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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21주년 뮤지컬 '시카고', 스테디셀러의 새로운 변화

  • 입력 2021.03.18 13:4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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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뮤지컬 '시카고' 공연 사진 (최정원) / 제공=신시컴퍼니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스테디셀러 뮤지컬 ‘시카고’가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뮤지컬 '시카고'는 1975년 뮤지컬의 신화적 존재인 밥 파시에 의해 처음 무대화 된 후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 안무가 앤 레인킹에 의해 리바이벌 된 작품이다. 지난 24년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9,690회 이상 공연되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롱런하는 미국 뮤지컬로 기록되고 있다. 2000년 12월, 라이선스 프로덕션으로 한국에 런칭된 뮤지컬 ‘시카고’는 2007년부터 레플리카 프로덕션(오리지널 프로덕션과 동일한 형태의 공연)으로 공연되었고 이후 20년간 15시즌을 거치며 누적 공연 1,146회, 평균 객석점유율 90%를 기록, 한국 관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시카고’가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지난해 작고한 안무가 앤 레인킹이 2년 전 직접 파리에 ‘시카고’를 올리면서 변화를 주었는데 이 버전을 올해 ‘시카고’에서 만날 수 있을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달 4월 개막을 앞두고 18일 오전, 뮤지컬 ‘시카고’가 온라인 연습을 공개하며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벨마 켈리 역의 최정원, 윤공주, 록시 하트 역의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빌리 플린 역의 박건형, 최재림이 참석해 앙상블 배우들과 대표 장면을 시연했다.

이날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프로듀서는 행사에 앞서 “‘시카고’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신시컴퍼니 대표를 역임한 후 세 번째로 올린 작품이었는데 참 오래, 길게 한 것 같다. 신시는 아시다시피 20년 넘게 롱런하는 공연들이 많은데, 그 힘은 뮤지컬 전문 컴퍼니답게 뮤지컬 전문 배우들의 출연으로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 생각한다. 특히 이번 ‘시카고’에서는 안무나 여러 구성 면에서 제가 봐도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어 해외협력 연출 타냐 나디니는 “2007년 이후로 한국에서 거의 매년 ‘시카고’를 하고 있다. 해서 감사하고, 그만큼 한국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매년 올 때마다 함께 해주시는 밴드, 크루 분들이 있고 올해는 더 많은 새로운 분들과 함께하게 돼서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재능과 열정이 넘치는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 사진=뮤지컬 '시카고' 공연 사진 (아이비) / 제공=신시컴퍼니

또, 해외협력 안무 담당 그렉 버틀러는 “2009년, 2014년, 2015년, 한국에 3번 왔는데, 전 세계를 다녀봤지만, 한국은 정말 특별한 곳이다. 특히 이번은 코로나19로 브로드웨이가 먼저 문을 닫으면서 공연계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한국에서 ‘시카고’가 올라가면서 전 세계 프로덕션이 주목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뮤지컬 ‘시카고’의 심장이랄 수 있는 안무가 앤 레인킹이 작년 12월에 사망했는데 2년 전에 직접 파리에 ‘시카고’를 올리면서 변화된 시카고를 보여주셨다. 그것을 한국 프로덕션에 가져올 수 있었다. 우리의 친구이자 멘토였던 그에게 이번 프로덕션을 통해 존경과 감사를 표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서 이미 보신 분들도 새로운 ‘시카고’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배우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먼저 21년간 ‘시카고’와 함께한 배우 최정원은 초연에서 록시 하트 역을 거쳐 현재 벨마 켈리로 여전히 ‘시카고’와 함께하면서 한국 ‘시카고’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다. 이에 최정원은 “벌써 21년이 됐나.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나.”라고 너스레를 보태며 “저는 ‘시카고’를 통해 배우로서 다시 태어났다. (록시 하트로 출연한) 초연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저는 제 생일이 8월이 아니라 ‘시카고’가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에 와서야 ‘시카고’라는 작품을 알게 되는 것 같고 저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작품인 것 같고, 하면 할수록 연기가 힘든 것 같다. 그런데 좋은 배우들을 만나면서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시카고’ 기대해주시고, 31년까지 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소회를 전했다.

한 작품을 21년 참여한 배우의 ‘지금에 와서야 ‘시카고’라는 작품을 알게 되는 것 같다’는 소회는 어떤 의미일까. 최정원은 “‘시카고’는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고 뮤지컬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가장 적은 무대 전환과 가장 적은 의상 체인지, 가장 많은 에너지를 뿜어야 하는 작품이다. 죽기 전에 봐야 할 작품을 꼽으라면 뮤지컬 ‘시카고’라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죽기 전에 딱 한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시카고’를 하고 싶다. 그만큼 몸으로 대사를 연기하고 몸으로 대사를 말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배우로서 꼭 ‘시카고’를 해내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귀한 스테디셀러를 (관객들이) 꼭 봐주시면 하는 바람”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 사진=(벨마 켈리 역) 윤공주, 최정원 / 제공=신시컴퍼니

윤공주는 9년전 록시 하트역을 맡았고 올해 벨마 켈리 역으로 재차 ‘시카고’와 함께한다. 당시 록시 하트 역을 함께했던 아이비와는 이제 벨마와 록시로 한 무대에 서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윤공주는 뮤지컬 ‘시카고’에 대해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안무가 잘 조화돼서 지금봐도 재밌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무대는 화려하지 않은데 배우가 주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다른 것 다빼고 배우와 음악과 작품 자체로 주는 큰 에너지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힘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9년전에는 저도 제 것만 너무 팠던 것 같고, 왜 록시가 사랑스러워야 하는지 공감이 안 됐는데, ‘시카고’에는 인간의 다양한 본성이 조화롭고 화려하게 있는 것 같다. 앙상블들까지도 다 살아 있게 만들어주니까 빈틈이 없는 것 같다. 또 사람이 하다 보니까 매번 다를 수밖에 없고 더 좋은 모습이 나오고, 그래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인 것 같다.”고 전했다.

