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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 누나 우리네 부모님의 빛바랜 사진 속 이야기

1960년대~1980년대 그 시절의 디테일한 설정이 시청자의 아련한 향수 불러일으켜!

  • 입력 2012.01.15 14:00
  • 기자명 우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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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어머니, 아버지의 빛바랜 사진 속 이야기를 매일 아침 만날 수 있는 KBS 2TV TV소설 <복희 누나>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10일 서울수도권 기준으로 자체최고 시청률 14.7%(AGB닐슨미디어리서치집계)로 방송 3사 아침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965년부터 1980년대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주인공 ‘복희’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 군상의 모습들을 지켜보며 추억에 잠기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는 것.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소회와 부모님과 함께 드라마를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쓴 감상평 등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줄을 잇고 있는 사실이 이러한 공감을 방증한다. 시청자게시판에는 “현재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중 최고다”, “눈물로 지새웠던 지난 시절의 노래가 나와 저녁에 다시보기로 또 봤다”,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것처럼 이해가 된다. 정말 감동이다“ 등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것.

여기에는 섬세한 필체로 써내려간 대본과 관록 있는 연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획의도에서 이미 순수로의 회귀를 밝히며 정교하게 집필하고 있는 대본에는 직접 그 시절을 살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한 설정들로 가득하다. 닭 깃털로 김에 참기름을 발라 굽고, 박인환 시인의 시 ‘세월이 가면’에 곡을 붙여 현인이 부른 노래를 직접 풍금을 치며 부르는 장면 등은 TV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다. <복희 누나> 대본의 지문에는 1948년생인 이금림 작가가 자세하게 작성해놓은 이러한 설정과 시대를 반영하는 특정 노래들이 회마다 등장하며 작품의 결을 살려주고 있다.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는 문영진 PD 역시 젊은 연출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시대극의 미덕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예전 동네잔치에 빠지지 않던 각설이들의 품바타령을 세트 안으로 불러들여 작품의 흥을 돋우는 한편, 방에 걸려있던 메주들을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소품에서 벗어나 계절에 맞게 걸기도 하고 치우기도 하는 등 작은 변화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원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있는 대본과 노련한 PD의 충실한 연출이 만난 TV소설 <복희누나>는 감각적인 로맨틱 코미디들과 막장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이 오랜만에 마음 편히 TV 앞에 앉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아울러 특정 장르에 편향되었던 한국드라마의 토양을 넓히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이에 KBS는 아침 후속드라마 역시 TV소설 포맷의 시대극을 준비하고 있다. 2년 만에 돌아온 TV소설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부활한데는 오랜 경험과 정성으로 담아낸 바로‘어른’들의 노하우에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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