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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의 리얼리티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영화 <퓨리>

인간을 더욱 잔인하게 만드는 전쟁의 참혹함

  • 입력 2014.11.11 21:26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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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드 피트가 제작과 주연까지 맡은 영화 <퓨리>는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4월을 배경으로 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 이후 연합군은 유럽대륙에 진입, 히틀러가 있는 독일 내륙에 들어가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독일군은 전쟁에서 패할 것이라는 절박함으로 인해 전투는 더더욱 참혹해져가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연합군은 독일 나치의 심장부근으로 진격하고, 전차부대를 이끄는 ‘워 대디’(브래드 피트)에게 최전선에서의 전투 명령이 떨어진다. 하지만 남은 건 한 대의 탱크와 지쳐버린 부대원들뿐. 게다가 지원군으로 경력이 전무한 신병 노먼(로건 레먼)이 배치되고, ‘워 대디’는 단 5명이 적진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최소의 인원과 최악의 조건 속, 사상 최대 위기에 처한 ‘워 대디’. 그와 그의 부대는 생존 가능성 제로, 최후의 전쟁터로 향하는데…
   영화 <퓨리>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이후로 전쟁의 리얼리티를 전면적으로 살린 영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은 실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했던 탱크를 소재로 리얼한 전차 액션을 담아낸다. ‘워 대디’의 전차부대가 이끄는 미군의 M4 셔먼탱크와 독일군의 티거탱크 등 2차 세계대전에서 실제 사용된 탱크를 통해 기존 전쟁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한 차원 높은 리얼리티의 전투씬을 구현해냈다. 여기에 좁은 탱크 안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5명의 대원들이 보여주는 진한 동료애를 비롯해 처음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하게 되는 신병 노먼의 시선이 더해져 오랜 울림과 여운을 전한다. 그리고 적진 한가운데에서 단 한 대의 탱크만으로 수 백 적들의 무차별적 공격에 맞서는 다섯 병사들의 모습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숨막히는 몰입과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치열하고 참혹한 전투 속, 빗발치는 총탄 세례에서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확이하기 힘들만큼 전투는 생존을 다투는 화염은 말 그대로 '핑크 미스트'가 난무한다. 땅에 튕겨지는 포탄과 총알, 적군과 아군에게 관통하는 수류탄, 그리고 크고 작은 폭염에서 사람의 모습은 금새 사람이 아닌 모습이 된다.
  단순한 살덩이들로 여겨지는 인간의 사체는 더 이상 존엄의 가치를 지니지 않고 살육의 현장에서 오래 견디어 왔던 전투병들은 점점 더 잔인해진다. 신병 노먼은 첫 전투에 참가하고 포로로 잡힌 독일군이 가족이 있다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와중에도 '워 대디'는 아랑곳 없이 노먼에게 전쟁이 얼마나 잔인하고 참혹한지 직접 체험하게 만든다. 독일포로의 등을 향해 총구를 겨누면서...
   <퓨리>는 '워 대디'의 대원들이 타고 다니는 '탱크'의 포함에 적혀있는 'Fury'가 의미하는 그대로 전쟁 속에 던져진 인간이 마치 신을 향해 '분노'하는 것처럼 영화 속의 전투는 비참하다. '바이블'(샤이아 라보프)은 전투 중이라도, 전투가 끝나고 나서도 오직 성경구절을 되내이며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신의 은총이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그 하늘의 분노를 피했다는 씁쓸한 자조인 것처럼...
  영화는 '워 대디'가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던 노먼에게 "이상은 평화롭지만 역사는 폭력이야"(Ideal is peaceful but history is violent)라고 일침하는 장면에서 20세기 참혹했던 전쟁의 실상을 현실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폭력과 살상의 역사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워 대디' 역할을 맡은 브래드 피트의 연기는 남성미를 발산하다가도 알 수 없는 눈빛과 허망한 눈빛연기로 전쟁에 최후를 맞이하는 절정의 연기를 선사한다. 전쟁에서는 임무를 위해 당연히 목숨을 버릴 준비(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는 현실. 그 누구도 이득을 볼 수 없는 전쟁의 참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영화 <퓨리>는 11월 20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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