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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극적상봉한 형제, 하지만 극적 긴장감은 없었다.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

  • 입력 2014.10.15 00:5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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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30년 전에 생이별한 형제가 있다. 당시 9살이었던 큰 형은 미국으로 해외입양되어 목사가 되었고, 7살이었던 동생은 몸을 위탁했던 고아원을 뛰쳐나와 거리를 방황하다가 계룡산 보살을 만나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방송국 가족 찾아주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형제는 30년 만에 극적인 상봉을 하지만 그들의 어머니는 치매로 인해 종적을 감추고 형제는 상봉의 해후를 나눌 틈도 없이 사라져버린 어머니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게 된다.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30년 전에 헤어진 형은 미국에서 목사가 되었고, 동생은 박수무당이 되어 완전히 다른 인생의 길을 선택해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30년 만에 돌아온 큰형 상연은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 조진웅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토속적인 한국냄새를 물씬 풍기는 동생 하연은 모든 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 김성균이 맡았다. 거기에 눈 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치매걸린 형제의 어머니 승자 역에는 범접할 수 없는 연기 내공을 가진 배우 김영애가 맡았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거칠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 조진웅, 김성균 두 남자배우의 조합이 어색한 부조화 속에서 묘한 매력을 발한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은 한참을 웃다가 어느 순간 가슴이 찡해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의 변대로, '착한 영화'를 표방하는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기존에 극장에 걸려있는 상영작들같은 자극적이고 스타일리쉬한 면을 덜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꾸미지 않은 순수함을 유지하며 영화에 자연스러움을 담아낸다.
   그렇기 때문일까? 영화는 김민교, 김병옥, 이한위 등 까메오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삐걱거린다. 장진 감독이 자신이 시나리오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옮겼기 때문일까? 장진 감독 특유의 촌철살인 대사가 살아있지 않고 감독 특유의 독특한 캐릭터 해석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시간의 별리에서 오는 유머와 치매 걸린 어머니를 향한 형제의 애뜻한 효심이라는 두 가지 코드에 의존한다. 30년 만에 만난 형제지만 목사와 무속인이 되어버린 형제 간의 종교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유머와 어떻게서라도 아들들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해야만 했었던 어머니를 향한 애뜻한 마음을 그리는 감동, 이 두가지에 영화는 많은 것을 의존한다.
  유머가 가득한 코믹 영화라기 보다는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감동이 살아있는 감동 코미디를 지향한다. 목사와 박수무당이라는 설정으로 관객들을 웃기고, 어머니를 향한 맹목적인 효심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10월 2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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