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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여신강림' 황인엽X박유나의 다른 행보, 서브 여주의 소모적 한계

  • 입력 2021.01.21 08:1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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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여신강림' 화면 캡처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여신강림’ 속 서브 남녀 주인공의 같은 고민, 다른 선택이 못내 아쉽다.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연출 김상협/ 극본 이시은/ 기획 tvN,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본팩토리, 스튜디오N)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임주경(문가영 분)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이수호(차은우 분)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자존감 회복 로맨틱 코미디다. 두 주인공 곁에는 절친 한서준(황인엽 분)과 강수진(박유나 분)이 있다.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서준이 수호와 교통사고로 같은 병실에 입원한 후 과거 삼총사로 늘 붙어 다니던 정세연(찬희 분)의 사망에 실은 수호의 아버지 이주헌(정준호 분)의 스캔들을 덮기 위한 투고가 발단이었던 점과 세연의 사망일에 수호는 세연을 만나지 못했다는 점 등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쌓인 오해를 풀게 됐다.

이주헌은 당시의 투고가 자신은 모르는 일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수호는 분노했고 어머니의 사망일에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했음을 말했다. 또한, 서준은 이주헌에게 사실은 세연의 미발표곡을 작곡해준 ‘레오’가 수호였음을 밝히며 부자지간이 맞느냐고 쏘아붙였다. 이 일로 이주헌은 세연의 사망에 대해 양심선언과 함께 은퇴를 선언했고, 곁에서 이를 모두 지켜보게 된 주경은 수호에게 달려가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했고, 키스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런 사이, 서준은 자신도 좋아하는 주경이 수호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둘 사이를 내심 인정한 반면, 수호와는 어려서부터 친구이면서 최근 이성으로 느끼게 된 수진은 주경에게 질투를 느끼고 흑화를 예고했다. 서준의 행보는 그동안에도 조금씩 엿볼 수 있었던 기류이지만, 문제는 수진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다.

‘여신강림’이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서브 남녀 주인공에게서도 쿨내와 멋짐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서준은 수호를 오해하고 있는 사이에도 수호와 주먹다짐을 벌일지언정 주경을 빼앗으려는 행동은 하지 않았고 주경도 수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안 뒤로는 알게 모르게 그를 도왔다. 그러한 모습이 츤데레 반항아의 전형이어서 완벽한 냉혈 모범생 수호와 대비되는 매력으로 일명 ‘두 개의 탑’의 한 축을 담당했고, 이는 ‘여신강림’의 인기 견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수진도 마찬가지였다. 수진은 언뜻 모범생의 전형이지만, 친구의 위기에서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 의리파에 주경이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쌩얼’을 목격한 뒤에도 오히려 그것으로 왕따를 일삼던 친구들을 나무라며 주경을 위로했던 배려 넘치는 친구였다. 더불어 수진은 주경에게 자신의 아픈 비밀도 서슴없이 털어놓았던 바다.

그런 수진이 질투 앞에 무너졌다. 수호가 좋아하는 사람이 주경임을 알면서도 주경에게 먼저 자신이 수호를 남자로 좋아하게 됐다고 선수를 치더니 수진의 마음을 알고 차마 말하지 못했던 주경이 결국 사실을 털어놓자 겉으로는 쿨한 척 분노에 휩싸인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에 위기나 갈등을 만들기에 질투로 인한 흑화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다. 그러자 수진 캐릭터 특유의 매력은 사라지고 여타의 로맨스물에서 봐왔던 흔하디흔한 서브 캐릭터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대부분의 로맨스물은 주 시청자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남자 주인공들은 매력을 달리해 멋지게 그린다. 이 전략이 잘 통하면 두 캐릭터의 팬이 동시에 생겨 더욱 폭넓은 팬층을 만들고, 이는 당연히 시청률로 직결된다. 그러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보았듯 여성 시청자들 역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갈망했음을 알 수 있는데, ‘여신강림’에서 그와 딱 들어맞는 인물이 수진이었건만 질투 앞에 무너진 수진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물론 이 일을 계기로 수진의 ‘성장’이랍시고 포장할 것이 빤하지만, 4인 4색 매력이 통통 튀며 빛나던 ‘여신강림’도 결국 빤한 카드를 내보였다는 점은 실로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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