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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스테이지] '앙리할아버지와 나' 이순재-신구, 두 이름의 '신뢰 100%'

  • 입력 2017.11.16 10:0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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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이순재, 신구라는 두 노장배우가 자신 있게 ‘재밌는 작품’을 선언한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가 오는 12월 15일 대학로에 둥지를 틀고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고집불통 앙리할아버지와 상큼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또한 앙리할아버지가 콘스탄스에게 건네는 진솔한 조언을 통해 방호아하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기성세대의 따뜻한 교운과 격려도 함께 전한다. 인생에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상처, 두려움, 불안, 기쁨을 섬세하면서도 진솔하게 남아낸 이 작품은 올 연말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여운을 선사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역대급 캐스팅이 단연 화제다. 연기의 신 이순재, 신구를 비롯해 20대 대세 여배우 박소담, 김슬기가 출연을 확정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연극 관객들의 관심이 대학로로 쏠리고 있다. 또한 배우 조달환, 이도엽이 앙리할아버지의 아들 폴 역으로 분하고, 배우 김은희, 강지원이 그의 아내이나 앙리할아버지의 며느리 폴레리 역을 맡아 무대 위에서 최고의 합을 보여줄 예정이다.

15일 오후, 서울시 대학로에 위치한 수현재씨어터에서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제 연출을 비롯해 출연진에 이순재, 신구, 박소담, 김슬기, 조달환, 이도엽, 김은희, 강지원이 참석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이들이 직접 전하는 ‘앙리할아버지와 나’를 만나보자.

먼저, 이해제 연출은 “두 선생님들 모시고 작업하게 됐다. 무한한 영광.”이라며 이번 작품의 연출 의도에 대해 “원작을 읽어보면 아실 텐데, 특별히 한국적으로 번안한 부분은 실상 없다. 작업하다보니 프랑스나 우리나 사는 모습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족이란 게 다 똑같지 않나. 같이 살면서도 늘 싸우고 이해하지 못하고, 그런 점이 기본이다. 또 미래가 불확실한 친구가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그 친구만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깐깐하고 괴팍한 할아버지의 성장도 같이 담고 있더라. 결국엔 할아버지 둘러싼 가족의 성장, 관계의 성장이기도 하다. 연극에서 말하는 가족의 성장이 결국 사회 성장이고 의식의 성장인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세대의 가치관과 신세대의 가치관이 다른 것들이 대본에 많이 장치됐다. 예를 들면 젠더에 관한 것. 동성애나 양성애를 바라보는 시각, 여성을 혐오하는 시각, 또는 정치에 대한 부분도 있고 여러 가치관이 갈등하는 게 텍스트 상에 놓여있다. 지금 사회에 놓인 갈등의 지점, 생각이 다른 지점들이 있는 것 같은데 구세대와 현세대의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나면서 점차 막힌 부분이 소통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수현재컴퍼니의 대표 조재현은 단연 화제가 된 캐스팅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대본을 입수해서 번역하고 첫 번째로 이순재, 신구 선생님께 대본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이후 콘스탄스 역할로 젊은 여배우를 찾게 됐다. 두 선생님과는 작업을 계속 해왔기에 작품이 좋으면 하실 거란 확신이 있었다. 다른 젊은 배우들도 선생님들이 캐스팅 됐기에 더 수월하게 작품을 믿지 않았나 싶다.”며 “저는 첫 번째로, 다양한 연극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수현재에서 해야 하는 역할은 다양한 연극 속에서 좀 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연말에 훈훈한 내용으로 많은 이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또한 초연이란 부분도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를 증명하듯 이순재, 신구 역시 ‘앙리할아버지와 나’의 출연계기로 ‘좋은 작품’이라는 점을 동시에 꼽았다. 현재 이순재는 MBC 토요드라마 ‘돈꽃’에 출연 중이기도 해서 추운 겨울에 연극과 드라마를 병행하는 강행군의 일정을 소화하게 됐음에도 좋은 작품이기에 출연하게 됐다는 설명도 있었다.

