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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지 않은 감동이 꾹꾹 쌓이는 따뜻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 입력 2014.08.22 01:5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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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란 작가의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1년 출간되자마자 3개월 만에 14만부의 판매부수를 기록, 그 해 올해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정사>(1998),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2012) 등으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연출해 온 이재용 감독은 원작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려 낸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웃다가 울 수 없는 깊이있는 드라마로 영화를 완성해냈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선천성 조로증이라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한 톤과 온기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다. 영화는 얼굴은 80살, 마음은 16살 소년 아름이(조성목)와 남들보다 조금 젊은 아빠 대수(강동원), 남들보다 조금 젊은 엄마 미라(송혜교)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한 때 헛발 왕자로 불리던 태권도 유망주 대수와 아이돌을 꿈꾸던 당찬 성격의 미라. 하지만 17살에 아이를 가져 불과 서른 셋의 나이에 16살 아들 아름이의 부모가 되어 있다. 남들보다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인 아름이의 신체 나이는 여든 살이지만 순수한 동심을 그대로 간직한 효자 아들이다. 어리고 철없는 부모지만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와 씩씩하고 밝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고,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이 전부였던 아름이에게 두근거리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3천만분의 1 확률로 발생하는 조로증 소년 아름이와 그의 아빠, 엄마, 그리고 옆집에 사는 '장씨' 할아저씨(백일섭)을 중심으로 아름이가 세상을 보는 방법과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그리고 세상과 이별하는 과정을 느리게 보여준다.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심금을 울리는 대사와 감정표현이 관객들의 가슴에 그대로 와 닿는다. 극 중 아름이는 '장씨'에게 병원 복도를 가로지르며 달려가는 청소년 학생들을 바라보며 "너무 어려서 자신들이 건강한지도 모를거에요", 라고 말을 한다. 이에 '장씨'는 "걔들이 모르는게 하나 있지. 이제 늙을 일만 남았다는 거"라는 대화를 나누며 아름이 사람을 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대화로 잘 살려낸다.
  아름이가 처한 상황이 절망적이지만 애틋함이라기 보다는 그래, 그런 일이 생겼구나, 라며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가족이라는 울림을 영화는 짙게 묘사한다. 세상에 빛을 보게 해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가족으로서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그득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 모두가 사랑으로 태어난 존재라는 가슴 벅찬 사실마저 영화는 슬며시 알려준다.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아는데도 아빠와 엄마는 절대로 슬픔을 내비치지 않는다. 당당하고, 비겁하지 않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있는 동안에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뤄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청춘, 젊음, 부모가 된다는 것, 그리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과 죽음을 향해 시간을 걸어간다는 것을 대수와 미라는 너무 빨리 겪었기에 아름이와 그들에게 남은 시간에 그들은 집착하지 않는다. 다만 아름이가 좀 더 세상을 보고 겪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아름이를 연기한 조성목의 출중한 연기는 꼬박 4-5시간 소요되는 특수분장으로 조로증에 걸린 캐릭터를 절실하고 완벽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철없는 아빠 대수를 연기한 강동원과 당차고 속 깊은 엄마 미라를 연기한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는 영화를 더욱 감동깊게 만든다.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감동과 벅찬 울림으로 마음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9월 3일 전국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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