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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따뜻하고 덤덤한, 먹먹하기까지 한 아날로그

드라마 리뷰: 보통의 연애 1~2회

  • 입력 2012.03.08 13:15
  • 기자명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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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해를 품은 달>도 결방이겠다, 마침 <보통의 연애>에 대한 들려오는 호평들 때문에 왠지 모르게 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버려서 밀려 있는 다른 걸 다 제쳐 두고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대보다 매우 빨리, 금세 이 드라마에 푹 빠졌다. 이런 감성의 드라마가, 그리고 이런 퀄리티의 드라마도 참 오랜만에 보는 느낌. 이래서 단막극은, 드라마 스페셜은 계속 되어야만 한다.

<보통의 연애>는 형을 죽인 살인자를 찾던 남자 한재광(연우진)이 그 살인자의 딸 김윤혜(유다인)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서로 각자의 집안 사정 때문에 마음껏 사랑하기 어려운 남녀의 러브 스토리인 셈. 색감도 그렇고 오프닝 타이틀도 솔로가 보기엔 부러워서 서러울 정도로 달달하고 예쁘다.

무엇보다도 눈길이 가는 건 이 드라마의 분위기다. 무척이나 조용하고, 그리고 정적이라서 어째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는 ‘아날로그’ 향기가 난다. <보통의 연애>의 중심에는 분명 극적인 사건이 있지만 그 이야기만 튀지도 않고, 그리고 남녀 주인공의 강렬한 첫만남도 이래서 운명이라고 강조하는 게 아니라 그저 조곤조곤하게 설명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보통의 연애>는 제목 그대로 연애만 이야기하지도 않고, 마냥 달달하고 예쁘지도 않다. 그래서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전반적으로는 참 따뜻하지만 굉장히 모든 걸 덤덤하게 그려내는 이 드라마는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그들을 그려내는 시선이 먹먹하기까지 하다. 분명 웃으면서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코 끝이 찡해진다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다. 이들이 너무 안쓰럽고 안타까워서.

<보통의 연애>는 재광과 윤애의 연애와, 그들이 가족까지 함께 이야기하는 보기보다 꽤 복잡다단한 드라마다. 살인 용의자로 수배 중인 윤혜 아버지의 진범 여부와 7년 전 재광의 형에게 일어난 사건의 진실, 그 사건 이후로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 윤혜의 가족과 재광의 가족의 삶, 그리고 그 사건 때문에 마음 놓고 사랑하기가 어려운 윤혜와 재광의 멜로까지. 4부작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이 이야기들을 조목조목 다 담아내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연출, 극본, 연기, 그리고 음악까지 전체가 다 똑똑한 드라마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뭐 좋은 일 있다고 입 크게 벌리고 햄버거를 먹냐며 눈치를 보는 윤혜의 모습에서 7년 동안 얼마나 모진 말과 따가운 눈총을 받았으면 저렇게 눈치보며 잔뜩 경직된 채로 지낼까 싶었고, 말 끝마다 죽은 형과 자신을 비교하며 집착하는 어머니에게 이런다고 달라지지 않으니 제발 인정 좀 하시라며 진이 빠진 듯 이야기하는 재광의 모습이 아쩜 그렇게 아려오는지.

재광은 윤혜의 뒷모습 때문에 7년 동안이나 그녀를 궁금해했다. 그리고 윤혜는 처음에 재광이 낯선 타지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으니 마음에 들여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목 그대로 남들 다 하는 그 ‘보통의 연애’가 너무 힘든 두 사람. 만약 서로 함께할 수 없다면 지금보다 더 지켜보기 슬플 것 같은데 이들의 현실이 너무 녹록지 않다. 과연 윤혜와 재광은 남들처럼, 보통의 커플들처럼 지낼 수 있을까. 그런 시간이 그들에게 허락이 될까.

 

※ 본 컨텐츠는 TV스토커(TVstalker) 공식 블로그에서 제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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