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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내가 가장 예뻤을 때', 90년대 감성 정통멜로 통할까

  • 입력 2020.08.19 16:3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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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지수, 임수향, 황승언, 하석진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에도 레트로 바람이 통할까. MBC 새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90년대 감성의 정통 멜로로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MBC 새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연출 오경훈·송연화/극본 조현경)’는 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었던 형제와 그들 사이에서 갈 수 없는 길, 운명 속에 갇혀버린 한 여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베토벤 바이러스’, ‘불새’ 등 히트작을 연출한 오경훈PD와 ‘하녀들’, ‘대군-사랑을 그리다’를 집필한 조현경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MBC 새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오경훈 연출과 배우 임수향, 지수, 하석진, 황승언이 참석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한 여자를 두고 펼치는 형제의 아슬아슬한 삼각 멜로를 비롯해 풋풋한 첫사랑부터 어른의 성숙한 사랑 등 아련한 사랑의 감정을 그려낼 90년대식 정통 멜로의 귀환을 예고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오경훈 연출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두고 “이 드라마가 2014년 여름에 시작했다. 그때는 코로나19 이전이어서 생활 속 모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절이었다. 사실 얼마 안 된 시절인데 너무나 안타깝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옛 시절을 추억해보면서, 그리고 여러 자연 풍경과 함께 또 센 이야기도 담겨 있다. 종합선물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오경훈 연출
 

이어 기존의 멜로물과의 차별화에 대해서는 “정통 멜로와 달달한 멜로뿐만 아니라 네 인물의 굴곡진 역사가, 삶의 이야기가 같이 풀어져 나간다. 일반 멜로물처럼 중반 이후 지리멸렬해지지 않는다”며 “우리 드라마는 섬세하면서 굵은 선도 있다. 달달한 면도 있지만 아픈 상처도 있는데 모든 인물이 성장해 클라이맥스에서는 다 어우러지는 이야기로 꾸리고자 애쓰고 있다. 각 인물에 담긴 깊은 서사를 보실 수 있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임수향은 두 형제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순수녀 오예지를 맡아 로맨스의 중심을 이끈다. 임수향은 “대본을 보자마자 4부까지 한 번에 읽어서 빨리 5부를 달라고 했다. 한 편의 소설 같고, 한여름 밤의 꿈 같은 매력이 있었다.”며 “원래 90년대 레트로 음악을 좋아하고, 감독님이 하신 ‘불새’나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는데 그 시절만의 감성이 있더라. 이 포인트를 잘 표현해서 시청자들이 잘 받아들여 주신다면 좋은 드라마가 되겠구나 싶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 첫사랑 캐릭터를 잘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또 두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캐릭터여서 오예지 역할에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 근무환경이 너무 좋다.”고 너스레를 보태기도 했다.

오경훈 연출은 이날 “임수향 씨의 캐스팅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며 “임수향 씨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집중력이나 순발력, 순간 몰입해서 캐릭터를 표현하는 수준이 이 나이에서 톱이 아닌가 싶다. 같이 작업하면서 깜짝 놀랐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수는 형의 여자를 짝사랑이라는 열혈 청춘 서환 역으로 분한다. 일편단심 사랑꾼이자 순수한 인물이다. 이에 지수는 자신의 캐릭터를 두고 “유기농 채소 같은 청년”이라며 “지금은 보기 드문 인물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희생할 줄 아는, 맑고 순수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본 읽었을 때, 요즘엔 흔치 않은 서정적인 작품인 것 같아 매료됐다. 훌륭한 감독님과 작업하는 부분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면서, 캐릭터와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한 63%”라며 “하루하루 더해지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하석진은 동생의 첫사랑을 사랑하게 된 불도저 같은 상남자 서진 역을 맡는다. 오경훈 연출은 하석진을 두고 “비주얼 담당”이라며 서진 캐릭터의 한눈에 반할 매력의 소유자로 하석진을 캐스팅했다고 밝혔고, 촬영장에 나타난 하석진을 본 순간 “‘이 드라마는 된다!’고 확신했다.”고 힘주어 말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석진은 작품 선택의 이유로 “요즘 멜로물이 연애와 사랑을 로맨틱 코미디 정도의 감정의 깊이를 다룬다면 이번 작품과 특히 제 역할은 굉장히 깊은 감정까지 들어갈 수 있는 캐릭터여서 이번에 놓치면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행히 캐릭터가 계속 그렇게 진행이 되더라.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서진은 직업이 카레이서다. 강렬하고 불꽃 같은 남자다. 하지만 마음에 그늘도 있는 복잡한 캐릭터다. 초반에는 예지를 향한 직진 매력이 있지만, 후반에는 그늘이 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황승언은 옛 연인 서진을 놓지 못하는 팜므파탈 캐리 정 역을 맡았다. 로맨스물의 전형적인 악녀일 듯하지만, 그를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짠한 마음이 들어 응원 받고 싶다는 포부다. 그는 “캐리 정은 욕심이 많고 욕망과 열정이 많은 인물이다. 뜨겁고 화려한 캐릭터였으나 뒤로 갈수록 고독해지고 불쌍해진다.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사랑을 알게 되는 예지와 달리 캐리는 사랑을 얻기 위해 스스로 몸부림치는 역할이다. 처음엔 이해가 잘 안 됐는데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짠하더라. 그래서 좀 더 열심히 표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통 멜로라 좋았다. 요즘 순수한 멜로를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이들의 사랑이 너무 아름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화면은 아름다운데 가슴 아픈 부분이 많다. 이런 절절함을 요즘 다른 드라마에서 잘 못 느껴본 것 같아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며 "사랑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사랑이 있을 수 있다면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 시청자 분들은 (악역이라고) 욕을 하기보다는 '저렇게 능동적으로 쟁취하고, 사랑할 수 있구나' 봐주실 것 같다. 응원 받기 위해 더 열심히 해보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무엇보다, 이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90년대식 정통 멜로를 표방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데, 당시 히트한 멜로 작품의 공통점은 극과 극 성향의 남자 주인공 둘이 형편이 어려워도 씩씩하거나 청순가련형의 한 명의 여자 주인공에게 이유 불문 무한한 애정을 쏟으며 쟁탈전을 벌이는 삼각 구도로 ‘취향 저격’ 여심을 노리고, 그 중에도 권력형 남자를 차지하고픈 또 다른 권력형 여자의 악행과 몰락은 잘근잘근 씹을 수 있는 맛있는 자극으로 등장한다. 기억상실, 시한부 등의 설정이나 ‘얼마면 돼?’로 대표되는 왕자님과 신데렐라식 구조는 단골 양념이다.

 

이러한 구조적 장치는 여성의 지위 상승,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일일극, 연속극과 같은 소위 막장식 드라마의 뼈대로 전락한 지 오래지만 ‘욕하면서 보는 맛’이야 말로 시청률을 챙기는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오경훈 연출의 과거 히트작 '불새'는 16년 만에 SBS 아침 일일극으로 부활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시청률=작품성’으로 평가하는 시대도 아닌 만큼 90년대식 정통 멜로를 표방한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시대착오적 삼각 멜로를 넘어 요즘 트렌드 레트로가 가미된 2020년식 멜로 드라마로 성공적 행보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MBC 새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오늘(19일) 밤 9시 30분에 첫 방송 된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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