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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불명예 퇴진 '아내의 맛', 진솔한 조명 vs 조작 논란의 간극

  • 입력 2021.04.10 09:17
  • 기자명 이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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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연예투데이뉴스=이애림 기자] TV조선 '아내의 맛'이 결국 조작 논란 불명예로 문을 닫는다.

지난 8일 오후, TV조선 '아내의 맛'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통해 "최근 불거진 함소원 씨 논란과 관련한 제작진의 입장을 전한다."며 "함소원 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인정하면서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내의 맛’을 13일을 끝으로 시즌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8년 6월 첫 방송부터 '아내의 맛'에 출연한 한 함소원(76년생), 진화(94년생) 부부는 한국과 중국의 국경을 초월한 결혼과 18살의 나이 차를 극복한 부부로 등장부터 큰 주목을 받았고, 특히 시댁을 중국 갑부로 소개하면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부부가 갈등을 겪는 모습 이후 진화가 돌발적으로 중국으로 가겠다며 공항으로 향했을 때나 딸이 아파 급히 응급실을 찾았을 때에도 이미 카메라가 세팅된 모습이어서 의도적인 연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 그중에도 병원에서 응급한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는 목격담이 나오기도 했지만 별다른 해명은 없었다. 누리꾼들 사이, 이 정도는 '예능이니까'로 수긍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함소원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불거졌는데, 그때마다 함소원은 해명이 아닌 다른 이슈로 논란을 돌파했다. SNS 라이브 방송 중 우리 김치를 파오차이(중국이 우리나라의 김치가 그에서 유례됐다고 고집하는 중국의 절임 음식)라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갑자기 함소원과 진화의 위기설, 결별설이 흘러나왔고, 파오차이 이슈가 수그러들자 다시 방송에 출연해 잘 마무리가 됐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함소원의 시어머니가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그 목소리가 당사자가 아닌 함소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방송 내용 중 편집한 비교 영상으로 이를 뒷받침했다. 또한, 추수 기간 사용한다는 시댁의 별장은 사실 렌트 업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제는 단순히 '예능이니까' 정도로 포장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조작이고 시청자 기만 행위다.

▲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그러자 이번엔 함소원과 진화가 리마인드 웨딩을 하겠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이번에도 부부의 이슈로 논란이 덮이는가 했지만 의혹과 논란이 쌓이고 쌓이면서 결국 함소원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함소원은 지난 달 28일 SNS에 "그동안 감사했다. 부족한 부분 많이 배우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때도 제작진 측에서는 별다른 해명 없이 "함소원의 하차가 맞다"는 짧은 입장만 내놓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함소원을 둘러싼 논란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방송 중 시부모가 구해준 것으로 보여준 신혼집이 이미 프로그램 시작 전 함소원의 소유였다는 것과 진화의 중국 사업에 관련한 내용 등이었다. 함소원을 대신해 전 아구 선수 봉중근 부부가 출연한다는 예고까지 내보낸 후에야 제작진이 프로그램 시즌 종료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싸늘한 여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제작진의 공식입장에서는 "저희는 모든 출연진과 촬영 전 인터뷰를 했으며, 그 인터뷰에 근거해서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면서도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그럼에도 함소원 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고 밝힌 대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양한 스타 부부를 통해 각양각색의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조명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공감과 웃음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제작해왔다."고 하는 기획 의도와 "일부 에피소드의 과장된 연출", "뒤늦게 파악"이라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결국 조작은 함소원 혼자 했다는 말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내의 맛' 측의 이러한 태도는 결국 시즌2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크다. 일각에서는 시청률도 좋았던 프로그램을 '폐지'로 끝내기보다 명목상이나마 '시즌 종료'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어느 쪽이라 해도 섭외부터 제작, 촬영, 편집, 방송까지 총괄한 제작진이 과연 그 많은 의혹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일까.

함소원은 제작진 측의 공식입장이 나온 후에야 다시 자신의 SNS를 통해 조작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맞다. 모두 다 사실"이라며 "저도 전부 다 세세히, 낱낱이 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다.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 변명하지 않겠다. 잘못했다. 친정과도 같은 '아내의 맛'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고 그럼에도 오늘과 같은 결과에 이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에서도 무엇이 연출이라는 것인지, 어떤 의혹이 맞다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어쨌든 '아내의 맛'을 통해 전성기라면 전성기를 맞은 함소원이다. 대중의 관심으로 타 방송 출연이 많아지고 온라인 제품 홍보도 수월했다. 함소원과 관련한 논란으로 화제를 낳고 그 화제성으로 시청률을 챙겨온 것은 '아내의 맛'이다. 여러 잡음과 갈등 속에도 40대 엄마의 출산을 응원하고 짠순이 과거사를 안타깝게 여기며 함소원 부부를 지켜봐 온 시청자들에게 그 끝맛은 씁쓸할 듯하다.

이하, TV조선 '아내의 맛' 제작진 측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TV CHOSUN '아내의 맛' 제작진입니다.

최근 불거진 함소원 씨 논란과 관련한 제작진의 입장을 전합니다.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먼저 저희 ‘아내의 맛’은 다양한 스타 부부를 통해 각양각색의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조명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공감과 웃음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제작해 왔습니다. 저희는 모든 출연진과 촬영 전 인터뷰를 했으며, 그 인터뷰에 근거해서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다만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럼에도 함소원 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합니다.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내의 맛’을 13일을 끝으로 시즌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아내의 맛’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작진은 더욱 신뢰 있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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