연이 재미없으면 그건 저도 싫고, 보시는 분들도 그게 얼마나 시간 낭비예요. 그 값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배우로 연기 활동도 할 수 있는 거고요. 너무 감사하죠.”

▶ 20대 안에 만들고 싶은 나의 모습은.

“저에게도 뮤지컬은 너무 즐겁고, 오랜 시간 좋아했고, 봐도 봐도 안 질리고, 못 해본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거든요. 이제 진짜로 시작했고 너무 즐겁게 하고 있는데, 워낙 어려서부터 ‘나이 먹고 해라’, ‘네 목소리에 맞는 걸 해야 한다’, 그런 얘길 많이 들었었고, 그때가 한참 뮤지컬 ‘영웅’ 같은 작품에 빠져서 가벼운 걸 안 하던 때였어요. 그리고 그게 내 스타일이라고만 생각하던 때가 있었고요. 근데 이제는 좀 가벼워지려고요. ‘팬텀싱어’ 하면서 정말 많은 공부가 됐고, 같이 맞춰가는 작업이나 무대에서의 쇼맨쉽, 그런 부분도 많이 배웠고, ‘라비던스’가 워낙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어서 저도 덩달아 많은 도전이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여러 경험을 잘 쌓아가고 싶고, 그것이 연기나 노래에서도, 크게는 작품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특히 뮤지컬 배우로서는 관객분들이 ‘거르지 않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것(웃음). 제가 어느 날짜에 공연하더라도 그냥 편한 마음으로 와주실 수 있는 배우, 일단은 그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팬텀싱어’ 이후로 정말 제 인생에 이렇게 달린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너무 큰 행운이죠. 당장은 계속 달리고 싶고, 옆에서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제가 멈추지 않을 수 있는 것 같고요. 어떤 분야에 있든 앞으로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한편, 황건하가 출연 중인 뮤지컬 '금악'은 오는 8월 29일까지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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