먼저 이순재는 “상당히 재밌는 작품이다. 잔잔하면서도 많은 정서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늙은이와 소녀의 관계는 그간 별로 안했던 설정이 아닌가 싶다. 연습하다보니 상당히 재밌다. 즐겁게 하고 있다.”며 “이 영감이 혼자 살면서 왠지 모르게 여성기피증이 있는데 그 가운데 상처받은 아가씨와 할 수 없이 동거하게 되면서 점차 이해하게 되고, 이후엔 가족의 해피엔딩이 이뤄지는 내용이다. 역할은 만들기 나름이기 때문에 재밌는 걸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올해는 드라마를 안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작년 말부터 ‘사랑해요 당신’까지 무대에 계속 올랐다가 후반기에 비니까 한 편 더하자고 약속을 했었다. 그러다 제작자가 누구냐 했더니 조재현이라는데 내가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다(웃음). 그래서 욕심을 냈는데 드라마가 같이 시작돼서 좀 벅차지만 신구 선생과 같이 하기에 나눠서하면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작품이 좋아서 덤볐는데 좀 과욕이 아닌가 싶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신구는 “언제나처럼 열심히 해서 감동이 있는 극을 만들어보겠다.”며 “좋은 말씀은 다 해주셨다. 저는 형님하시는 거 보고 뒤따라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두 배우에게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이순재는 “70대 할아버지와 10대 후반 처녀의 이야기다. 그렇다고 뭐 이상한 건 절대 아니고(웃음). 이 아가씨를 통해, 할아버지와 손녀로, 말하자면 중간 세대가 빠진 극과 극의 사람이 같이 동거하면서 각자의 가치관에 의해 아들과 딸이란 관계를 놓고 중화시켜가면서 해피엔딩을 그리게 된다. 또한 청년 실업의 문제 등도 좀 있는데 젊은이들의 용기를 북돋아서 앞길을 열어주는 등 따듯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구는 “저 개인적으로 앙리와 한 반쯤은 비슷한 게 있는 거 같다. 나머지 반을 마저 찾아서 표현할까 생각을 한다. 재밌을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이순재, 신구는 고령의 나이에도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연극 무대를 통해 젊은 세대와도 활발하게 소통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에 신구는 “세대차이라고 하는 건 물리적인 숫자의 차이 아닌가. 그게 없다고 생각하면 그냥 1:1 인간이다. 그렇게 대하면 해석하기 쉽지 않나 생각한다.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의식이나 생각, 그런 걸 빼고 지금 잘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에 접근하려 노력하면 폭이 좁아지지 않나. 소통하기 쉬워지지 않나 싶다.”고 전했고 이어 이순재는 “나이를 먹게 되면 하나의 아집이 생긴다. 잔소리 많아지고 자기주장 고집하고 타협하지 않으려는 아집이 있는데 반면 젊은 세대는 자유롭다. 생각한대로 느낀 대로 팍팍 던지니 두 사이를 좁히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같이 생활하며 이해하면 소통이 되지 않겠나. 늙은 세대도 젊은이들의 발상이나 정서를 받아들이고 젊은 세대도 늙은이들을 그런대로 더 이해하게 되고. 이 연극이 바로 그런 연극이다. 그런 부분에 역점을 두고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서는 아들 폴 역을 맡은 조달환의 이야기도 있었다. “일단 선생님들이 워낙 유쾌하게 현장을 이끌어주셔서 나이 차이가 어마어마, 아니 조금 나는데(웃음), 즐겁게 연습할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배우들도 정말 밝은 분들이라 연습이 정말 재밌다.”며 “두 선생님들과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너무 떨렸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구나 싶어서 참여하게 됐고, 두 선생님들께 배운 건 무대 위에서 줄 때는 다 줘야 된다. 그리고 술자리에서는 안주를 꼭 먹어야 한다는 거였다(웃음).”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원래는 제목이 ‘앙리할아버지와 대학생’인데 ‘나’라고 바뀌었더라. 작품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일 수 있겠다', 우리 아버지와 나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공감이 많이 됐다. 보시는 분들도 충분히 같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또한 폴 역의 이도엽은 “이 작품이 ‘앙리할아버지와 나’란 제목이지만 사실 제 이야기다(웃음). 가족이 아닌 사람들로 인해 끊어진 가족이 다시 가족이 되는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또한 지금 현재의 부부애, 부부상에 대해 얼마나 올바르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다룬 면도 있고, 이뤄지지 않을 사랑, 넓게는 세대의 사랑, 가족의 의미, 그런 것들이 담겨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이 작품으로 박소담, 김슬기는 자신들의 인생의 세월의 두 배가 넘는 연기의 길을 걸어온 노장 배우들과 호흡하게 됐다. 또래배우들과 호흡하던 현장과는 무엇이 달라도 달랐을 터다. 과연 연기의 신들에게서 두 젊은 배우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이에 박소담은 “극중 콘스탄스도, 보통 10대 후반, 20대의 내 인생을 바라봤을 때도 중요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중반의 청년들이 굉장히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은데 그 중요한 시기에 너무나 좋은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콘스탄스도 정신을 차리고 배우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저도, 27살의 박소담이 배우라는 직업을 하면서 조금은 고민도 많고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좀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리딩 때 선생님들이 리딩을 하시는데도 제가 상상하며 읽었던 앙리 할아버지와 너무 똑같아서 큰 기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슬기는 “저는 선생님들도 하신다고 해서, 마침 대본도 훌륭했는데 작품의 매력이 100% 발산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제 27살 김슬기 인생에 선생님들을 만나 연기하는 영광을 꼭 누리고 싶었고, 선생님들과 같이 연기하면서 연기뿐만 아니라 열정, 삶에 대한 자세까지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며느리 폴레리 역을 맡은 강지원은 “전반적으로 배우분들이 성격이 밝고 유쾌해서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긍정적이다. 어떤 의견이 조금 다를지라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풀어지는 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연습실 가는 길이 항상 즐겁다. 공연에서 그런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연극은 정말 세대에 상관없이 온가족이 손잡고 오셔서 보셔도 될 것이다. 공감할 부분이 곳곳에 있어서 재밌고 따뜻한 작품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도 말했다.

