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국산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 입력 2014.08.05 10:25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단편 문학에 친근해진 사람들이, 원작 그대로를 ‘그리며 읽는’ 문학의 재미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수준 높은 국산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문학 작가 김유정, 이효석, 그리고 현진건의 대표작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이다.
  그림으로 되살아난 문학의 향연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김유정의 [봄·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그리고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아름답게 수 놓는다. 서정미와 시적인 표현이 두드러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소설의 백미로 손꼽히는 달빛 아래의 메밀꽃밭 장면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 아름답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낸다. 
   일제 강점기 하층민의 참담한 삶에 시선을 고정시켰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전체적으로 묵직하지만 세련된 색감과 재즈풍의 음악을 더해, 수작업으로 세밀하게 재현해냈다. 마지막 풍자와 해학의 미가 돋보이는 김유정의 [봄·봄]은 1인칭 시점의 소설 전개에 맞게 판소리(도창)를 접목시켜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고조시킴은 물론, 김유정 작가만의 해학성을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시켜 관객들이 계속 귀 기울이게 만든다. 이렇듯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며 사랑을 받고 있는 단편 문학 세 편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원작만큼 관객들에게 아주 특별한 애니메이션으로 가슴에 남을 것이다.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봄·봄] 속 혼례를 차일 피일 미루는 장인어른 때문에 3년 반째 머슴처럼 일하고 있는 데릴사위 ‘나’는 자신의 처로 제격이라고 생각하는 ‘점순’의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해 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감정을 살포시 드러내는 ‘점순’의 행동은 ‘나’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만든다. 20대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봄·봄]에 이어,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첨지’의 모습을 통해 한 가정을 두 어깨에 짊어진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앓고 있는 아내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어린 자식을 두고, 비 오는 날 거리로 나서야 하는 ‘김첨지’의 참담한 슬픔은 지금의 40대 가장과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한편, [메밀꽃 필 무렵]은 이번 작품에서도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달빛 쏟아지는 메밀꽃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적신다. 젊은 날 우연히 만났던 처녀와의 잊지 못할 인연, 그리고 그 때를 추억하는 장돌뱅이 ‘허생원’의 모습은 우리의 인생과 꼭 맞닿아 있다. 이처럼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20대, 40대, 60대의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걸어온 삶의 흔적들을 묵묵히 살펴보며, 공감을 자아낸다.
    장편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2011)을 통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하이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대한민국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입증해 보인 안재훈, 한혜진 감독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문학으로부터 받았던 감성이 더 이상 잊혀지기 전 다시금 관객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바람이 가득차있다. 
  원작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음악'과 애니메이션에 생명을 불어넣은 수준 높은 성우진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국산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8월 21일 전국 관객들을 만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