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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해피니스', '미드' 부럽지 않은 세련됨

  • 입력 2021.12.16 08:2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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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해피니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tvN ‘해피니스’가 기존 한국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으로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11일, 티빙 오리지널 ‘해피니스(Happiness)’(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 기획·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이하 ‘해피니스’)가 종영했다. 작품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계층사회의 축소판인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생존기를 그린 도시 스릴러다. 평온하던 아파트를 강타한 감염병 사태는 끝이 났고, 극적으로 회생한 정이현(박형식 분)과 윤새봄(한효주 분)에게도 일상의 행복이 다시 찾아왔다.

무엇보다 ‘해피니스’는 좀비 탄생의 시작이 감염에서 출발한 점은 기존의 좀비물과 다르지 않았지만, 감염 초반에는 자신의 자제력으로 충분히 일상이 가능하다거나, 가족의 품에서는 감염병의 진행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는 등의 설정으로 우리 생활과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그럴 수 있겠다는 현실감을 입혔다는 것이 색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감염 상태에서도 일정 생활이 가능하다 보니 좀비는 보이는 대로 죽여야 하는 기존 좀비물과 달랐다. 감염의 공포가 확산하자 봉인되었던 인간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으나 그 속에서도 인간이어서 가능한 희망이 있었다. 이현과 새봄은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최대한 감염자를 살리고자 했고, 감염의 공포에 떨던 철딱서니 없는 아들은 늘 무시하던 부모의 품에 돌아와서야 안정을 되찾았다. 부모와 떨어져 아파트에 홀로 남은 아이를 서로 돌보았고, 나도 모자란 물품을 나누려 한 이는 임대 주민이었다. 또한, 아내를 살리고자 다른 희생을 자행하는 한태석(조우진 분)의 이중성, 나아가 사회 지도층의 민낯을 꼬집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좀비를 소재로 한 ‘해피니스’는 결국 인간을 말하는 드라마였다. 한정된 아파트라는 공간에서도 인간군상은 천태만상이었고,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었다.

남녀 주인공 새봄과 이현의 관계를 보여주는 방식도 기존 드라마와 달랐다. 차츰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깊어지는 감정을 만들어가는 기존 멜로와 달리 새봄과 이현은 이미 넘치게 사랑하는 이들인데 정작 새봄은 그것을 모르고, 이현도 굳이 내색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겉보기엔 매우 쿨한 ‘남사친’, ‘여사친’ 같은 느낌인데, 이현의 멜로는 참으로 절절해서 새봄을 아파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목숨을 걸기까지 한다. 새봄의 위기가 감지될 때마다 슈퍼맨같이 달려온 이현이 입버릇처럼 뱉는 말은 “새봄이 건드리면 넌 내 손에 죽어”였다. 그러니 뭇 여심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한 여러 이유로 ‘해피니스’는 “미드 같다”는 평이 많았는데, 기존 한국 드라마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지 않은 점은 점도 물론이지만, 그중에는 음악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주인공의 감정이 드러나는 신이라고 발라드풍의 곡이 흐르지 않고 음악 자체로 적당한 긴장을 주거나 섹시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를 끌어내는 데에 충분했다. ‘해피니스’는 여러모로 신선한 작품이다. 애청자는 아쉽겠으나 짧게 12회로 완성도를 높인 것도 성공적인 듯하다. 다만 새봄이 경찰특공대 에이스라는 설정에서 이현의 위기 속 무언가 특별한 활약을 기대했건만 그것을 보지 못했던 것만은 다소 아쉽다.

‘해피니스’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집계로 첫 방송 3.3%에서 시작해 평균 3.5%대에서 꾸준하다, 최종회에서는 4.185%까지 상승했다. 그만큼 고정 마니아층을 확보한 결과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2월 1주 차 화제성 지수(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에서도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전체 드라마 부문과 영향력 있는 드라마 2위를 기록했고, 최종회는 전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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