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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의 액션활극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 입력 2014.07.14 00:2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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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종영한 사극 <정도전>이 조선 개국의 파란만장한 과정을 보여주며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품었던 이상과 백성을 위한 '왕'이라는 순수한 정치적 이상향을 꿈꿨음을 보여주며 조선건국의 당위성을 제시한 바 있다. 시작은 창대하고 위대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때가 타고, 물이 고여 썩듯이 조선은 대국이었던 명나라의 압박과 왜란, 호란을 거치며 민초들의 삶은 어려워졌고, 거기에 더해 조정대신들은 파를 나눠 당파싸움과 정쟁을 일삼았다. 이에 백성들의 삶을 돌보는 것은 안중에도 없고 어지러운 나라 안에는 탐관오리가 득세하기 시작, 백성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말라 비틀어진 잡초와 다를 바 없었다. 윤종빈 감독의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는 그렇게 삶이 어려웠던 1862년, 철종 13년 즈음을 다룬다.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 힘 없는 백성의 편이 되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떼인 군도(群盜), 지리산 추설이 있었다. 잦은 자연재해, 기근과 관의 횡포까지 겹쳐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 가는 사이,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조선 최고의 무관 출신인 조윤은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 삼남지방 최고의 대부호로 성장한다. 한편 소, 돼지를 잡아 근근이 살아가던 천한 백정 돌무치(하정우)는 죽어도 잊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한 뒤 군도에 합류. 지리산 추설의 신 거성(新 巨星) 도치로 거듭난다. 망할 세상을 뒤집기 위해, 백성이 주인인 새 세상을 향해 도치를 필두로 한 군도는 백성의 적, 조윤(강동원)과 한 판 승부를 시작한다.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는 제1장 지리산 추설, 제2장 죽음의 행렬, 제3장 신세계, 제4장 백성을 구하라, 제5장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으로 돌무치와 조윤의 성장에 맞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지리산 추설이 의적으로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눠주고, 돌무치는 조윤의 사주를 거절해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죽어가던 돌무치가 유사 땡추(이경영)의 눈에 띄어 목숨을 구하여 군도의 산채에 들어가게 되고, 돌무치는 도치가 되어 탐관오리들을 벌하고, 마지막으로 영원한 원수인 조윤과 부딪치게 되는 이야기의 순이다.   시대상황과 이야기에 맞추어 <군도:민란의 시대>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의적떼의 두목을 일컫는 노사장으로 불리는 대호(이성민), 지리산 추설의 정신적 지주 유사 땡추(이경영), 입이 곧 무기인 청산유수, 양반 출이자 군도의 브레인 전략가 태기(조진웅), 일단 패고 보는 괴력의 사나이 천보(마동석), ‘군도’의 스나이퍼이자 여전사 명궁 마향(윤지혜)은 군도의 패거리로 등장한다. 또한 서자 출신인 조윤에 대한 충성심과 연민을 동시에 간직한 심복 양집사(정만식)와 무지렁이 백성이지만 존재감을 잃지 않는 백성 장씨(김성균) 등, 각각의 캐릭터들은 개성이 강한만큼 그 존재감도 빛을 발한다.
  영화는 무엇보다도 쌍칼 도치와 백성의 적 조윤의 대결구도를 명확히 그린다. 최하층 쇠백정이었던 돌무치와 비록 서자였으나 양반의 자식인 조윤의 극명한 대비를 그리며 군도가 의적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풀며 영화의 이야기를 의욕적으로 그려간다. 또한 조윤에게 장검을 쥐어주며 무협영화의 향수를, 쌍권총 대신 쌍칼을 휘두르는 도치의 모습에서는 웨스턴 무비의 향수를 대놓고 표방한다.
   하정우는 최하층 천민인 백정 출신, 돌덩이 같은 몸과 장사의 힘을 가졌지만, 밟으면 밟히는 것을 당연시하던 돌무치가 군도에 합류한 후, 뒤바꿈 한다는 뜻의 도치라는 새 이름으로 쌍칼을 휘두르는 군도의 에이스로 거듭나는 무대포 캐릭터를 개성 강하게 연기하고, 강동원은 나주 대부호이자 전라관찰사인 조대감의 서자로 약관 19세에 조선 천지에 당할 자가 없는 최고의 무관이 된 실력을 갖췄음에도 아비에게 인정받지 못한 도치의 반대편에 자리한 ‘백성의 적’ 조윤으로, 흔히 보는 악당이 아니라 서늘함과 묘한 슬픔이 공존하는 독특한 아우라를 가진, 하지만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악역을 연기한다. 조윤이 입술을 깨물고 악독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란 고작 서얼이기에 무시받았던 한(恨)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대에 맞서 자신들의 뱃속만 채우는 탐관오리들을 벌하기 위해 일어선 의적떼인 군도(群盜), 지리산 추설이 백성을 구하고, 백성들에게 불의에 맞서 저항하는 법을 일깨워 망할 세상을 뒤집기 위해, 백성이 주인인 새 세상을 향해 달리는 윤종빈 감독의 <군도:민란의 시대>는 7월 2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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