아이비는 9년전 록시 하트 역으로 뮤지컬 첫 주연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이번 시즌까지 록시 하트로 무대에 선다. “9년이 지나도 아직 록시를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 아직 잘리지 않았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면서 “‘시카고’는 저에게는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작품이다. 가수를 하다가 뮤지컬 무대로 와서 제 첫 주연작이 ‘시카고’였고, 연기에 대해서나 훌륭한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게 된 작품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이고 전에는 록시만 보면서 어떻게 록시를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제는 여러 인물이 보이더라. 인물들이 전부 나쁜 사람들인데 이렇게 못된 이야기에 이렇게 섹시한 의상, 시크한 무대와 멋진 재즈 음악을 곁들여서 이렇게 기막힌 블랙코미디 작품을 만들었을까, 정말 천재적인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매 시즌 다가오더라. 정말 진심을 다해서 이 에너지와 메시지를 전달해드리고 싶고, 코로나로 어려운 때에 아주 통쾌한 정통 블랙 코미디를 본 느낌을 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 사진=(록시 하트 역) 민경아, 아이비, 티파니 영 / 제공=신시컴퍼니

이번 시즌을 통해 처음 ‘시카고’에 첫 참여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먼저 티파니 영은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본 공연이 ‘시카고’였고, 뉴욕에 갈 때마다 1년에 한 번 꼭 보던 공연이‘시카고’였다. 보면 볼수록 멋있고, 어려서부터 꼭 해보고 싶다고 꿈꿨던 것 같다. 작년 투어를 마치고 상반기 리스트업을 받았을 때 ‘시카고’ 오디션이 눈에 띄었다. 물론 컴퍼니에서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 토론이 있었지만,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록시 하트가) 20대의 저와 닮은 것 같은데 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안 닮았더라. 저는 평소 ‘마음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카고’를 하면서 제가 생각보다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구나 알게 됐고, 록시를 보면 실수를 해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가수로 무대에 설 때는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세상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록시를 통해 실수를 하더라도 그 순수함을 잃지 말고 항상 꿈꾸며 살아야겠다는, 가장 큰 레슨을 얻은 것 같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신시컴퍼니의 ‘렌트’에 이어 이번 ‘시카고’까지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민경아는 “‘렌트’를 했을 때 주위에서 진짜 좋아해주셨다. 좀 더 무대에서 자유로워지는 느낌이었고 하면서 재밌었다. 이번에 (록시 하트 역에)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빨리 공연하고 싶다.”며 “‘(연습하면서) 이게 뮤지컬이구나, 내가 드디어 뮤지컬을 만났구나’ 예술 학교에 다니는 느낌이었다. 여기서는 노래, 여기서는 춤, 이런 식이다. 어디가서 해보겠나 정말 감사한 일이다. 무엇보다 이런 기본기를 잃지 말아야지, 배우로서 마음을 다잡게 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 사진=(빌리 플린 역) 박건형, 최재림 / 제공=신시컴퍼니

이어 최재림은 “사실 빌리 역할에 좀 어리지 않나 생각했는데 제가 올해 서른일곱이더라. 배우로서 어린 나이는 아니어서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생각했고, 어른 빌리의 이미지가 한국 관객에게 남아 있다면, 저도 물론 어른이지만 좀 젊은 남자 변호사의 느낌을 새롭고 신선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건형은 “저도 ‘시카고’라는 작품을 좋아했는데 저는 30대에는 도전하지 못했다. 마침 ‘시카고’가 21년이 됐고 저도 배우로 20년이 되면서 이제는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시카고’ 연습이 힘들다는데 저는 즐기고 있고, ‘시카고’가 왜 사랑을 받는지 저도 느끼고 있다.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정말 연습실의 먼지까지도 사랑하는 것 같은, 그런 걸 이번에 처음 느꼈다. 그게 관객들에게도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고, 최재림 씨와도 얘기했었는데, 빌리 역할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록시나 벨마의 안무도 하나씩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티파니 영은 ‘시카고’의 어마어마한 연습량을 두고 “힘들다는 아이돌 연습을 초월하는 연습 스케줄이더라”고 밝히면서 “‘시카고’ 팀과 배우들의 에너지 때문에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다가도 힘을 얻게 된다.”면서도 “사실 많이 울면서 버티고 있다. 울면 정원 언니, 아이비 언니가 위로해준다. 팀의 호흡으로 즐겁게 이겨내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자 아이비는 “사실 록시들은 매 시즌마다 울었던 것 같다. 록시가 보기보다 어렵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등 간담회 중에도 훈훈한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다.

한편, 뮤지컬 ‘시카고’는 오는 4월 2일부터 7월 18일까지 신도림역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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