또한 같은 역에 출연할 김은희는 “정말 갈등의 골이 깊은 가족들이지만 그 골이 어떻게 따듯하게 풀어지는지를 보면서 우리 가족도 저런데? 우리 가족도 언젠간 화목해지겠지, 그런 공감대와 함께, 기본적으로 코미디 성격이기 때문에 유쾌하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저희 모두가 관객 여러분들을 웃기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무장해제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시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끝으로 신구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게으름피지 않고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많이 보러 오시라.”고 전했고 이순재는 “이 드라마가 표현이 좀 역설적이다. 예를 들면 노인성 질환을 가진 아버지의 집에 자신은 살지 않으면서 그를 돌보라고 남에게 세를 놓은 거다. 근데 아버지는 그게 싫다. 가족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겉으로의 표현과 다르게 사실은 아들과 며느리가 오라는 바람이다. 이후 모든 부분이 화합되는 드라마인데 그런 역설적인 부분이 희극적 요인이라 생각한다. 그런 괴리, 충돌이 굉장히 재밌다. 호흡을 잘 맞춰서 잘 해보겠다.”며 끝까지 작품에 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전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조재현 대표를 비롯해, 연출, 출연진들까지 이순재, 신구라는 두 배우에 대한 100%의 신뢰가 깔려있다. 이는 관객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두 노장 배우가 선택한 ‘재밌는 작품’이라는 자신은 다른 어떤 홍보 문구보다 강한 믿음을 준다. 한 달 정도의 기다림이 배우 즐거울 듯하다.

한편,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오는 12월 15일부터 2018년 2월 11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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