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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동안의 서사,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울린다! 영화 <군함도>

  • 입력 2017.07.20 01:21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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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일본 나가사키현 남서쪽으로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시마’. 군함의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리며 19세기 후반부터 1950-6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쓰비시 사(社)’의 탄광 사업으로 번영을 누린 곳이지만, 그 이면에는 강제 징용되어 끌려온 조선인들의 희생이 감춰져 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는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역사에서 지워지고, 묻혀진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45년 일제 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탄 배가 도착한 곳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노동자로 착취하고 있던 ‘지옥섬’ 군함도였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조선인들은 군함도에서 해저 1,000미터 깊이의 막장 속에서 매일 가스 폭발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역해야만 했다. 강옥은 어떻게 하든 하시마 광업소 소장 '시마자키'(김인우) 비위를 맞춰 딸 소희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온갖 수를 다하고, 칠성과 말년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스런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한편,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자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무영’(송중기)은 독립운동의 주요인사 구출 작전을 지시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다. 일본 전역에 미국의 폭격이 시작되고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은 군함도에서 조선인에게 저지른 모든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가둔 채 폭파하려고 한다. 이를 눈치 챈 무영은, 강옥, 칠성, 말년을 비롯한 조선인 모두와 군함도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한다.

  영화 <군함도>는 자극적인 신파를 위주로 하기 보다는 각 캐릭터에 중점을 맞춰 군함도로 강제징용당한 조선인들의 삶을 잠시나마 엿보게 해준다. 잘 나가는 악단장이었지만 같은 조선인에게 속아 군함도에 어린 딸과 함께 온 강옥은 살기 위해 일본인 관리의 눈에 들려하고, 종로의 '오야붕'이었던 칠성은 일본에 가서도 한 주름 잡을 것 같아 배를 탔지만 무자비한 폭력에 자존심을 꺾어야만 했고, 이미 중국에서 고초를 겪었던 말년은 위안부로서 군함도에서 살아갈 방도를 구해 살아간다.
  물론 군함도의 지하 갱도에서 강제 노역을 하는 조선인들의 참담한 실상도 여과없이 보여지고, 아무것도 모르고 위안소로 끌려온 소녀들의 울분도 영화에 그려진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사람 냄새'나는 조선인들은 서로를 북돋으며 그리고 서로를 위로하며 지옥같은 섬에서의 생활을 버텨나간다.

  영화는 전범국가 일본의 패기가 짙어지자 하시마 광업소 고위층이 전범재판에서 불리할 수 있는 증거를 말살하기 위해 군함도에 있는 조선인들을 전부 죽이려는 명령이 무영의 귀에 흘러나가면서 절정을 향해간다.
  애초에 무영은 군함도에 있는 독립운동의 주요인물 '윤학철'(이경영)을 위해서 섬에 잠입했지만, 윤학철이 소장인 시마자키와 결탁하여 조선인들을 착취한 악행이 만천하에 까발려지자 무영은 그를 '반민특위'의 이름으로 처형한다. 그리고 무영은 군함도에서 조선인들을 데리고 탈출할 대계획을 세운다.
  영화 <군함도>는 일본군들의 총탄과 무자비한 폭력 앞에서도 조선인들이 힘을 합쳐서 지옥같은 섬을 탈출한다는 희망적인 허구를 담는다. 오로지 살아 남기 위해 탈출을 감행하는 조선인들의 의지와 일본군을 향한 필사의 전투는 영화에서 가장 뭉클하고 감동적인 순간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

  류승완 감독은 마지막 탈출 장면이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징용당해 강제 노역을 해야만 했던 조선인들을 탈출시키고 싶었던 희망을 영화에 담았다고 밝히며 영화 <군함도>의 의미를 더욱 진중하게 담아낸다.
  영화 <군함도>는 실제 역사적 사실에 영감을 받아 창작, 제작되었다. 영화 속 내용은 역사의 일부일수도 있지만 영화 속 캐릭터들은 허구의 인물로 역사적 상황을 재현할 뿐이다. 
  하지만< 군함도>는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으로 관객들에게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우리가 잊어서도 안되고, 잊을 수도 없는 비극적인 역사를 다시금 일깨운다.
  2시간 동안의 서사로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울리는 영화 <군함도>는 7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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