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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꽃 날리던 오서산
유형상 기자  |  fuco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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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24  20: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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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에 억새의 군무가 그리워 길을 떠났다. 원래는 밀양의 영남알프스 종주를 꿈꾸다 영 시간을 맞추지 못해 아쉬운 대로 오서산을 찾기로 했다. 홍성과 보령 사이에 걸친 오서산은 전국 5대 억새 명소에 들어간다고 하고 또 충남 3대 명산 중 하나로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뽐내며 특히 은빛 억새와 함께하는 가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등산 코스도 그리 길지 않고 험하지 않아 한나절 여행으로는 그만인 것이다.

   
▲오서산 억새군락

오서산 억새는 9월 말경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 최고 절정을 이뤄 오서산 능선에 은빛 물결의 수채화를 펼쳐놓게 된다. 오후에 등산을 하면 서해 낙조를 조망하며 은빛에서 황금물결로 바뀌는 장관은 황홀감을 더해준다. 또 서해바다의 풍광, 억새의 은빛 장관과 함께 남쪽으로는 성주산, 북으로는 가야산, 동으로는 칠갑산, 계룡산까지 관망할 수 있어 등산객에게는 최고의 가을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 능선에서 오르면서 뒤 돌아 본 서해안 들녘

아침에 창문을 여니 가을비가 촉촉이 마음을 적신다. 괜시리 맘이 울적해 진다. 빗방울이 흩날리는데도 배낭을 꾸렸다. 가을비는 원래 양도 적고 또 내리는 시간도 짧다는 걸 나이라는 훈장이 묵직해 질 무렵 깨달은 때문이다.

차는 외곽순환도로의 막히는 구간을 뚫고 나가 서해안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또다시 길이 막힌다. 창밖으로는 내리던 비가 잦아들어 가끔 한두 방울 씩 빗방울이 창문에 와서 긋고 지나간다. 그러나 바람이 사납게 분다. 서해대교를 통과 할 무렵에는 비는 멎었지만 바람이 거세 차가 흔들린다.

우여 곡절 끝에 도착한 광천, 1976년인가 친구에 따라 온 도회지 풍의 읍내였는데 다시 오니 그냥 한적한 시골에 불과 하다. 무려40여년의 시간을 훌쩍 넘었지만 마을은 지나온 세월을 무색할 정도로 정체되어있다. 왜 그럴까?

차는 금방 시내를 벗어나 상담 주차장에 닿는다. 차에 내려 바로 올려다보니 우뚝 솟은 정상부가 보인다. 묻지 않아도 그곳이 오서산임을 알 수 있었다. 단풍은 7부능선까지 내려 앉았다. 산 좌측으로 난 임도 쪽으로 들머리를 잡았다.

너무 길이 등산로와는 길이 멀어 평탄한 임도길이 이어져 이 길이 맞나 싶을 때쯤 정암사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준비해 온 지도에 정암사를 통과 한다 표기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정암사 일주문직전에 우측 등산로로 발을 옮겼다. 그리로 들어 서 조금 발을 옮기니 온 몸이 무너져 내린다. 시간을 보니 출발한지 50분이 되었다. 잠시 쉬며 물을 마시고 숨을 골랐다. 다시 몸을 추스르고 오르니 이제는 나계단이 발을 잡아 끈다.

   
▲ 정상부에서 만난 암석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오르며 쉬기를 서너 차례, 문득 뒤를 보니 우측 아래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저쪽 부분이 천복, 남당리 일텐데 하며 다시 길을 재촉했다. 바람이 세다. 바닷가라서 그런지 바람도 차다. 찬바람이 폐부를 뚫는다. 능선에 올라 섰다.

   
▲ 정상부에서 본 광천 들녘

파란하늘에 둥실 떠가는 구름, 아래로는 황금들판, 멀리로는 섬이 둥둥 떠있는 섬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보인다. 위를 보니 억새꽃이 햇빛을 밭아 은빛으로 빛난다. 다시 억새밭으로 발을 옮겼다. 억새꽃이 은빛으로 빛을 발한다면 땅에는 보랏빛을 발하며 지천으로 피어있다.

   
▲ 보라빛을 발하던 용담
   
▲ 억새밭에 지천으로 핀 산부추

정상부 나무데크에 올라 걸터 앉아 오후 햇볕에 투영되는 억새를 보고 있노라니 신경림 시인의 “갈대”가 생각이 났다. 세상의 풍파에 휩쓸려 흔들리는 우리 인간들, 아니 나.... 그러나 삶에서의 모든 슬픔과 고뇌는 내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나는 잘 알기에 오늘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 정상부 설치된 나무데크 아래로 은빛이 출렁인다.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정상부의 억새군락

   
▲ 억새밭에서 한장

뜨거운 커피가 목젖을 자극하고 식도를 따라 내린다. 그때의 희열은 내가 살아있음을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다시 내려가자. 사람사는 세상으로..........

우리는 삼거리에서 정암사로 내려왔다. 바로 내려오는 코스라 그런지 길이 아래로 내려꽂는다. 저녁 햇살에 투영되는 단풍이 제각기 색을 뽐낸다.

   
 
   
▲ 하산길의 단풍

그 빛이 언젠가는 우리 세상으로 내려오겠지. 점점우리는 인간세상으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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